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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실외기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 어느 건물의 뒤편 에어컨 실외기가 다닥다닥 붙어 있다
ⓒ 서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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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에 있는 어느 건물의 뒷모습으로, 에어컨 실외기들이 다닥다닥 숨가쁘게 붙어 있었습니다. 예전에 지어진 건물들은 겨울용 난방장치는 마련했지만 여름용 냉방장치는 따로 없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에어컨이 많이 보급되지 않아서 선풍기 하나로 버티는 경우가 많았고 또 기후가 요즘처럼 찌는 듯이 덥지 않아서 그런대로 견딜 만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제 에어컨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되면서, 에어컨을 개별로 설치하자 건물 뒤편에 실외기들이 빼곡하게 붙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서울시는 신축건물에 대해 에어컨 실외기 설치금지를 결정했다
▲ 에어컨 실외기 최근 서울시는 신축건물에 대해 에어컨 실외기 설치금지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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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의 수명이 얼마나 될까를 생각해 봅니다. 노후화된 건물, 낡은 건물이라고 하면 붕괴위험이 있는 건물을 생각하겠지만 사실 구조적인 문제보다 설비가 낡거나 문화적으로, 사회적으로 노후화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1960~70년대만 해도 에어컨은 사치였기 때문에 따로 설치하지 않았는데 시대가 변하면서 개별 에어컨을 설치하다 보니 뒷모습이 흉하게 되어버렸습니다. 아직 구조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모양새가 아름답지 않으니 노후했다, 낙후되었다, 라는 말이 나오게 됩니다.

이제 내년부터 서울의 신축 건축물에선 에어컨실외기를 건물 외벽이 아닌 옥상이나 내부에 설치해야 한다는 지침이 내려졌습니다. 특히 옥상이나 지붕 등에 설치하는 경우에도 건너편 도로변에서 보이지 않는 위치에 설치공간을 마련하거나 가림막 시설을 세워야 합니다.

서울시는 '에어컨실외기 설치방법 개선대책'을 마련했다고 8일 밝혔으며, 해당 조치는 2019년 1월 시행됩니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서울시의 에어컨실외기 설치방법 개선이 시행되면 에어컨실외기로 인해 발생한 통행불편, 도시미관 저해, 낙하사고 등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1세기의 서울이 이제 더 안전하고 아름다운 도시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태그:#에어컨 실외기, #서윤영,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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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건축학과 졸업 후 설계사무소 입사. 2001년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기 시작한 후 작가 데뷔 2003년부터 지금까지 15년간 12권의 저서 출간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오마이뉴스를 시작합니다. 저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2015) /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2009) / 꿈의 집 현실의 집(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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