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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표지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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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깝지만 가장 먼 곳이다.

북한에 대한 이미지는 학교에서 배운 반공교육과 가끔씩 뉴스에서 접하는 북한소식이 전부였다. 북한에 대해 호기심을 갖거나 궁금해하면 위험한 시대를 살았다. 지금도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진천규 저자의 책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는 그런 내게 꽤 신선했고, 새로운 내용 일색이었다.

우리와 똑같은 외모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놀랍게도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진 속에 평양의 모습은 조금 촌스러워 보이고, 낯선 풍광이나 빌딩들이 눈에 익지 않아 좀 어색할 뿐이었다. 자본주의에 물들지 않은 때묻지 않은 모습이 순수하고 순진해 보였다.

누구나 핸드폰을 사용하고, 택시를 탄다. 정기적으로 공연도 관람한다. 출퇴근 버스는 우리처럼 혼잡하고, 비온 뒤 하교하는 학생들의 풍경도 우리 아이들과 비슷했다. 할머니가 교문앞까지 마중나가 데려오거나, 우산이 없는 아이들은 씩씩하게 비에 맞서 집으로 간다. 

사회주의답게 단결되고 질서정연해 보이는 모습이 있었다. 일정하게 줄 맞춰 거리를 꾸며놓은 가로수와 가로등. 건물의 외벽도 건물의 크기도 비슷하게 지어올린 빌딩들. 여기저기 커다랗게 읽히는 빨간색의 강렬한 구호들이 사회주의라는 사실을 일깨워준다.

천진한 아이들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똑같았다. 사진 찍지 말라며, 찍은 사진을 삭제해 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모습에서 어린 아이들이라도 자기 생각이 있어보였고, 소신있는 말투가 당돌하면서도 또렷해 보였다.

옥류관 같은 유명한 음식점의 매니저는 여자라고 했다. 멋져보였다. 남녀노소의 차별이 없는 모습은 사회주의의 큰 장점이라 생각한다.

기억에 남는 점은 모든 직업이 할당이라는 점이었다. 북한이라는 전체가 하나의 기업처럼 느껴졌다. 사람을 교육시키고, 다양한 직업에 골고루 할당하는 모습이, 신입사원을 교육시켜 부서에 배치시키는 모습과 닮아있었다.

사회주의에서는 집도 한칸씩 배정해 준다고 했다. 우와~ 제일 부럽다. 대신 우리처럼 평수의 개념이 아니라, 부양가족 수에 따라 방이 1칸인 집, 2칸인 집, 3칸짜리 집으로 할당에 차별을 둔다. 좋겠다. 우리는 10년을 넘게 알뜰히 저축해도, 집값은 저 멀리 달아나 있다.

의도치 않게 우연히 읽게 된 책으로 북한에 대해 업그레이드하는 시간을 가졌다. 빨갱이, 공산당 같은 과격하고 무시무시한 이미지가 아니었다. 한 명의 독재자로 인해 대다수 인민이 굶고 핍박받는 삶을 사는, 상상 속의 모습이 아니었다.

남북한 관계가 우호적이고 평화적인 흐름을 타고있다. 올해 여름에 나온 이 책이 선견지명이 있었나 싶기도 하다.

평범하게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었다. 나와 내 주변 사람들과 사는 모습이 다르지 않았다.

나처럼 북한에 대해 업데이트가 필요한 사람이 많을 것 같다. 이 책이 고정된 편견을 충분히 깨줄 것으로 믿는다. 한번은 읽어볼 만한 책으로 일독을 권한다.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 한국인 유일의 단독 방북 취재

진천규 지음, 타커스(끌레마)(2018)


태그:#북한, #서울의시간, #평양의시간, #진천규, #우리와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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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을 꿈꾸지만, 매번 바른생활의 삶. 하고 싶은 걸 하며 살고 싶다. 하고 싶은게 뭔가는 아직도 찾고 있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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