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야구 1차전 선발에서 밀려났다 해도 커쇼는 역시 다저스의 에이스였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이끄는 LA다저스는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 3-0으로 완승을 거뒀다. 류현진에게 1차전 선발을 양보하고 2차전 선발로 나선 클레이튼 커쇼는 8이닝 동안 2피안타1사사구3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통산 가을야구 8번째 승리를 따냈다.

한편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보스턴 레드삭스가 에이스 저스틴 벌렌더와 크리스 세일을 앞세워 각각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뉴욕 양키스를 꺾고 1승을 먼저 올렸다. 밀워키 브루어스와 콜로라도 로키스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2차전에서는 밀워키가 4-0으로 완승을 거뒀고 8회에 등판한 오승환은 0.1이닝 2피안타1볼넷2실점으로 부진했다.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던 커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가을에 약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던 커쇼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완벽한 투구를 펼쳤다. ⓒ MLB.com 화면 캡처

 
류현진에게 1선발 내준 커쇼, 힘 대신 기교로 승부

사타구니 부상이라는 악재 속에서도 정규 시즌 7승3패 평균자책점 1.97을 기록한 류현진이 가을야구 1선발에 낙점된 것은 한국 야구팬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기쁜 소식이었다(게다가 류현진은 7이닝8탈삼진 무실점으로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하지만 지난 수 년 동안 다저스의 '대체불가 에이스'로 군림했던 커쇼 입장에서 보면 언제나 자신의 자리였던 가을야구 1선발 자리를 빼앗긴 것은 충분히 자존심이 상할 법한 일이었다.

사이영상 3회 수상, 7년 연속 올스타 선정, 9년 연속 2점대 이하 평균자책점에 빛나는 커쇼는 자타가 공인하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좌완 투수다. 지난 2013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 1선발 역시 언제나 커쇼의 몫이었다. 하지만 커쇼는 올 시즌 떨어진 구속과 잔부상, 지독한 불운까지 겹치며 시즌 9승에 그쳤고 결국 후반기 최고의 활약을 펼친 류현진에게 가을야구 1선발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2차전에서 다저스의 홈연승과 에이스 명예회복(?)이라는 두 가지 미션을 가지고 마운드에 오른 커쇼는 애틀랜타의 아니발 산체스와 맞대결을 펼쳤다. 빅리그 13년 차의 베테랑 우완 산체스는 작년 시즌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에서 3승7패6.41로 로테이션에서 탈락하는 굴욕을 겪었지만 애틀랜타 이적 후 7승6패2.83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비록 올스타 출전 경험은 없지만 2013년 14승8패2.57로 아메리칸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기도 했던 만만치 않은 투수다.

1차전에서 류현진에게 6점의 득점지원을 했던 다저스 타선은 2차전에서도 1회 매니 마차도의 투런 홈런으로 커쇼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차전에서 삼진3개,병살타1개로 부진했고 수비 실책까지 저질렀던 마차도는 2차전 선제 홈런으로 우울했던 기분을 한 방에 날려 버렸다. 1회 1사 3루의 위기를 넘긴 커쇼도 2회부터 5회까지 내야 안타 하나만을 내주며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많은 삼진 대신 13개의 땅볼을 유도하며 애틀랜타 타선 압도한 커쇼

다저스는 조금 답답한 흐름이 이어지던 5회말 공격에서 포수 야스마니 그랜달의 솔로 홈런으로 스코어를 3-0으로 벌렸다. 그랜달 역시 1차전에서 안타 없이 삼진만 3개를 당하며 타순이 5번에서 8번으로 떨어졌는데 바뀐 타순에서 건재를 과시하는 시원한 쐐기 홈런을 터트렸다.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커쇼는 9회 마무리 켄리 젠슨에게 마운드를 넘겼고 젠슨은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커쇼는 한창 빅리그 최고의 투수로 명성을 날리던 시절 3번의 탈삼진왕과 6년 연속 200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했던 '파워피처'다. 하지만 커쇼는 올 시즌 구속이 다소 떨어지면서 삼진을 잡는 능력이 하락했고 이날도 힘보다는 기교와 노련미를 앞세운 투구를 펼쳤다. 실제로 이날 커쇼가 기록한 탈삼진은 단 3개에 불과했지만 1개의 병살타를 포함해 무려 13개의 땅볼을 유도하며 2차전의 영웅으로 등극했다.

5전3선승제의 디비전시리즈에서 첫 2연승이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히 크다. 게다가 애틀랜타의 3차전 선발이 유력한 케빈 가우스먼(10승11패3.92)보다는 다저스의 3차전 선발 워커 뷸러(8승5패2.62)의 최근 구위가 더욱 뛰어나다.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는 다저스는 류현진과 커쇼라는 좌완 원투펀치 덕분에 가을야구 일정에 순풍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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