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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자유한국당 합류 선언한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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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 나흘, 10시간 이상씩 재판을 받는 것이 피고인의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거냐. 직전 대통령이 구속되어서 반론권을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재판이 연일 계속 되는데 따진 의원이 있었느냐."

자유한국당(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아래 조강특위) 외부위원으로 위촉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처음으로 공식 활동을 시작한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 발언에 상당 부분을 할애해 눈길을 끌었다.

'공화주의'를 기치로 내건 일부 비박계를 향해서는 "공부 좀 하라"라며 "그러니까 한국당 의원들 품질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거칠게 일갈하기도 했다. 또한 이들을 향해 "다음에 올 사람을 위해 의자를 비워둘 줄도 알아야 한다"라며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기도 했다.

'인적 쇄신'의 임무를 부여받은 그가 소환되자 정치권에서는 '차도살인'이라는 표현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그는 "한 사람을 잘라도 박수 받을 수 있고, 60%를 물갈이해도 지탄받을 수 있다"면서 본인이 "소 잡는 백정이 아니라 소를 키우는 사람"이라고 선을 그었다.

내년 2월로 계획된 차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보수통합전대', '보수단일대오'로 꾸려야 한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는 "일개 조강위원이 통합전대를 주장하겠나"라면서도 "국민의 희망이 바로 보수 통합 그리고 단일 대오라는 점을 얘기하는 취지에서 드린 말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처럼 대한민국이 위기인 때에 보수가 분열되어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아래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나온 질문과 답변을 일문일답 형태로 요약‧정리한 것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반론권 보장 못 받을 때, 한국당 뭐했나"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김용태 사무총장.
▲ 자유한국당 합류한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왼쪽은 김용태 사무총장.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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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강특위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소위 말하는 '물갈이'이다. 인선 기준을 좀 말해 달라.
"한 사람을 잘라도 박수를 받을 수 있고, 60%를 물갈이를 해도 조강위가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나라를 지켜오고 건설해오고, 가족을 중시하는 대한민국의 보통 사람들, 이 대한민국 보수층이 한국당에 무엇을 기대하겠느냐. 거기에 맞출 수밖에 없다. 제가 조강위원으로 온다니까 많은 언론이 '차도살인이다', '단두대다'라면서 만평도 나오고 그러더라. 하지만 저는 소 키우는 사람이지 소 잡는 백정이 아니다.

정치인에게 제일 중요한 게 지식이다. 어젠다(의제)에 대한 이해 없이 국회 표결에 참가하는 건 사기극에 불과하다. 국정과제에 대한 아무런 이해 없이 국회의원이 되고, 통치자가 되겠다는 큰 꿈 꾸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사기꾼에 불과하다.

두 번째, 지식만이 아니라 도덕성이 필요하다. 정직함과 결단력을 가져야 하고 자기를 희생할 수 있는 정신이 있어야 한다. 막스 베버가 늘 얘기하지 않았나. 열정만큼 소중한 게 없다.

국회의원의 예를 들자면, 지역구 아무리 관리 잘하더라도, 거기서 아무리 높은 점수 받더라도, 기본적인 의원으로서의 품성과 열정을 갖고 있지 못하면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야 한다. 그것이 옳은 태도 아니겠나."

- 보수단일대오와 보수통합전대는 다른 건가? 혹시 구상이 바뀐 것 아닌가.
"보수단일대오 이른바 보수통합전대, 이런 얘기가 물론 제 입에서 나갔다. 국민의 희망이 바로 보수통합 그리고 단일대오를 얘기하는 것이라는 취지에서 드린 말씀이다. 아직까지 이념이 대중화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다당제로 간다는 건 온 국민이 바라는 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양당제가 우리 국민이 아직까지 바라는 제도라고 믿는다.

(통합의 걸림돌과 공동책임에 대해 이야기 하는 와중에) 물론 문제는 남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어떻게 볼 것인가, 탄핵과정을 어떻게 볼 것인가, 우리 국민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 뭐로 구속됐다고 알고 계시나. 뇌물 받았다고 알고 계실 것이다. 뇌물죄 중에 가장 큰 게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건이다. 그런데 그건들은 1, 2심에서 모두 무죄가 나왔다. 스포츠재단 16억만 제3자 뇌물 수수로 인정됐다. 직전대통령을 구속시켜 놓았는데 우리 국민이 알고 있는 영장에 기재된 가장 큰 범죄가 무죄가 나왔다. 그런데 한국당 국회의원들은 뭐하고 있느냐.

일주일에 나흘, 10시간 이상씩 재판을 받는 게 과연 피고인의 반론권을 충분히 보장하는 건가. 내가 이런 말하면 친박이냐고 오해하시겠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호할 생각 전혀 없다. 탄핵 사유 있다고 믿는다. 한국당 국회의원들의 자세를 얘기하는 것이다. 자기들도 다 책임은 일부분 있지 않나. 직전 대통령이 구속되어 있고 반론권 전혀 보장받지 못하는 재판 연일 되는데 따진 의원 있었나. 그래서 내가 열정 가진 의원들이 없다고 한 것이다. 이건 비박‧친박 문제가 아니다. 전체 국민의 기본권과 관련된 문제이다.

한국당 의원들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 혹은 전체 과정에 있어서 조금이라도 책임 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데 아무도 그러지 못했다. 그게 국민들이 한국당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우리 전체 보수를 궤멸 직전으로 몰아넣게 된 가장 큰 이유이다."

"다음에 올 사람 위해 의자 비워둘 줄 알아야"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자유한국당 합류 선언한 전원책 자유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으로 내정된 전원책 변호사가 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인선과 운영 방향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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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으로 통합의 걸림돌 되는 인사는 인적쇄신의 대상이 되는 건가?
"인적쇄신이라는 게 쳐내는 게 다가 아니다. 하나하나 다 소중한 당의 자산이다. 그걸 쳐내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한가. 한 분도 쳐내지 않고 면모를 일신하는 게 가장 좋은 쇄신이다. 그렇게 하도록 하는 게 조강위의 역할이자 제1의 사명이다.

여러분이 기대하시는 것처럼 엄청난 피바람이 불고, 프랑스 혁명 이후 단두대 설치해두고 오늘은 누구, 내일은 누구, 로베스피에르처럼 그렇게 파자마 차림으로 목을 자르고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저도 그런 건 두려워한다. 갑자기 제가 자는데 밤에 누가 목 자르겠다고 오면 어떡하나. 그런 짓은 안 할 것이다. 제가 지금 드리는 말씀을 듣는다면 모두가 행복해지실 것이다. 모두가 행복한 하루가 됐으면 한다.

물론 책임져야 할 분은 책임져야 한다. 그런데 꼭 목을 쳐야 하나? 이른바 보수정권이라고 부르는 기간에 누구나 다 책임 있다. 누구나 조금씩은 책임질 것이다. 현미경으로 밝혀서 넌 되고 넌 안 되고 하는 게 쇄신이라면 전 그런 쇄신은 안할 것이다. 제가 기대하는 인적쇄신은 일신을 하고, 야당 의원을 야당 의원답게 만드는 것이다. 목을 치는 것보다 비바람 맞으며 자란 들꽃 같은 분들을 앞으로 많이 모시고 들어오는 게 우리 조강위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다."

- 김병준 위원장이 본인의 당권‧대권 도전을 위해 인적쇄신을 외주 맡겼다는 이야기가 있다.
"김병준 위원장 속으로 안 들어가 봐서 모르겠다. 저랑 단 둘이 있을 때에는 그런 말씀하신 적은 없었다. 오히려 반대의 말은 하실지언정… 제가 아는 김 교수는 사심을 그렇게 많이 담는 분이 아니다. 아니 그런데 그런 욕망을 갖고 있다고 나무랄 수 있나? 그런 욕심을 가진 분이 많아야 한다. 권력 의지를 갖고 서로서로 경쟁하는 분이 더 많아야 한다."

- 아무래도 친박에게는 전원책 위원이 다소 적대적일 거라는 우려가 있다.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답변을 하는 와중에 정치인의 지식을 강조하면서) 정치인들이 공화주의라는 말을 많이 쓴다. 한국당 계신 중진들 중에서도 공화주의 쓰시는 분들 계시는데 코미디 같은 일이다. 오늘날의 현대 민주주의가 이미 공화주의와 동의어적으로 쓰인 지 서구에서 100년 가까이 됐다. 여기가 무슨 미국 독립혁명 일어난 때냐. 우리가 공화주의 안 한 적 있나?

제가 정치인의 자질을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니까 한국당 의원들의 품질 문제가 나오는 거다. 지금부터 긴장 좀 하시고, 속된 말로 '빠삭'하게 공부 좀 하시고 실천하려고 해야 면모가 일신되는 것이다. 그게 안 되면 다른 분을 위해 자리를 비워줘야 한다. 옛날 고등학교 때 교과서에 '의자'라는 시가 있었다. 다음에 올 사람을 위해 의자를 비워둘 줄도 알아야 한다."

태그:#전원책, #자유한국당, #조강특위, #인적쇄신, #보수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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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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