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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번 주말에 있을 북한 방문에 대해 지난 3일(현지시각) 입장을 표명했다.

국무부 기자회견 자리에서 그는 이번 방북이 "우선 긍정적(optimistic)이고 2차 북미정상회담 준비와 비핵화 구축에 관해 진전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날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부정적인 반응에 대해 답변을 거부했다. 북한은 미국이 제재 해제와 종전선언 등 '상응 조치'에 매우 소극적이라며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싱가포르 선언 이행을 위해 다시 방북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우리는 북미정상회담과 비핵화에 대해 더 나은 이해와 함께 보다 나은 진전과 계획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방북이 북미정상간 역사적인 싱가포르 선언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관계를 얼마나 회복시킬지 주목되고 있다.

이번 방북의 가장 핵심 키워드는 '미국이 어떤 상응조치를 내 놓을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김정은 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과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에서 미국의 반응에 따라 영변핵시설까지 폐쇄할 용의가 있음을 밝힌 상태다.

지난주 유엔 총회에 참석한 리용호 외무상은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에 대한 신뢰 없이는 우리 국가의 안전에 대한 확신이 있을 수 없으며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일방적으로 먼저 핵무장 해제하는 일은 절대로 있을 수 없다"라며 미국에 '실질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아울러 워싱턴포스트는 강경화 외교부장관과의 인터뷰에서 강 장관이 '미국이 오랫동안 요구하고 있는 핵무기리스트 제출을 보류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최근 로이터 통신은 북한 관영 중앙통신이 "조미 쌍방뿐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를 원하는 동북아시아 지역 나라들의 이해관계에 다 부합하는 종전은 결코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고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논평한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북한의 이러한 반응은 '미국의 상응조치'가 '종전선언 + α(알파)'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요구를 들어주기에 앞서 국내 정치 주류세력을 어떻게 설득할지도 관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과거 북미협상을 실패한 경험을 근거로 북미관계를 방해하는 가장 큰 적은 미국 내의 주류 정치세력들을 지목하고 있는 상황이다. 

리용호 외무상은 유엔 연설을 통해 "미국에서 조미공동성명 이행 전망에 대한 비관의 목소리가 계속 울려 나오고 있는 것은 결코 공동성명의 부족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미국의 국내정치와 관련된 문제"라며 "미국의 정치적 반대파들은 순수 정적을 공격하기 위한 구실로 우리 공화국을 믿을 수 없다는 험담을 일삼고 있으며, 우리가 받아들일 수 없는 무리한 일방적 요구를 들고 나갈 것을 행정부에 강박해 대화와 협상이 순조롭게 진척되지 못하도록 훼방을 놀리고 있다"라고 비난한 바 있다.

따라서 최근 북한에서 나오는 일련의 반응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미국 주류정치세력들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난 수십년동안의 북미협상 과정을 보면 북미간 극적인 합의 뒤에는 그것을 무산시키려는 움직임이 항상 있어왔다.

1994년 북한과 미국은 우여곡절 끝에 제네바 합의를 이르렀지만 당시 미국 의회가 경수로 관련 비용을 결재하지 않아 원점으로 돌아간 바 있다.

2005년에도 9.19 공동성명이라는 극적인 합의로 다시한번 해빙무드가 조성됐지만 바로 다음날 미국 재무부가 방코델타아시아의 북한계좌에 대해 '돈 세탁' 의혹을 제기하면서 북미관계가 또 다시 틀어졌다.

북한은 이러한 일련의 사건의 배후에 '미국 주류 정치세력과 군산복합체'들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번 4차 방북이 3차 방북처럼 '빈손 방북'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폼페이오 장관이 미국 국내 반대세력의 영향력을 벗어나 얼마나 주도적으로 회담에 임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태그:#북미협상, #폼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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