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이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유종의 미'를 거뒀다.

LA다저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은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AT&T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6이닝4피안타(1피홈런)2볼넷3탈삼진1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류현진은 15경기 7승3패 평균자책점1.97로 정규 시즌을 마쳤고 다저스는 류현진의 호투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한편 2016년 음주운전 사고 후 2년 만에 빅리그에 콜업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강정호는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대타로 출전해 727일 만에 안타를 터트렸다. 피츠버그의 클린트 허들 감독은 신시내티 3연전에서 강정호를 1경기 정도 선발로 츨전시킬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서 5-2로 승리한 콜로라도 로키스는 잔여 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가을야구 진출을 확정했고 오승환은 등판하지 않았다.
 
 류현진의 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류현진의 등판 소식을 전하고 있는 LA다저스 공식 홈페이지 ⓒ MLB.com 화면 캡처

 
샌프란시스코 에이스 범가너와 대등한 투구 펼친 류현진

이제는 지구 우승보다 와일드카드가 더 가까워졌다. 다저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3연전에서 1승2패로 주춤하는 동안 콜로라도가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1경기 앞선 지구 선두로 올라섰다. 하지만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다저스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게 1.5경기 차로 앞서 있어 가을야구 진출 확률은 여전히 높은 상태다.

자력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와의 마지막 3연전에서 최소 2승을 거둬야 하는 다저스는 샌프란시스코의 좌완 선발 매디슨 범가너에 맞서 라인업을 전원 우타자로 배치했다. 우타자임에도 좌완 상대 타율이 .212에 불과한 야시엘 푸이그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류현진을 맞아 류현진의 '천적'으로 군림하던 헌터 펜스를 1번에 배치하는 등 7명의 우타자를 선발 출전시켰다.

다저스는 1회 공격에서 키케 에르난데스의 안타와 샌프란시스코 유격수 브랜든 크로포드의 실책으로 1사1,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선취점을 올리지 못했다. 최근 2경기에서 13이닝 무실점의 호투를 이어가고 있는 류현진도 1회 펜스와 조 패닉, 에반 롱고리아를 땅볼 하나와 플라이 2개로 처리하며 깔끔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2회초 공격에서 마지막 타자로 나와 삼진으로 물러난 류현진은 2회말 투구에서 선두타자 닉 헌들리에게 커터를 던지다가 선제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12일 신시내티전에서 홈런 2개를 맞은 후 3경기 만에 기록한 피홈런이었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크로포드와 아라미스 가르시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지만 오스틴 슬레이터를 병살, 고키스 에르난데스를 외야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선취점을 내줬지만 승리를 향한 다저스의 의지도 만만치 않았다. 다저스는 3회 공격에서 마차도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었고 2회 피홈런의 아픔을 씻어낸 류현진은 3회 다시 안정을 찾고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류현진은 4회  롱고리아를 실책, 크로포드와 가르시아를 안타로 출루시키며 1사 1,2루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켈리 톰린슨을 병살로 처리하며 또 한 번 실점 위기를 넘겼다.

구속 안나왔지만 병살 3개 유도하며 1점대 평균자책점 완성

류현진이 2014년 월드시리즈 MVP이자 올스타 4회 출전에 빛나는 범가너와 대등한 투구를 펼치자 다저스 타선은 5회 스코어를 뒤집으며 류현진의 호투에 화답했다. 다저스는 5회 1사 후 에르난데스의 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저스틴 터너가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류현진은 리드를 잡고 등판한 5회 신중한 투구로 에르난데스와 범가너, 펜스를 가볍게 처리하며 승리투수요건을 채웠다.

5회까지 78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패닉에게 안타를 맞았다. 하지만 롱고리아를 상대로 이날 경기 3번째 병살타를 유도하며 무사 1루 위기를 순식간에 2사로 만들었다. 류현진은 헌들리마저 땅볼로 처리하며 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로 이날 투구를 마쳤다. 류현진은 6회말 타석에서 대타 푸이그로 교체됐고 다저스는 7회부터 불펜을 가동해 2점의 리드를 지켰다.

사실 이날 류현진은 AT&T파크의 낮은 기온 탓인지 빠른 공이 시속 146km에 머물렀을 정도로 최상의 컨디션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후반기 46.2이닝 동안 3개에 불과했던 볼넷도 2개나 허용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세 번이나 선두 타자를 내보냈음에도 주자를 내보낸 이닝에서 모두 병살타를 유도하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을 과시했다. 실제로 류현진이 기록한 실점은 2회 헌들리에게 맞은 솔로 홈런 한 방 뿐이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사실은 류현진이 마지막 등판에서 6이닝1실점을 기록하면서 1.97의 평균자책점으로 정규시즌을 끝냈다는 점이다. 괴물 투수들이 득실거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1점대 평균자책점은 결코 흔한 기록이 아니다. 올 시즌 80이닝 이상 던진 선발 투수 중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투수는 양대리그 사이영상 수상이 유력한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1.70)과 브레이크 스넬(템파베이 레이스,1.90), 그리고 류현진 뿐이다.

만약 다저스가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하고 류현진이 오프시즌 다른 팀과 계약한다면 이날 투구는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던진 고별경기가 될 수도 있다. 만약 다저스가 올 시즌 홈에서 5승2패1.15를 기록한 '괴물투수'와 내년에도 함께 하고 싶다면 적지 않은 투자를 각오해야 할 것이다.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의 호언처럼 '코리안 몬스터'의 전성기는 이제부터 시작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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