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이하 한국 시각) 기준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인 선수들 중 포스트 시즌 출전 가능성이 있는 선수는 류현진(로스앤젤레스 다저스)과 오승환(콜로라도 로키스)이다. 다저스와 로키스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에서 근소한 승차로 시즌 막판까지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최지만(탬파베이 레이스) 그리고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의 소속 팀들은 모두 포스트 시즌 경쟁에서 탈락이 확정된 상태다. 아메리칸리그는 일찌감치 포스트 시즌에 진출할 5팀이 모두 확정된 상태다(승률 순으로 보스턴 레드삭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뉴욕 양키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내셔널리그도 시카고 컵스와 밀워키 브루어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사실상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다. 컵스와 브루어스는 내셔널리그 전체 선두를 다투고 있으며 여기서 이기면 중부지구 우승을, 밀리는 팀이 와일드 카드 1위를 가져가게 된다. 나머지 티켓 2장은 다저스와 로키스 그리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3팀 중 살아남는 2팀이 가져가게 된다.

옵션 실행되는 오승환, PS에서는 몸 상태 따라 활용될 듯
  
 
올 시즌 후반기에 트레이드되어 로키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오승환은 올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맺었던 계약 조항에 따라 베스팅 옵션이 붙어 있었다. 그리고 올 시즌 70경기 등판을 채우게 되면서 2019년 베스팅 옵션이 실행되어 로키스에 1년 더 잔류하게 됐다.

다만 올 시즌 막판으로 접어드는 상황에서 오승환은 몸 상태가 그리 완벽하진 않다. 9월에 들어와서 햄스트링에 통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한동안 등판을 거르기도 했다. 오승환이 쉬는 동안 로키스는 아담 옥타비노, 스캇 오버그, 웨이드 데이비스 등이 그의 역할을 나눠 맡았다.

일단 오승환은 27일 경기에도 등판하여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하긴 했다. 다만 그의 햄스트링 상태가 부상 이전의 상태인지는 알 수 없다. 9월에는 확장 로스터가 시행되기 때문에 10일 부상자 명단 활용이 불가능하고, 경미한 부상을 입은 선수는 로스터 변동 없이 휴식을 취하다가 별도의 재활 경기 없이 실전에 투입되어야 한다.

로키스는 27일 경기에서도 승리하면서 최근 6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고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탈환했다. 남은 일정이 필라델피아 필리스 그리고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인데, 필리스와 내셔널스가 모두 포스트 시즌 경쟁에서 밀려난 팀이다.

만일 다저스와 동일 승률로 정규 시즌을 마칠 경우 로키스가 상대 전적에서 열세이기 때문에 다저스 스타디움으로 이동하여 10월 2일 타이 브레이커 게임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2007년의 롹토버 모드가 있었던 로키스(당시 월드 시리즈 진출)이기 때문에 다저스가 현 시점에서 로키스의 상승세를 감당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렇게 될 경우 오승환은 몸 상태에 따라 활용 여부가 달라질 수도 있다. 일단 햄스트링 통증이 알려진 전후로 오승환은 주로 오른손 타자를 상대로만 등판하거나 27일 경기처럼 점수 차이가 크게 벌어진 경기에 주로 등판하고 있다. 일단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한 차원에서 등판하는데, 포스트 시즌에서의 오승환 활용 여부는 10월에 가 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등판 일정 앞당겨진 류현진, 정규 시즌 마지막 상대는 범가너
 
지난 2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마지막 홈 경기에서 선발승을 따냈던 류현진은 당초 다저스가 5인 로테이션을 그대로 유지했더라면 5일 휴식 후 30일 경기 등판이 예정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 경기장인 AT&T 파크 원정 경기였다.

그런데 카디널스와 로키스 그리고 파드리스와의 시리즈에서 우위를 잡으며 유리한 분위기를 잡았던 다저스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 경기 3연전에서 1승 2패로 고전했다. 게다가 로키스가 27일까지 6연승을 거두면서 다저스와의 순위를 다시 한 번 뒤집었다.

1986년을 마지막으로 월드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는 다저스로서는 2013년부터 5시즌 연속으로 이어왔던 서부지구 우승 정도로는 만족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 와중에 류현진(좌)과 클레이튼 커쇼(좌) 그리고 워커 뷸러(우)를 제외하면 확실하게 자신의 선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선발투수가 없는 다저스는 선발투수 5명에게 휴식을 하루씩 더 주는 여유를 둘 수가 없었다.

실제로 다저스는 27일 경기에서 선발투수 로스 스트리플링(우)이 2이닝을 채우지도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올스타 게임에 출전했던 스트리플링은 후반기에 부상으로 인하여 한동안 자리를 비웠다가 복귀했기 때문에 투구수를 충분히 끌어올릴 여유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다저스는 정규 시즌 마지막 로테이션에서 베테랑 왼손 투수 리치 힐을 뺐다. 그리고 기존 선발 등판 순서들을 하루씩 앞당기면서 자이언츠와의 마지막 원정 3연전을 류현진, 커쇼, 뷸러 순서대로 내보내기로 했다. 힐의 경우는 마지막 로테이션을 거르게 되었지만 필요에 따라 구원 등판으로 컨디션을 점검할 수도 있다.

때문에 류현진은 예정보다 하루 앞당겨 선발로 등판하게 됐다. 상대와 장소는 자이언츠의 AT&T 파크 그대로이고 29일 경기로 하루 앞당겨진 것이다. 그리고 상대 선발투수는 자이언츠의 에이스이자 2014년 월드 시리즈 MVP였던 매디슨 범가너로 정해졌다.

PS 티켓 장담할 수 없는 다저스, 무거워진 류현진의 어깨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지난 9월 11일(현지 시각)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진행된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LA 다저스 선발투수 류현진이 지난 9월 11일(현지 시각) 신시내티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에서 진행된 신시내티 레즈와의 원정 경기에서 역투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다저스는 디백스와의 원정 3연전에서 1승 2패를 기록하면서 결국 올 시즌 디백스를 상대로 상대 전적에서 우위를 보이지 못한 채(8승 11패)로 시즌을 끝내게 됐다. 비록 포스트 시즌 경쟁에서는 밀려났지만 디백스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다저스를 편하게 보내주지 않은 셈이다.

문제는 다저스가 올 시즌 자이언츠와의 상대 전적도 그리 좋지 않다는 사실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 자이언츠와의 3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상대 전적 7승 9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남은 3경기에서 2승 1패 위닝 시리즈를 거둬도 동률이고 뉴욕 연고지 시절부터 전통의 라이벌이었던 자이언츠에 우위를 지키려면 3경기를 모두 잡아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류현진은 포스트 시즌 직전의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에서 다소 부담스러운 상황에서 등판하게 됐다. 류현진은 포스트 시즌 직전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의 경우 긴 이닝을 던졌던 경기가 한 번도 없었다.

2013년의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의 경우는 류현진이 등판한 경기가 다저스의 정규 시즌 162번째 마지막 경기였다. 다만 다저스가 일찌감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했던 상태였기 때문에 류현진은 당시 경기에서 4이닝만 던지며 컨디션 체크를 하는 정도에 그쳤다. 물론 그 때문에 류현진은 2013년 시즌 모든 경기 5이닝 이상 투구 기록을 안타깝게 놓쳤고 평균 자책점도 정확히 3으로 마감해야 했다.

2014년의 경우 9월에 류현진이 어깨 통증에 시달리는 바람에 정규 시즌을 조금 일찍 마쳤다. 9월 13일에 2014년 정규 시즌 등판을 마쳤던 류현진은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그 이후 어깨 수술을 받게 됐다.

부상에서 복귀한 뒤 첫 풀 타임이었던 2017년 류현진은 정규 시즌 마지막 3경기에서 4.2이닝, 2.1이닝, 2이닝 투구에 그쳤다. 물론 그 중에는 타구에 맞아 일찍 내려간 경기도 포함되어 있었지만 결국 코칭 스태프들에게 신뢰를 주는 데 실패했다.

구단 트레이너 역시 류현진이 포스트 시즌에서 구원투수로 뛰는 것에는 반대했기 때문에 끝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갈 자리가 없었다. 결국 류현진은 지난 해 포스트 시즌에서는 1경기도 출전하지 못하고 시뮬레이션 게임 상대로만 팀 훈련에 참가하며 일정에 동행하는 정도에 그쳤다.

결국 류현진은 FA를 앞둔 올해에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을 가장 부담이 큰 상태에서 맞이하게 됐다. 상대 선발투수도 가을에 특히 강했던 자이언츠의 에이스로 결정된 상태다.

PS 등판은 확실시되는 류현진, 문제는 등판 순서

일단 이렇게 중요한 3연전에 선발로 등판한다는 것은 류현진이 일단 다저스에서 올해 포스트 시즌 선발 로테이션에 확실히 들어간다는 점을 암시한다.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팀에서 정규 시즌 마지막 3연전에 등판하는 선발투수들은 대개 디비전 시리즈에서 선발로 등판하기 전 컨디션을 체크하는 선수들이다.

관건은 류현진이 어떠한 순서에 따라 등판하느냐인데, 이에 따라 류현진의 향후 등판 일정도 체크할 수 있다. 포스트 시즌에서 다저스는 기존의 시즌처럼 커쇼가 1차전을 책임지는 순서를 가장 많이 활용했고,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

다저스가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할 경우 포스트 시즌 일정은 디비전 시리즈 1차전인 10월 5일부터 시작된다. 내셔널리그 와일드 카드 결정전에 진출할 경우 포스트 시즌 일정은 10월 3일부터다. 커쇼가 30일 경기에 등판하게 된다면 4일 휴식 후 10월 5일 디비전 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등판할 수 있다.

1차전은 커쇼의 등판이 기정사실로 되어가고 있고, 2차전과 3차전 순서는 류현진 혹은 뷸러의 순서로 갈 가능성이 높다. 경험 면에서는 류현진이 뷸러보다 앞서지만, 왼손 투수와 오른손 투수의 순서 균형을 맞추는 차원에서 뷸러가 2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할 수도 있다.

류현진의 강점을 활용한 순서 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류현진이 올 시즌 홈 경기에서 9경기 5승 2패 평균 자책점 1.15를 기록했는데(원정 5경기 1승 1패 4.15), 이러한 점에서 류현진을 홈 경기에 주로 등판시킬 가능성도 있다.

물론 이러한 경우를 계산하는 것은 다저스가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는 것을 전제로 했을 때다. 27일 경기까지 내셔널리그는 중부지구도 서부지구도 1위와 2위의 승차가 고작 반 경기에 불과하여 정규 시즌 마지막 날까지 아무 것도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래도 중부지구 1, 2위는 사정이 좀 낫다. 92승 66패를 거둔 시카고 컵스는 내셔널리그 15팀 중 1위이며 브루어스 역시 92승 67패로 리그 2위다. 순위 경쟁에서 밀리더라도 와일드 카드 1위는 확보해 둔 상태다. 88승 70패의 로키스와 88승 71패의 다저스 그리고 87승 72패의 카디널스 3팀은 남은 3~4경기에서 밀리면 한 팀은 바로 탈락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저스가 류현진에게 자이언츠와의 3연전 첫 경기의 중책을 맡긴 것은 그 만큼 다저스의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이다. 다만 와일드 카드 결정전이나 타이 브레이커 게임으로 갈 때 최악의 경우 류현진이 일정 상의 문제로 포스트 시즌에서 등판 기회를 얻지 못할 수도 있다. 29일 경기에서 다저스의 운명을 짊어지게 된 류현진이 어떤 모습으로 팀을 구해낼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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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브랜더/서양사학자/기자/작가/강사/1987.07.24, O/DKU/가톨릭 청년성서모임/지리/교통/야구분석(MLB,KBO)/산업 여러분야/각종 토론회, 전시회/글쓰기/당류/블로거/커피 1잔의 여유를 아는 품격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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