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제 무리뉴 감독과 간판스타 폴 포그바의 불화설이 다시 수면으로 떠올랐다. 무리뉴 감독은 최근 포그바의 부주장직을 박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6일 맨유가 2018-19 잉글랜드 카라바오컵 3라운드서 더비 카운티에 승부차기 패배를 당하며 탈락한 직후다. 포그바는 출전명단에서 제외됐다.

포그바는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개막전부터 여러 차례 주장 완장을 차고 활약했다. 올시즌 맨유의 주장인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경기에서는 포그바가 부주장으로서 팀을 이끌었다. 포그바는 올시즌 7경기에 출전하여 4골 2도움으로 준수한 경기력을 발휘했다.

무리뉴 감독과 포그바의 불화설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두 사람은 2016년부터 나란히 맨유에서 한솥밥을 먹어왔다. 첼시에서 경질된 무리뉴 감독은 명예회복을 위하여 라이벌팀인 맨유의 지휘봉을 잡게 됐고, 맨유 유스 출신이던 포그바는 이탈리아 유벤투스에서 세계 최정상급 중앙 미드필더로 성장한 이후 역대 최고 이적료(1억500만 유로)를 기록하며 친정팀 맨유로 금의환향했다.

하지만 무리뉴와 포그바는 기대에 비하여 궁합이 잘맞지 않았다. 포그바는 이적하자마자 단숨에 팀의 대체부락한 핵심 미드필더로 자리매김했지만, 그에게 투자했던 막대한 이적료나 기대치에 비하면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고 기복도 심했다. 경기외적으로 자유분방하고 스타의식이 강한 포그바의 돌출적인 언행도 자주 비판의 대상이 됐다. 특히 포그바의 최대 약점이라고 할 수 있는 '제한된 전술적 활용도'가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면서 무리뉴 감독도 포그바를 제대로 써먹지 못 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무리뉴와 포그바의 관계는 올시즌 개막 전부터 급격히 악화일로로 치달았다. 포그바를 둘러싼 이적설이 거론되며 무리뉴 감독과 맨유 구단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포그바는 여름 이적시장이 마감한 이후에도 유벤투스 복귀에서 바르셀로나행까지 소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포그바의 에이전트 미노 라이올라도 언론에 여러 차례 이적을 암시하는 발언을 흘리며 논란에 불을 지피고 있다.

결정타는 지난 22일 열린 울버햄튼과의 프리미어리그 6라운드 홈경기였다. 맨유는 이날 승격팀인 울버햄튼을 상대로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도 1-1로 아쉬운 무승부에 그쳤다. 포그바는 이날 팀내에서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경기 후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팀의 수비적인 전술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이 문제가 됐다.

포그바는 "우리는 홈에서 더 공격적으로 경기해야 했다"고 주장하며 공격을 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나는 감독이 아니라 선수이기 때문에 더 이상 말 할 수 없다. 하지만 우리는 경기 방식에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많은 이들은 포그바가 무리뉴 감독의 전술과 팀운영 방식을 '저격'했다고 보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이 발언이 알려진 이후 사흘만에 포그바의 부주장직을 박탈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그바가 감독의 권위에 도전하는 듯한 언행을 보인 데 대한 징계의 성격이 강해 보인다. 언론의 궁금증에는 "감독으로서 내릴 수 있는 결정"이라고 주장하며 자세한 설명에는 말을 아꼈다. 현지 언론에서는 이 사건으로 포그바와 무리뉴 감독간의 관계가 사실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보고 있다.

팀의 수장과 간판스타가 화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맨유의 분위기가 좋을 수 없다. 현재 맨유는 프리미어리그에서 3승 1무 2패로 승점 10점을 기록해 7위에 머물러 있다.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라이벌 리버풀과의 격차는 벌써 8점 차다. 이미 시즌 초반부터 우승 경쟁이 벌써 물건너갔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맨유의 전망이 나빠지면서 무리뉴 감독과 포그바. 둘중 한 명은 조만간에 맨유를 떠날 가능성이 공공연하게 거론되고 있다. 지난 25일 영국 데일리메일 등은 '포그바가 부주장직을 박탈당한 후 무리뉴 감독에게 이적을 요구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포그바의 돌출행동에 지친 맨유 팬들도 차라리 적절한 이적료를 받고 포그바를 처분하는 게 낫다는 반응도 나온다. 포그바는 바르셀로나 이적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올시즌 전력보강에 실패한 맨유로서는 포그바마저 떠난다면 중원에서 당장 그를 대체할만한 자원이 없다.

어쩌면 무리뉴 감독이 포그바보다 먼저 맨유를 떠날수도 있다. 무리뉴 감독은 맨유 지휘봉을 잡은 지 어느덧 3년차가 되었지만 지난 시즌 무관에 이어 성적은 오히려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첼시를 거치며 현재 맨유에 이르기까지 가는 곳마다 중심 선수들과 화합하지 못하고 불화설에 휩싸이고 있다는 것은 무리뉴 감독의 리더십에 큰 오점을 남기고 있다.

현지에서는 무리뉴 감독이 올시즌을 마치지 못하고 경질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고, 만일 그가 물러난다면 지네딘 지단 감독이 지휘봉을 이어받게 될 것이라는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지단 감독은 지난 시즌을 끝으로 레알 사령탑에 물러난 이후 현재 휴식을 취하고 있다.

맨유가 좀처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시점에서 사면초가에 몰린 무리뉴 감독과 이적설이 끊이지않는 포그바를 둘러싼 갈등은 팀분위기를 더욱 수렁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올시즌도 명가재건의 희망과는 영 거리가 멀어보이는 맨유의 현 주소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축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