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번 13기 등대기지학교를 통해 등대지기 학교에 재입학한 두 아이의 엄마이자 교사인 김선희 입니다. 이미 10여년 전 부터 등대지기학교의 졸업생이 된바, 나름 단단해진 노워리 맘으로 살아간다고 자부하는 제가 다시 등대지기학교의 입학생이 된 이유는 세 가지 입니다.

첫째, 입시경쟁 최전방인 일반계고로 전입한 첫 해인 올해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함이요,
둘째, 한 사람이 추구하는 정체성을 유지하고 완성해나간다는 것은 끊임없는 동질감의 확인 및 중단 없는 성장의 과정에 있다는 생각에서이고,
세 번째, 등대지기학교의 강의는 무조건 유익하기에 여건만 된다면 듣는 게 답이라는 믿음 때문이었습니다

첫 번째 등대지기학교가 등대지기로의 눈뜸이었다면 이번 등대지기학교는 동질성의 확인과 등대지기 세력 키우기의 야망이라고 해야겠습니다. 이번 과정을 통해 나와 우리 등대지기들의 정체성을 세상에 알리고 손 잡을 곳을 몰라 외로웠던 등대의 씨앗들과 연결되기를 바랍니다.

김민식PD님의 강의에서 얻는 깊은 울림을 네 가지로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호기심의 힘,
둘째,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
셋째, 오늘 하루의 행복이 만들어낸 삶과 미래,
결론, 걱정하지 마세요.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홈페이지에 게재된 제 13기 등대지기학교의 3강, 김민식PD의 강의 미리보기 페이지
▲ 제 13기 등대지기학교 김민식PD 강의 미리보기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홈페이지에 게재된 제 13기 등대지기학교의 3강, 김민식PD의 강의 미리보기 페이지
ⓒ 김선희

관련사진보기

 호기심의 힘

큰아이는 책벌레, 과학탐구 소년이었지만 초등학교 생활에 부적응했습니다. 학교가기를 싫어하다 못해 초등학교 1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무단지각과 결석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아이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에서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부모교육, 등대지기학교에 적극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등대지기학교 졸업생이 되고 나서야 스스로의 호기심이 아니면 어렵지 않은 학습도 거부하는 우리아이를 보며, 우리 아이는 '문제아구나'가 아니라 '무척 자연친화적인 아이구나'라고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타고나길 자기주도력이 강한 아이인거지요. 그래서 학교수업 이외의 타 주도적인 학습을 모조리 제거해 주면서 아이의 욕구 불만을 해소해 나갔습니다. 여가를 자기주도적으로 각종 생물 키우기, 독서, 그림, 만들기, 여행 등으로 채워나가게 되면서 학교에 매어 있는 시간 정도는 기꺼이 견뎌주는 아이가 되었죠.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된 우리 아이는 때로 나태해보이기도 하고 때로 자발적 폭풍학습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태해 보이는 그 순간에도 아이의 발전은 멈추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오히려 호기심의 샘을 채우는 기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독을 통해 기본 사고력이 좋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하고자 하는 공부와 학교공부의 싱크로율이 그닥 높지는 않다보니 골고루 우수한 성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그 바람에 대학입시에 불리 할 수도 있을 듯 합니다. 어쩌면 아이 스스로 대학 진학을 원치 않을 수도 있구요. 그렇지만 크게 걱정하지는 않습니다. 아이에겐 늘 마르지 않는 호기심의 샘이 있으니까요.

호기심의 샘 덕에 결국 학업에 성공할 거라는 기대를 하는게 아니라 호기심의 샘이 마르지 않는다는 것은 어떤 삶을 살든 진짜로 살고 싶은 방향을 향해 살아가게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지요.

부모가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것 -독서, 여행, 사랑-

강의 내용 중 이 부분에서 특히 공감했습니다. 저희 아이들은 독서를 좋아하는 편이고, 특히, 큰아이는 유년기를 책벌레로 지냈습니다. 스스로 글을 읽을 수 있게 되기 전까지 저는 매일 책 읽어주는 엄마였습니다. 김민식PD님과는 달리 한글을 스스로 읽게 된 다음부터는 읽어주지 않았습니다. 직장 일과 둘째 육아를 동시에 해결하느라 적잖이 고단했던 차에 큰아이의 독서 독립이 반가웠지요. '한글 해득 후에도 읽어주면 좋았을 것을...' 뒤 늦게 후회가 됩니다. 이제 고등학생이고 읽는 속도가 워낙 빨라 제가 읽어주는 걸 시원찮아 하더라구요^^

책을 좋아하는 것은 아이의 타고난 특성일 수도 있지만 제가 심어준 좋은 습관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린 시절 극히 가난한 가정에서 아버지가 매달 빠듯한 용돈을 쪼개어 사주셨던 100권의 세계명작 시리즈의 기억이 남긴 자식 사랑의 모방인 듯 합니다. 아버지때 보다는 살만해진 만큼, 그렇게 얻어진 지식들이 삶의 현장 속에서 살아있는 호기심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발로 떠나고 많은걸 만나고 보게도 해주었습니다. 그 시간들을 통해 가족간 서로 어울리며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감으로써 삶에 대한 흥분과 기쁨이 마르지 않았습니다.

아이들 덕에 어려서 해보지 못한 것들을 실컷 체험 해보는 덤도 있었습니다. 부모에게 배려받기 어려웠던 어린 시절의 한을 같이 풀어내며 함께 성장하는 소중한 시간들이었지요.

그것이 가능해지기 위해서 아이들에게도 학교수업 외의 학습을 제한했듯, 우리 부부도 더 많은 성취를 위한 노력보다는 더 많은 여가를 함께 보내기 위한 노력에 힘 써왔습니다. 남편은 대우가 더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을 포기했고, 저는 승진을 위한 스펙 쌓기를 멈추었습니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이 사회의 평범한 불안과 대치하며 아이들과 저희들의 삶을 여유 있는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니까요.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으로 맺어진 끈끈한 가족애가 좀 더 확대되면 자신이 속한 집단에 대한 공동체 의식으로 발전할 것이며, 이 사회 속에서 건강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는 길이 자연스럽게 열릴 것입니다.

오늘 하루의 행복이 만들어낸 삶과 미래

명절연휴 직후에 있을 2학기 1차 지필고사를 앞두고 내신관리에 힘을 쏟느라 명절도 생략하는 많은 아이들이 있다던데, 우리 아이는 두 할머니들의 사랑을 흠뻑 받으며 3일간의 전원생활을 누리고 돌아왔습니다. 여럿이 방바닥에 이부자리를 펴고 잤는데, 아이 스스로 이부자리를 차곡차곡 개어 놨기에 폭풍 칭찬도 해주었습니다.

최근에 배우는 조선시대 수필의 원문을 스스로 해독해보고 싶다며 도서관에 가서 <표준중세 국어문법론>과 <형태론과 음운론>을 빌려와 읽기도 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도 아이에게 무모하다고 말하기 보다는 "너의 탐구력이 놀랍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엄마인 것이 참 다행입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중간고사인데 말이죠. 등대지기학교 졸업생 부모의 특권입니다. 그래도 하루에 한 두 번쯤 "시험 준비는 잘 되고 있니?" 하고 물어주는 것은 잊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가 평소 그 정도 도움은 좀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해주어서이죠.

저도 아이도 오늘의 요구에 응답하고 살아가는 습관이 결국 내일로 이어지고 미래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을 이제는 잘 알고 있습니다. 사실은 내가 먼저 미친 경쟁사회의 스펙 쌓기를 멈추었기에 가능해진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누구보다 교실 속 아이들을 사랑하고 마음으로 만나고 좋은 수업을 위해 열정을 다하는 저는 거의 매년 최하등급의 성과급을 받고 있습니다. 매월 10~20여 만원의 성과급을 포기하면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의 본분에 더 가까워진다는 마법을 깨달은 다음부터 포기한 성과급이 결코 아깝지 않습니다. 투자 가치가 충분한 연구비인거죠.

하지만 나만 빠져나온 것이 두고두고 미안해서 교원 성과급 제도의 페지를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교육자의 본질과 거리가 있는 스펙 쌓기 위주의 승진 체제의 혁신도 양심 있는 교사들이 주요 과제이죠.

아이는 내가 살아온 세상에 그대로 복붙 될리 만무합니다. 내가 살아온 그대로 살아갈 거라면 지금 이 시간엔 교과서를 보고, 프린트를 보고, 문제지의 문제를 더 풀라고 말해 주는 게 맞겠습니다. 그러나 나는 아이의 삶을 조금도 예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아이가 스스로 여러 모로의 물음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궁리를 하는 한 내가 할 걱정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저 그 호기심을 어떻게 풀어 가는지 구경하고 격려해주는 수 밖에요. 가끔 아이가 힘들어 도움을 요청해 오면 또 다른 방법을 찾아보자고 토닥여 줍니다. 다른 방법을 찾아 함께 의논할 때도 있지만 집중해서 들어주고 토닥여주는 것만으로도 위안 받고 여유를 되찾아 스스로 길을 찾아 가기도 합니다.

아이는 오늘도 스스로의 물음과 요구에 답하며 하루하루를 채워 나가고 있습니다. 그것이 모여 스스로 주인 된 뿌듯한 삶이 되고 미래가 될 것입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등대지기학교는 현장강의와 동시에 온라인으로도 수강할 수 있다.
▲ 제 13기 등대지기학교 김민식PD 강의 장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등대지기학교는 현장강의와 동시에 온라인으로도 수강할 수 있다.
ⓒ 김선희

관련사진보기

 걱정하지 마세요

이미 등대지기학교의 졸업생인 저로서는 어떻게 보면 김민식PD님의 강의 내용이 전혀 낯설지가 않은 동질 그 자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큰 울림을 더한 건 '그래, 내가 틀리지 않았어! 더 많이 과감해질 거야!'를 다짐하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가장 많이 필요한 과감함은 나 스스로와 가족에게, 그리고 주위 사람들에게 "괜찮아"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김민식PD님의 강의는 한결같이 저에게 그리고 이 미친 강박의 사회에 편승하지 않은 채 또 다른 불안과 맞서야만 하는 많은 부모들에게 "괜찮다"는 말을 건네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의 삶에 대해 옳고 그름을 명확하게 아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불안은 삶의 기본요소요, 동력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 많은 "괜찮다"를 들어야 합니다. 그 불안에 매몰되지 않고 적절히 컨트롤하여 건강한 성장이 있는 삶의 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보다 더 좋은 것은 우리 사회가 더 좋아져서 개인의 불안을 되도록 많이 흡수해 주어야겠지요.

그러나 사회가 우리의 괜찮음을 보장해주기 전까지는 과잉 불안에 무방비로 노출되어서는 안됩니다. 개인들의 불안이 결속하면 맹렬히 가속화된 회전체를 이루며 결코 빠져 나올 수 없는 강박시스템을 완성시켜 나갈 테니까요. 그래서 서로의 불안을 다독이며, "괜찮다"고 말해줄 기회를 지속적으로 가져야하겠습니다. 되도록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괜찮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해 주어야 합니다. 한편으로 더 많은 괜찮음의 근거를 마련해 나가면서 말이죠.

김민식PD님,

이 사회에서 PD님 처럼 무언가를 이룬 분들의 위로는 더욱 값집니다. 이 강의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걱정을 내려놓고 믿음과 사랑으로 성장하는 부모가 되기를 바랍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이 귀중한 씨앗이 더 널리널리 날아가 번식될 수 있도록 살랑살랑 바람을 일으켜 보겠습니다. 결코 혼자만 날름 취하지는 않겠습니다.

자, 이제 저의 첫 번째 약속이행입니다. 지금 바로,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제 13기 등대지기학교 입학을 통해 내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행복한 삶에 접속하세요!

☞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홈페이지 바로가기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의 제 13기 등대지기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본인의 강의 후기와 페북 포스팅글을 일부 편집한 내용입니다.


태그:#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대지기학교, #김민식PD, #김민식PD가 들려주는 행복론, #제 13기 등대지기학교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