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FC의 기세가 무섭다. 리그 12위를 기록하며 강등을 눈앞에 두던 대구FC가 어느새 6위까지 올라서 상위 팀들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대구FC는 불과 2달 전까지만 해도 1승 4무 9패로 강등 위기에 직면해 있었다. 심지어 주전 수문장 조현우의 국가대표 차출 공백까지 예정된 상태였다. 월드컵 휴식기 전 마지막 전남과의 경기에서도 후반 추가시간에 힘겹게 한 골을 따라잡으며 1: 1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수원 삼성전 패배 후 확성기를 든 주장 한희훈

수원 삼성전 패배 후 확성기를 든 주장 한희훈 ⓒ 대구FC 공식 홈페이지

 
지난 5월 13일 수원 삼성에게 0-2로 패배한 직후, 대구FC의 주장 한희훈(28)이 확성기를 들고 팬들 앞에 섰다. "팬분들께 보답하려면 이기는 것밖에 없는데 지금 저희 현실이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숙이는 듯 했다. 하지만 그는 "이번 휴식기 동안에 정말 선수들이 준비를 많이 하고 정비해서 이 시간 이후에는 다른 팀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해오겠습니다"라며 팬들에게 굳은 약속을 했다.

월드컵 휴식기가 시작되자 대구FC는 본격 재정비에 들어갔다. 우선 세징야(29)를 제외한 2명의 외국인 선수를 모두 계약 해지하고 여름 이적시장에 뛰어들어 공격수 조세(24)와 에드가(31)를 영입했다. 그리고 아시아 쿼터에는 미드필더 츠바사를 데려왔다.

실력을 갈고 닦은 대구FC의 하반기 첫 상대는 FC 서울이었다. 경기 시작 17분 만에 두 골을 허용했지만 위기도 잠시, 이내 폭발적으로 서울을 밀어붙인 끝에 에드가와 세징야의 연속골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반전의 신호탄을 쐈다.
 
 대구FC는 이제 상위 스플릿 진출을 노린다

대구FC는 이제 상위 스플릿 진출을 노린다 ⓒ 대구FC 공식 홈페이지

 
대구 FC는 하반기에 들어서서 새로운 얼굴들을 차례로 데뷔시키고 김대원(21), 정승원(21) 등 젊은 선수들을 선발로 내보냈다. '젊은 피' 덕에 수비진도 탄탄해졌다. 신인 수비수 장성원(21)은 데뷔전에서 첫 도움을 기록했고, 조현우의 공백을 틈타 데뷔한 최영은(23)은 최근 26라운드 강원전과 28라운드 서울전을 클린시트로 마쳤다. 뒤가 든든해지니 공격수들의 발이 가벼워졌고 세징야와 에드가를 중심으로 시원한 골들이 터지기 시작했다.

이후 대구FC의 상승세가 시작됐다. 시즌 초반 득점 부재에 시달렸던 모습과 달리 최근 6경기에서 14골을 터트렸고, 지난 2일에는 수원을 4-2로 꺾으며며 9년만에 수원을 상대로 승리하는 이변을 만들었다.

외국인 용병과 젊은 피로 완성된 대구FC는 하반기에만 총 9승 1무 4패를 기록하며 6위까지 당당히 올라섰다. 24일 강원 FC에게 다득점에서 밀려 6위 자리를 내주었지만 아직 4경기가 남아 있다.

이제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던 약속을 지킨 대구FC의 목표는 잔류가 아닌 상위 스플릿 진입이다. 26일 오후 2시 대구 스타디움에서 상위 스플릿과 5연승을 향한 대구FC의 도전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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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청춘스포츠 8기 이승희
축구 K리그 대구F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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