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렇듯 올 시즌도 가을은 K리그 수확의 계절이다. 가을 바람이 차가워질수록 K리그1 팀들의 각자 나름의 순위를 향한 동상이몽도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지난 주말 29라운드까지 소화한 K리그1 클럽들에게 남은 경기는 단 9경기에 불과하다. 상위 6개 팀과 하위 6개 팀이 갈려 자웅을 겨루는 스플릿 라운드까지는 고작 4경기밖에 남지 않았다.

어떤 목표를 정했든 간에 이제 물러날 곳이 없다. 모든 클럽이 한 계단 더 높은 순위 혹은 자신만의 목표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갈수록 점입가경인 현재 K리그 순위를 점검해본다.

'절대 1강' 전북 우승 확정적, ACL 티켓은 경남&울산 유력
 
돌파하는 데얀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의 경기. 돌파하는 데얀을 방어하는 김민재. 2018.9.19

▲ 돌파하는 데얀 1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의 경기. 돌파하는 데얀을 방어하는 김민재. 2018.9.19 ⓒ 연합뉴스

 
2018년 K리그1도 결국 전북 현대의 것으로 귀결되는 분위기다. 현재 전북은 승점 67점(21승 4무 4패)으로 단독 1위를 질주 중이다. 6라운드 경남FC전 승리를 통해 선두 자리에 올라선 전북의 1위 행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리그 일정이 9라운드나 남았음에도 전북은 우승을 거의 확정지었다. 전북을 추격해야 하는 팀들의 발걸음이 느리다. 현재 2위 경남은 승점 53점(15승 8무 6패), 3위 울산 현대는 승점 48점(13승 9무 7패)으로 전북과 격차가 크다. 산술적으로는 역전도 가능하지만 갑작스러운 전북의 대몰락은 상상하기 어렵다. 전북은 우승 자체보다는 스플릿 라운드 돌입 직전에 우승을 확정짓는 것이 목표다.

경남과 울산의 경우 역전 우승은 어렵더라도 다음 시즌 AFC 챔피언스리그(아래 ACL) 티켓 확보에는 유리한 고지를 잡았다. 규정상 K리그1 3위까지 다음 연도 ACL 출전권이 주어지는데, 4위권 그룹인 수원 삼성과 포항 스틸러스의 승점이 40점대 초반이다.

현재 승점 42점(11승 9무 9패)의 수원은 리그 순위는 처지지만 ACL 준결승 진출과 FA컵 8강 진출을 이뤄낸 상태다. 리그 3위권 도전보다는 트로피 획득 가능성이 높은 컵 대회에 역량을 집중할 공산이 크다. 실제로 수원은 최근 리그 4경기 연속 승리가 없다.

승점 40점(11승 7무 11패) 포항의 추격도 그다지 경남과 울산에게 위협적이지 않다. 순위 역전을 위해서는 연승이 필요한데 포항은 올 시즌 K리그1의 가장 대표적인 '기복왕'이다. 이번 시즌 최다 연승 기록이 2연승에 불과하고 그 횟수도 단 2회에 그쳤다. 흐름상 상위권 판도는 전북의 우승과 경남&울산의 ACL 티켓 확보로 결정되는 분위기다.

대구의 쾌속 질주와 '강등권 걱정' 제주와 서울

매 시즌 막판까지 치열한 상위 스플릿 경쟁이 진행됐던 K리그1다. 올 시즌도 여지없다. 상위 스플릿 마지노선인 6위 강원FC와 강등 위험군인 11위 전남 드래곤즈의 승점 격차가 단 6점일 정도다.

'역대급' 진흙탕 싸움을 만든 장본인은 대구FC다. 8월 초까지 꼴찌로 강등을 걱정했던 대구는 최근 4연승을 포함 수직 상승하며 반전을 일궈냈다. 대구는 승점 35점(10승 5무 14패)으로 강원에 다득점에 밀려 현재 7위에 위치 중이다. 

K리그1 최고의 상승세다. 골키퍼 조현우가 부상에서 복귀했고 세징야를 중심으로 한 외국인 공격수들이 연이어 폭발했다. 대구는 강등을 넘어 상위 스플릿 진입을 향해 쾌속질주하고 있다. 

무너진 명가 제주 유나이티드와 FC서울은 마지막 부활을 노리고 있다. 먼저 제주는 승점 35점(8승 11무 10패)으로 8위다. 팀 분위기는 최악이다. 리그 14경기 연속 무승 행진의 고통을 겪고 있다. 반등의 계기도 딱히 보이지 않아 최악의 경우 강등 전쟁을 치러야 한다는 위기감까지 돌고 있다.

지지난 시즌 우승팀 서울도 피차일반이다. 승점 33점(8승 9무 12패)으로 9위까지 추락했다. 최근 6경기에서 단 2골을 넣는 데 그쳤다. 실점은 거의 빠짐없이 내주고 있다. 제주와 마찬가지로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강등 가시권인 11위 전남과 승점 차이가 고작 4점에 불과하다. 방심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절체절명의 순간이다.

'생존왕' 인천의 강등? 상위 스플릿까지 넘보는 상주와 전남

우승 경쟁보다 더 치열한 강등권 전쟁에서 가장 뒤처진 팀은 인천 유나이티드다. 매 시즌 보여줬던 '생존왕'의 기운이 올 시즌에는 약하다. 리그 최하위 인천은 고작 승점 25점(5승 10무 14패)을 버는데 그쳤다. 특유의 처절함으로 기적을 일궈냈던 과거와 달리 지속적으로 매 라운드 고비를 넘지 못하고 실족하고 있다.

인천은 2년 전 기적을 꿈꾸고 있다. 2016년 인천은 마지막 10경기에서 6승 3무 1패의 성적으로 승점을 21점이나 쓸어담으며 잔류에 성공했다. 해당 시즌 최종 승점(45점)의 절반 가까이를 막판에 쓸어 담았다. 올 시즌은 문선민, 아길라르, 김진야 등 좋은 자원들을 손에 쥐고 있기에 막판 대반전도 가능성이 충분하다.

인천의 추격을 받고 있는 상주 상무와 전남은 어서 빨리 강등권에서 탈출해 내친김에 상위 스플릿 진출까지 노린다. 먼저 승점 32점(8승 8무 13패) 10위 상주는 일·이병들의 패기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 9월 4일 팀의 주축이었던 홍철, 신세계, 여름, 김호남 등이 전역했다. 

고참들의 제대는 순위 싸움에 뼈 아프지만, 대규모 선수 이탈은 매년 있는 일이기에 이겨낼 수 있는 사항이다. 다만 어차피 상주가 강등을 당해도 원 소속팀으로 돌아가면 그만인 선수들을 얼마나 다독일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수개월째 인천과 탈꼴찌 경쟁 중인 전남은 승점 29점으로 11위(7승 8무 14패)에 랭크되어 있다. 11위로 시즌을 마치면 K리그2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팀과 운명의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러내야 한다. 맞대결에서 보통 K리그2 팀의 승률이 높기에 K리그1 11위는 강등 당할 확률이 크다. 반드시 11위에서 탈출해야 한다.

전남 입장에서는 다행히도 최근 흐름이 좋다. 4경기 연속 무패다. 위기라 예상됐던 경남-울산으로 이어지는 2연전을 각각 무승부와 승리로 장식하며 선방했다. 최악이었던 수비 조직력이 다소 개선됐고, 부진했던 마쎄도와 허용준 등 공격진이 밥값을 해주고 있다. 2연승이면 강등권 탈출을 넘어 상위 스플릿행 경쟁까지 참여할 수 있기에 희망이 큰 전남이다.

앞으로 9경기면 모든 것이 갈린다. 누가 웃고 누가 울게 될지 K리그1 순위 경쟁은 여전히 안갯속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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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1 순위 우승 강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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