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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TV가 방영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기록영상물의 한 장면. 삼지연공항에 환영 나온 북한주민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고 뒤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22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TV가 방영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기록영상물의 한 장면. 삼지연공항에 환영 나온 북한주민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손을 잡고 인사하고 있고 뒤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박수를 치고 있다.
ⓒ 조선중앙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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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관영TV도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의 명장면들을 비교적 충실히 전달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보인 각종 파격이 북한 주민들에게도 전해진 것이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TV는 지난 22일 오후 '역사적인 제5차 북남 수뇌상봉 진행 –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문재인 대통령과 평양에서 상봉' 제목으로 1시간 10분짜리 기록영상을 방영했다.

이 영상은 평양국제공항에서 열린 환영식에서 삼지연공항의 환송식까지 2박3일의 평양회담 일정을 함축했다. 특기할만한 점은 문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과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는 장면과 김 위원장이 남측 수행원들과 격의 없이 어울리는 장면이 가감없이 실렸다는 점이다.

문 대통령이 평양국제공항에서 환영인파에 다가가 악수하며 인사하고 공항을 떠나기 전 김정숙 여사와 함께 고개 숙여 인사하는 장면, 대동강수산물식당을 방문해 그곳을 찾은 평양시민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 귀환 전 삼지연공항에서 환송하는 주민들과 악수하는 장면 등이 그대로 실렸다.

이 영상물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함께 백두산에 오른 장면을 크게 부각했는데, 특히 김 위원장이 남측 수행원들인 청와대 고위인사와 장관들과 어울려 기념촬영을 하는 장면도 실었다. 다만 김 위원장이 남측 수행원들과 '손가락 하트'를 만드는 장면은 실리지 않았고, 남측 수행원들만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채 함께 기념촬영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번 평양회담에서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남측 대표단을 최고로 환대하며 격의없는 모습을 보였고, 문 대통령도 남측에서와 마찬가지로 북측 주민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모습을 보였다. 이같은 장면 자체도 파격적이지만 북측 관영 매체가 이를 가감없이 북한 주민들에 전달한 것 또한 향후 김정은 체제가 나아갈 바를 미리 보여준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참 서민적인 남한 지도자 인상"..."김정은이 웃어른께 하듯"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백두산 등정을 위해 삼지연 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 나온 주민들에게 다가가 악수하며 인사했다.
▲ 백두산 지역주민들과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백두산 등정을 위해 삼지연 공항에 도착한 뒤 환영 나온 주민들에게 다가가 악수하며 인사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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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북민 A씨는 문 대통령이 환영·환송 나온 주민들에게 스스럼 없이 다가서는 모습이 북한 주민들에게는 충격적일 것이라고 했다. A씨는 "(북한 주민에게는) 놀라운 일"이라며 "그쪽에선 최고지도자와 악수를 하려면 사전에 손을 소독하고 대기해야 한다. 손에 독을 묻힐 수가 있기 때문에, 악수는 최고지도자의 안전에 대한 문제"라고 전했다.

A씨는 "북한 사람들은 문 대통령을 보면서 참으로 서민적인 사람이 남한의 최고지도자구나 라는 생각을 했을 것"이라며 "좋은 이미지로 봤을 것이고 처음 평양에 온 자본주의 세계의 지도자가 서민적이고 친절한 모습을 보인 것은 새로운 경험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5.1 경기장에서 연설을 할 때 북한 주민들이 완전히 집중하고 환호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마지막에 문 대통령이 '수고했습니다' '감사합니다'이런 말을 한 것도 북한 주민들에게는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15만명 평양시민들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 15만 평양시민앞에 연설하는 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15만명 평양시민들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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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또 "김정은 위원장도 작년에 신년사를 하면서 '내가 부족해 인민들 배불리 못 먹였다'고 말해 김정일보다는 확실히 더 인민사랑을 많이 앞세우는 모습"이라며 "김정은도 아마 (문 대통령이 보인 모습과 같은) 그런 방향으로 가려는 마음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탈북민 B씨 또한 "북한 사람들에게는 엄청난 파격이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 최고지도자가 인민들의 환호에 답하는 방식은 손을 든다거나 고갯짓을 하는 것인데, 문 대통령은 손을 잡는 것도 모자라 고개를 숙여 인사까지 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저런 행사에선 전혀 나타나지 않지만 북한 주민들에게 남한에 대한 적개심이 없지 않다. 그런데 문 대통령이 친절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인 것은 북한 사람들의 그런 마음을 많이 누그러뜨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는 "개인적으로는 대동강수산물식당에서 식사자리로 갈 때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 먼저 가시라고 앞세우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마치 웃어른께 하듯이 한 것"이라며 "김정은이 이전 북한 지도자와 다르게 보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체제 자신감 생길수록 김정은도 소탈해질 것"

 
18일 오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영접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다.
▲ 반갑게 인사하는 문재인 대통령 부부와 김정은 위원장 부부 18일 오전 남북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영접 나온 김정은 국무위원장, 부인 리설주 여사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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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번 평양회담에서 여러 파격을 보였다. 중요한 점은 북한의 관영 TV도 이같은 파격적인 장면을 주민들에게 전했다는 점이다. 현장에 있던 이들 뿐 아니라 대부분의 북한 주민들에게 이같은 모습이 전달된 것은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마찬가지로 탈북민인 김형덕 한반도평화번영연구소장은 "전반적으로 북쪽 주민들에게는 아주 놀라운 일일 것"이라며 "하지만 과거 권위주위 정권 시절에 남쪽의 대통령도 문 대통령처럼 하지 않았던 것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게 될 것이고, 남북 교류가 잦아지다 보면 이런 부분에 대한 남북의 인식 차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북한도 결국은 지도자가 더 소탈해지는 쪽으로 가게 될 것으로 본다"며 "경제적으로 발전하고 체제에 대한 자신감이 더 올라가면 그런 모습이 더 잘 드러나게 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태그:#평양회담, #조선중앙TV, #파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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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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