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동계올림픽 개최를 두고 세계 각국이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최근 몇몇 나라의 유치 경쟁에 빨간 불이 들어오고 있다. 세 개 도시에서 분산 개최를 희망하던 이탈리아도 그 중 하나다. 

통신사 <어라운드 더 링즈>은 지난 18일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CONI, Italian National Olympic Committee)를 인용, "(이탈리아가) 그동안 2026년 동계올림픽을 3개 도시(밀라노, 토리노, 코르티나담페초)에서 치르는 것으로 추진해왔지만, 토리노를 뺀 나머지 2개 도시에 치르는 것으로 변경했다"라고 보도했다.
 
당초 계획과 달리 토리노 도시가 빠지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대해 <어라운드 더 링즈>는  "토리노가 빠지게 된 이유는 정치적인 차이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히며 "토리노시장이 오성운동 소속이며 이 집단이 과거 2024년 로마 하계올림픽 유치 계획을 무산시켰던 전례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는 밀라노와 코르티나담페초 두 도시만을 올림픽 유치 희망도시로 선정하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유치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토리노는 지난 2006년 동계올림픽을 개최했던 도시로, 이탈리아는 이번 2026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해 20년 만에 다시 자국에서 대회를 열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토리노가 빠지면서 사실상 이 계획은 이뤄지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의 21일 보도에 따르면, 현재 이탈리아 정부는 기존대로 3개 도시에서 개최하기를 희망하고 있고 만약 두 개도시로 축소될 경우 재정 보증을 하기 어렵다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가 두 개 도시만을 IOC에 제출할 경우 올림픽 유치 경쟁에 빨간 불이 켜질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유치 경쟁 시작도 안 했는데... 곳곳에서 포기

현재 2026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희망하는 곳은 이탈리아를 비롯해 캐나다 캘거리, 스웨덴 스톡홀름, 터키 에르주름 등이다. IOC는 다음달 2026년 동계올림픽 공식 유치 후보도시를 발표하고 본격적인 유치 경쟁에 들어갈 예정이다. 2026년 올림픽 최종 도시는 내년 IOC 총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그러나 이들 도시 대부분은 후보 도시 신청을 하기 전부터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올림픽을 전문으로 다루는 <인사이드 더 게임즈>의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스톡홀름의 경우 스웨덴 정부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에르주름은 도시 보안 문제 등으로 곳곳에서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캘거리는 지역 주민 투표(11월 13일)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후보 도시에 내놓기도 전에 철회한 곳도 한 두 곳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이웃나라 일본이 그러하다. 일본은 삿포로에서 2026년 동계올림픽을 유치하길 희망했지만 지난 16일 규모 6.7의 지진이 발생해 도시 기능 대부분이 마비되고 정전되는 등 재난이 발생하면서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또한 이미 2018 평창과 2022년 베이징 등 두 번의 동계올림픽이 연달아 동북아시아 지역에서 열리기 때문에, 대륙 순환 원칙에 따라 일본의 유치가 상당히 불리할 것이란 관측이 잇달았다. 결국 일본올림픽위원회(JOC)는 2026년 올림픽 유치 계획을 철회하고 2030년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인사이드 더 게임즈>에 따르면 이들 도시 이외에도 스위스 시옹과 오스트리아 그라츠, 인스부르크 등이 주민투표 등의 결과로 2026년 동계올림픽 유치 레이스에서 이탈한 바 있다.
 
이처럼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세계 곳곳에서 자국 내 이견과 주민투표 부결, 자연재해 등으로 후보 도시 신청에서 이탈하면서 2026년 동계올림픽의 유치 경쟁은 시작부터 상당히 김이 빠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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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계스포츠와 스포츠외교 분야를 취재하는 박영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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