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위 한화 이글스가 2연패에서 벗어나며 2위 SK와의 간격을 1.5경기차로 좁혔다. 추석 연휴 첫날인 23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 8-6 재역전승을 거뒀다. 

한화는 4-5로 뒤진 6회말 2사 후 송광민의 우월 만루 홈런으로 8-5 역전에 성공했다. 전날 경기까지 3연승을 질주하는 등 최근 상승세인 KIA 타선의 막판 추격은 거셌다. 하지만 한화는 리그 최고 마무리 정우람을 투입해 불을 껐다. 
    
정우람은 8회초 2사 1, 2루 실점 위기에 등판, 버나디나를 헛스윙 삼진 처리해 이닝을 종료시켰다. 9회초에는 2피안타 1볼넷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이후 3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며 1실점으로 리드를 지켜 경기를 매조지었다. 

이날 승리로 정우람은 시즌 34세이브째를 기록하게 되었다. SK 와이번스 시절인 2012년의 커리어하이 30세이브를 이미 넘어섰다. 26세이브로 해당 부문 공동 2위를 기록 중인 함덕주(두산)와 정찬헌(LG)에 8세이브차로 넉넉히 앞서고 있다. 2004년 프로에 데뷔한 뒤 아직 세이브왕 타이틀을 차지한 바 없었던 정우람의 첫 타이틀 획득이 확정적이다.

시즌 초반부터 세이스 선두를 독주한 정우람도 고비는 있었다. 무더운 여름에 접어들어 난조를 보였다. 7월부터 8월까지 그는 12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7세이브 2블론세이브 평균자책점 6.75로 부진했다. 같은 기간 피출루율과 피장타율을 합친 피OPS는 1.003으로 치솟았다. 게다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해 고열과 장염에 시달려 KBO리그 재개 이후 제 모습을 찾을지 우려되었다. 

▲ 한화 정우람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하지만 복귀 이후 정우람은 5경기에 등판해 1승 무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1.50으로 순항하고 있다. 피OPS도 0.323으로 안정적이다. 여름 부진과 아시안게임에서의 고열과 장염을 극복했다. 

올시즌 정우람은 평균자책점 2.61을 기록 중이다. KBO리그의 극단적인 타고투저 흐름을 감안하면 평균자책점 2점대의 풀타임 마무리는 희귀한 존재다. 경기 종반 5점차도 언제 뒤집힐지 모르는 시대에 유일하다시피한 '세이브가 당연한 마무리'다. 강속구와는 거리가 먼 140km/h대 초반의 패스트볼로 루킹 삼진 처리하는 정우람의 투구를 통해 투수의 최대 무기는 역시 제구력임이 입증된다. 

한용덕 감독이 처음으로 지휘봉을 잡은 올해 한화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예상하는 이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12경기만을 남겨둔 한화는 5위 KIA에 6.5경기차로 앞서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적이다.
   
올해 한화의 최대 장점은 평균자책점 4.18로 1위인 필승 불펜이다. 불펜의 정점으로서 뒷문을 단단히 단속한 정우람의 존재가 아니었다면 한화가 11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는 것은 어려웠을 것이다. 

포스트시즌은 정규 시즌과 달리 저득점의 투수전 흐름이 일반적이다. 내일이 없는 포스트시즌의 특성상 좋은 투수들을 아낌없이 쏟아 붓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기 후반 승리를 지키는 마무리 투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투수전 흐름으로 전개된다면 불펜이 강력하며 최고의 마무리를 보유하고 있는 한화가 포스트시즌에서 선전할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11년만의 가을야구에서 정우람의 깔끔한 마무리가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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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스탯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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