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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마친 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오후 평양 옥류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마친 뒤 박원순 서울시장과 악수하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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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 9월 21일 오전 11시 58분]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동강 수질 개선 사업에 서울시가 나서겠다는 의향을 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동강 수질 개선은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한 사안이어서 서울과 평양 간 최우선 협력 사업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커졌다.

20일 귀경한 박 시장은 이튿날 오전 9시 서울시청 영상회의실에서 온·오프라인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세계 유력 언론인, 소셜미디어 스타 19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들은 시가 서울의 매력과 우수한 시 정책을 해외에 전파하기 위해 해외 언론인, 소셜 인플루언서 22명을 초청해 진행 중인 '서울투어 프로그램' 참여자들이다.

박 시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대동강 수질이 어렵다'고 언급하더라"며 "서울시에는 이미 한강을 정비했고 상하수도를 관리하는 경험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 협력하자는 대화를 나눴다"고 소개했다.

박 시장은 같은 날 10시 기자회견에서 "만찬장에서 경제인이나 지방정부 수장들이 헤드테이블에 가서 김 위원장에게 인사할 기회가 있었다. 제가 서울시장이라고 소개하니 김 위원장이 대동강 수질에 대한 얘기를 했고, 그래서 한강 수질 정화나 상하수도 발전 경험에 대한 얘기를 나눈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두 사람의 대화는 방북 첫날 북한의 국빈 연회장인 목란관에서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박 시장은 "공식적인 자리에서 나온 얘기는 아니었다"고 말했지만, 대동강 수질 개선과 평양 상하수도 개선을 위한 남북합작 수도공사 설립은 박 시장이 2016년 11월 발표한 '서울·평양 도시협력 3대 분야 10대 과제'에 이미 포함돼있다.

이번에 박 시장을 만난 김 위원장이 이 문제를 직접 언급한 만큼 대동강 수질 개선 사업이 서울과 평양 간 교류의 기폭제가 될 가능성도 커졌다. 다만, 이 사업은 막대한 SOC(사회간접자본) 예산이 소요되는 만큼 중앙정부의 주무부서인 국토교통부와의 긴밀한 협력이 필수적이다.

서울시의 핵심관계자는 "김정은 위원장이 산림녹화의 필요성도 강하게 얘기했다고 하더라. 자존심 세우지 않고 필요한 건 솔직하게 얘기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지도자라는 인상을 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서울-평양 간 교류에 낙관적인 전망

박 시장은 "그동안 서울과 평양 간의 직접적인 접촉이나 상호 교류가 거의 없었지만, 서울시는 많은 준비를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평양시 인민위원장이나 노동당 평양시당위원장 같은 분들을 처음 만나서 여러 가지 얘기를 나눴다"며 양 도시 간의 교류에 낙관적인 전망을 던졌다.

평양시의 공식 명칭은 '평양직할시'로, 우리와 같이 시장을 따로 두지 않고 차희림 평양시 인민위원장과 김능오 조선노동당 평양시당위원장에게 역할이 분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이 그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두 위원장을 만남으로써 서울과 평양 간 교류의 장벽이 제거되는 부수적인 효과를 누린 측면도 있다.

박 시장은 외국 소셜미디어 스타들과의 만남에서 "여러분들과 평양에 갈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 아예 2년 후로 약속을 할까요? 제가 평양시 인민위원장도 만났는데 특별히 연락해보겠다"라며 웃음을 짓기도 했다.

박 시장은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과의 면담에서는 경평축구 부활, 내년 전국체전, 2032년 서울·평양 올림픽 공동 개최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번에 남북 정상이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 유치를 추진하기로 합의했기 때문에 2020년 도쿄, 2024 파리, 2028년 LA에 이어 2032년 올림픽이 성사되면 한반도의 평화를 확고히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32년 올림픽은 아시아와 유럽, 미주의 대륙 순환 원칙에 따라 아시아에서 열리기 때문에 서울과 평양 공동 개최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고 할 수 있다. 서울은 (체육시설에) 새롭게 비용을 들일 필요가 없고, 평양도 여러 시설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정부 간 긴밀 협력하면 성사가 가능하다. 최종 결정은 2025년이지만 준비는 지금부터 해야 한다."

2002년 평양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박 시장은 "2002년 방문했을 때는 (거리에) 강렬한 사회주의적 구호들이 난무했는데 이번에 보니 유난히 경제를 강조하고 약간 평화적으로 느껴지는 부분도 있었다"고 16년간의 변화에 대한 느낌도 피력했다.

박 시장은 연내로 예상되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 "평양에서 받은 엄청난 환대에 상응하는 환대를 해야 되는데, 쉽지 않겠지만 중앙정부와 협의해서 서울시가 할 수 있는 건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태그:#박원순, #김정은, #대동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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