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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기간 여러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가 지난 5월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오랜 기간 여러 신도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만민중앙성결교회 이재록 목사가 지난 5월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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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 신도인 법원 직원이 이재록 만민중앙성결교회 목사로부터 성폭력을 당한 피해자들의 실명을 유출해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공판1부(부장검사 이정훈)는 "이 목사 성폭력 피해자들의 실명이 유출된 사건을 수사, 법원 직원 등 3명을 입건했다"며 "그 중 2명을 구속 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발표했다. 이어 "이들은 피해자들을 압박해 법정증언을 못하게 하는 등 진실규명을 방해할 목적으로 법원 내부 전산망을 통해 피해자들의 실명, 증인신문기일을 확인했다"며 "이를 120여 명의 신도가 참여하는 SNS 단체대화방에 공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법원 직원이자 만민중앙성결교회 신도인 A씨(40)는 지난 7월 법원 직원 B씨(36)에게 부탁해 두 차례에 걸쳐 이 목사 성폭력 피해자들의 실명과 증인신문기일을 건네받았다. 휴직 중이라 법원 내부 전산망(코트넷)에 접근할 수 없었던 A씨의 부탁에, B씨는 피해자 6명의 실명과 증인신문기일을 휴대폰 사진으로 찍어 A에게 전송했다.

피해자들의 개인정보를 건네받은 A씨는 지난달 SNS 단체대화방에 이를 게시했다. 그러자 법원 직원은 아니지만 같은 교회 신도인 C씨(44)는 이를 '거짓고소녀 명단'이라며 반복 게시했다.

검찰은 개인정보보호법,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A·C씨를 구속 기소했다. B씨는 공무상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A씨에게 "카카오톡 서버는 보관 기간이 짧다, 대화방을 삭제하면 압수수색을 해도 의미가 없다"고 말해준 같은 교회 신도 경찰관 D씨의 비위사실을 경찰에 통보했다.

검찰은 "피고인 A·C씨는 피해자들이 이 목사를 고소한 이후 SNS 단체대화방, 블로그를 운영하며 교회 내 이 목사 지지자들을 규합해 법정 방청과 탄원서 제출을 독려했을 뿐만 아니라 재판진행 상황 등도 공유했다"며 "이 목사 재판 상황이 불리하게 전개되는 것으로 생각하고 피해자들을 압박해 증언을 단념하게 해 재판의 반전을 도모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은 성폭력 사건 이후 악의적 소문이 시달리다 이사하거나 개명까지 했는데 실명 유출로 새 삶을 찾겠다는 노력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라며 "가족들조차 피해사실을 몰랐던 피해자들은 실명 유출로 가장파탄의 불안감과 두려움으로 수면제 처방 및 정신과 치료 중이다"라고 전했다. 또 "이 목사 지지자들을 만날까 두려워 대인기피증에 시달리는 피해자도 있다"며 "위해를 당할까 두려워 지하주차장 등 인적이 드문 곳에는 들어가지 못하는 실정이다"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검찰 피해자지원실, 법원 증인지원실과 협조해 피해자들이 법정에 출석할 때 이 목사와 지지자들과 마주치지 않도록 신변보호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또 코트넷의 운용상 문제점이 확인됐으니 재판 관련 개인정보 관리의 개선 필요성을 법원에 통보해 재발 방지를 요청했다"라고 발표했다. 

한편 이 목사는 상습준강간 등의 혐의로 현재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태그:#이재록, #목사, #만민중앙성결교회, #피해자, #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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