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 "판문점선언 이행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 서명 19일 오전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임석한 가운데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문에 서명한 후 취재진을 향해 들어보이고 있다.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평양공동취재단 김도균 기자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19일 남북한 군사당국 간에 체결된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분야 합의서'(아래 군사분야 합의서)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서해 해상 평화수역 조성에 관한 사항이다.

과거 서해 NLL(북방한계선) 인근 해역에서는 제1·2차 연평해전, 대청해전,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도발 등이 발생해 이 일대는 '한반도의 화약고'로 불려왔다.

쌍방은 이번 군사분야 합의서를 통해 지난 2004년 6월 4일 제2차 남북장성급군사회담에서 서명한 '서해 해상에서의 우발적 충돌 방지' 관련 합의(아래 6.4 합의서)를 재확인하고, 이를 전면적으로 복원·이행해 나가기로 했다. 2004년 당시 남북은 서해해상 우발적 충돌 방지, 군사분계선 선전활동 중지 및 선전수단 제거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6.4 합의서를 채택한 바 있다.

이후 남북은 2007년 10월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남북정상회담 때 서해 평화수역 조성에 합의했지만, 같은 해 11월 국방장관회담과 12월 장성급회담에서 기준선 설정에 대한 이견 때문에 끝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당시 남측은 서해 평화수역을 NLL 기준 등면적으로 조성하자고 주장했지만, 북측은 자신들이 설정한 '서해 경비계선'과 NLL 사이의 수역으로 지정하자고 맞섰다. 이후로도 남북은 NLL 문제를 놓고 좀처럼 견해 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번 군사분야 합의서 체결과정에서도 여전히 이 사안은 남북 사이에 가장 첨예한 문제로 대두되어 쉽사리 합의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어디를 평화수역으로 할지 정하지 못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평화수역 범위는 쌍방의 관할 하에 있는 섬들의 지리적 위치, 선박들의 항해밀도, 고정항로 등을 고려해 설정하되 구체적인 경계선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아래 군사공동위)에서 협의해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설치될 군사공동위 협의를 통해 남북이 서해 NLL일대의 평화수역 및 시범적 공동어로구역의 구체적인 범위를 확정짓겠다는 것이다. 남북 군당국의 고심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최종건 청와대 군비통제비서관은 이날 평양 고려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남측 취재진과 만나 "평화수역의 구역을 합의하지 못했지만, 합의서에 담은 이유는 여전히 합의가 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을 소위 불합의로 넣는 것이 아니라 합의 이행을 위한 매우 강력한 의지를 담아서 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그간 양측의 군사당국은 합의가 되지 않은 사항을 담지 않았지만 이번에는 차별성을 두었고 이것은 명확히 합의가 되지 않은 부분을 군사 공동위를 통해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남북은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 내 제3국 선박의 불법어로 차단, 남북 어민들의 안전한 어로활동 보장을 위해 공동순찰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남북공동순찰대는 비무장선박으로 구성되고, 남북은 6·4합의서 내용을 준용하여 상대측을 자극하는 발언 및 행동을 금지하는 것을 명문화하는 등 우발적 충돌 방지 대책을 세우기로 했다.

이밖에 남북은 한강(임진강) 하구 공동이용을 위한 군사적 보장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한강하구는 정전협정 제1조 5항에 따라 남북 민간선박의 자유로운 항행이 보장되는 중립수역이지만 현재는 접근이 제한돼 있다. 우리 군은 남북 공동수로조사와 민간선박의 한강하구 수역 이용을 군사적으로 보장할 예정이다. 한강하구 공동이용 방안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향후 남북이 공동으로 건설용 골재를 채취하거나 관광·휴양, 생태보전 등 다목적 사업이 가능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특별취재팀]
취재 : 안홍기(팀장), 구영식 김도균 신나리
사진 : 권우성, 이희훈
오마이TV : 이승훈 김종훈 정교진 김혜주
편집 : 박수원, 박혜경, 김지현, 김예지

태그:#군사분야 합의서, #남북정상회담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