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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명교회 신축 논란과 관련 '동명동을 사랑하는 주민 모임'과 동명교회 측이 <오마이뉴스>를 통해 몇 차례 의견을 주고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7일 광주 동구(구청장 임택) 주선으로 양측은 직접 만나 상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모임 이후 의견을 정리한 주민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정리한 글을 <오마이뉴스>에 보내왔습니다. [편집자말]
 
주민들이 주장하는 동명교회 신축 예정지와 주차장 활용예정지.
 주민들이 주장하는 동명교회 신축 예정지와 주차장 활용예정지.
ⓒ 동명동을사랑하는주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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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동명교회는 교회 건물 노후화를 이유로 건물 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10여 년 전부터 주변 주택들을 지속해서 매입하여 교회 부지를 확장해오고 있다. 토지매입이 어느 정도 성공적으로 완료되었다 판단했는지 교회 측은 그 부지를 최대로 활용한 크기의 대형건물(연면적 1만1634㎡, 지하 1층, 지상 4층, 높이13.2m)을 신축하려 하고 있다.

광주 동구청의 교회 건축 심의 과정에서조차 교회 대형화로 가장 큰 피해를 받게 될 주변 거주 주민들에게 아무런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다. 교회가 동네를 집어삼킬 만한 건물을 짓는다는 것을 뒤늦게나마 알게 된 주민들은 '동명동을 사랑하는 주민모임'(이하 주민모임)을 조직해 동명교회 측에 대형 건물 신축 중단 및 교회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주민모임은 건축허가를 주관하는 광주 동구청이 아무런 피해 대책 없이 건축심의를 통과 시킨 것에 지속해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이 건물이 지어지게 될 경우 그리고 현재 이 교회가 주변에 미치는 문제의 심각성을 동구 구민들과 광주시민들께 알리려 노력하고 있다.

이에 광주 동구청은 9월 7일 동명동 주민센터에서 주민들과 교회 측이 서로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간담회 자리를 주재하였다. 주민모임 구성원 일부가 참석하여 처음으로 교회 측 관계자들과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아래 발언들은 이 간담회 자리에 참석한 동명교회 담임목사와 장로들이 동명동 주민들에게 한 말 중 일부이다.

"지금 건물이 낮고 방음이 안 되다 보니 '잠을 잘 수 없다'고 집을 사달라고 해서 가까이 있는 집들을 사기도 했고, 일부는 주차문제 등 교회 필요에 따라 먼저 매입을 요구한 적도 있다."

"보편적으로 사람들이 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래된 가옥들이라 구입한 것이다. '아주 좋은 집'을 구입한 것은 아니다."

"원래는 2500석 규모의 예배당이 필요하지만, 주민들을 배려해 1800석 정도로 최대한 규모를 줄여 추진하고 있다."
"3~4년 전에 동네에 와놓고 큰소리치지 말아라. 한 50년 살아보고 이야기해라"

"주일에 주차 문제로 불편을 드린 건 맞지만 일주일 내내, 365일 불편을 드린 것처럼 이야기하지 말라"

"새 교회 건물이 들어서서 동네가 아름다워질 수도 있는 것 아니냐"
"동명동에 주민이 주택 지을 때 교회에서 반대하더냐?"
"동명동은 문화적인 개념으로 볼 만한 그런 가치가 있는 곳은 아니다."


이 교회의 이상복 담임목사가 직접 말한 것처럼 교회 주변은 시끄러워 사람이 살 수가 없다. 교회 건물 바로 옆 주민은 소음을 견디지 못하고 동명동을 떠났다. 또한 아무도 그 집을 사려고 하지 않아 교회 측에 매입해 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교회 측이 주장하는 건물 신축 필요성도 교회 확장 및 대형화를 위한 핑계일 뿐 전혀 설득력이 없다.

건물의 노후화나 계단으로 인한 불편함이 문제라면 충분히 개보수할 수 있으며 혹은 현재 부지에 건물 크기를 유지하는 선에서 신축을 해도 교회 활동에 아무런 지장이 없을 것이다.

 
동명교회 신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내건 플래카드.
 동명교회 신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이 내건 플래카드.
ⓒ 동명동을사랑하는주민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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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주변 주민들에게 주는 소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새 건물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지금까지 수십 년간 기초적인 방음 시설조차 하지 않고 인근 주민들에게 민폐를 끼쳤다는 뜻이고 이에 대해 전혀 미안해 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을 뿐이다.

교회의 소음 문제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매우 심각하다. 새벽 시간, 저녁 시간, 평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지속하며 오늘도 누군가 교회 새벽기도 울부짖는 소리 때문에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받고 있다며 구청에 민원 글을 올렸다. 하지만 이를 근본적으로 제한할 법이 없어 교회의 자제만을 바랄 수밖에 없는 현실이고 기괴한 소음은 날이 갈수록 더 커져만 간다.

교회 측은 전과 똑같은 설계도면을 내밀며 원래는 교인들을 위한 카페, 휴게공간이었던 곳을 주민들이 교회 안에 와서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히 배려해 설계했다는 말장난을 한다. 건축용지를 최대치로 활용하는 대형건물을 짓고자 하여 신축건물의 형태를 기형적으로 설계하였음에도 기존 건물의 배치가 문제여서 신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우리 주민들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한꺼번에 몰려드는 교회 차량 수백 대의 원활한 통행을 위해 확장을 계획한 도로와 교회 인근 주택가 골목길 가운데에 조성한 교회전용 주차장으로 이동하는 신도들의 안전을 위한 해괴한 횡단보도. 그리고 교회 주변에만 설치되어 자칫 차량 속도를 증가시켜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 안전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는 교인 전용 보행로 등의 시설들을 교회 관계자들은 인근 주민들이 더 편하게 다닐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 교회의 대다수 교인은 이 동네에 살지도 않는다. 예배만을 위해 먼 곳에서 버스를 대절해서 오고 직접 수백 대의 차를 몰고 와 교회 인근에 사는 주민들에게 극심한 피해를 주고는 유유히 사라진다.

물론 이러한 피해를 주는 걸 교회 관계자들도 알고 있는 듯하다. 이런 점을 악용해 주변 주택건물을 쉽게 사들였고 나무들과 주택건물을 철거하고는 매연만 가득한 황량한 교회 전용 주차장을 만들었고 주민들을 내쫓고 주변 주거지역을 말살했다. 신축하려는 대형건물 또한 인근 주택에 바짝 붙여 설계해놓은 것으로 보아 아쉽게 아직 매입하지 못한 주택들까지 교회 소유로 만들려는 계획 또한 충분히 가늠할 수 있다.

이러한 행위는 한 종교단체가 주변 주민들에게 실체적인 폭력을 가한다고밖에 볼 수 없다.

대형교회의 영향력과 자금으로 한 동네를 변형시켜버리는 것 또한 범죄이다. 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하지만 어떤 법도 아름다운 마을을 없애면서까지 교회 건축을 하라고 하지 않았고, 어떤 법도 주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면서까지 건축하라는 뜻은 아닐 것이며, 어떤 건축법도 단아한 근대건축 단지가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다. 종교에도 법이 있다면 또한 그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주변 주민들은 현재도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으며 건물 대형화로 그 문제점이 확장되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수많은 사람이 교회 주변에는 절대 살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작은 주택들과 좁은 도로가 대부분인 동네 한가운데에 커다란 종탑과 십자가를 포함한 34.2미터 높이의 대형건물을 신축하는 것이 당신들이 믿는 신이 진정 원하는 것인지 되묻고 싶다.

다른 지역에서 오는 수천 명의 신도만을 위한 대형건물과 수백 대의 차량을 위한 광활한 주차장이 필요하다면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교세 확장을 위해 사들였던 부지를 원래의 평온했던 주택단지로 되돌려 주길 요청한다.

태그:#동명교회, #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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