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무슨 생각할까 6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2018.9.6

▲ 파울루 벤투, 무슨 생각할까 6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코스타리카와의 친선경기를 하루 앞두고 기자회견하고 있다. 2018.9.6 ⓒ 연합뉴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0월 12일과 16일 우루과이와 파나마를 불러들여 두 차례 평가전을 치른다. 벤투호 2기 명단은 오는 10월 1일 발표될 예정이다.

지난 1기 명단의 경우, 기존 대표팀 멤버와 축구협회가 제공한 데이터에 상당부분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면, 이번에야말로 사실상 벤투 감독이 직접 두눈으로 일일이 확인을 거쳐 선정하게 될 첫 대표팀 명단이라는 점에서 감독의 진정한 선호도를 파악할 수 있는 기회다. 1기 명단에 비하여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역시 최전방을 책임질 공격수 후보군이다.

벤투호 1기의 황태자로 부상했던 지동원(아우크스)은 최근 불필요한 행동의 대가로 이번 대표팀 합류가 사실상 불발됐다. 지동원은 최근 소속팀 아우크스부르크의 경기에서 오랜만에 득점포를 가동했으나 이후 세리머니 과정에서 무릎 인대 부상을 입으며 몇주간 경기출장이 불가능하게 됐다.

지난 러시아월드컵 출전이 불발됐던 지동원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며 대표팀 명단에 오랜만에 복귀하여 주목받았다. 코스타리카-칠레와의 A매치 2연전에서 지동원은 선발과 교체로 두루 활약하며 비록 골은 넣지 못했지만 무난한 활약을 보여줬다. 연계형 원톱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의 전술적 취향에 부합하는 카드인데다, 소속팀에서도 오랜만에 골맛까지 보며 상승세를 타던 시점이었기에 지동원의 뜻하지 않은 부상은 아쉬움이 크다.

공격수 후보 1순위는 역시 황의조

4-2-3-1 포메이션을 선호하는 벤투 감독의 축구에서 원톱의 역할은 직접 득점보다 팀플레이에 더 초점이 맞춰진다. 최전방에서부터 적극적인 압박하고 상대를 괴롭히는 수비수의 역할은 물론이고, 폭넓은 활동량과 연계플레이를 통하여 아군이 침투핤후 있는 공간을 창출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뛰고 조직적인 압박을 수행할수 있는 기동력과 활동량을 갖춘 선수들이 요구된다.

현재로선 지동원이 빠진 벤투호의 차기 원톱 공격수 후보 1순위는 역시 황의조(감바)다. 지동원과 함께 지난 벤투호 1기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렸던 황의조는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9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으로 김학범호의 금메달에 크게 기여했다. 소속팀 감바 오사카에서의 비중과 활약도 절대적이다. 하지만 A매치에서는 13경기에 출전하여 1골에 그치며 아직 A대표팀에서는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황의조는 연계능력이 활동량 등에서 지동원과 비슷한 장점도 갖추고 있지만 경기를 풀어나가는 스타일은 다르다. 좀더 직선적인 플레이를 선호하는 황의조는 수비라인을 단번에 깨뜨리는 침투능력이 발군이고 문전 어디에서든 논스톱 슈팅을 때릴 수 있는 파괴력까지 갖추고 있다. 대표팀의 또다른 공격자원인 손흥민(토트넘)-황희찬(함부르크)-이승우(베로나) 등과 아시안게임을 통하여 좋은 호흡을 맞춰본 경험이 있다는 것도 연속성 차원에서 황의조의 중용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이유다.

깜짝 발굴 사례 나올 수 있을까, '관심'

손흥민이나 황희찬도 언제든 최전방에 투입할수 있는 카드다. 손흥민은 신태용 감독 시절 4-4-2 전술에서 스트라이커로 자주 나섰으며 소속팀에서도 종종 원톱 공격수로 나선 경험이 있다. 황희찬은 대표팀에서는 측면에서 활약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소속팀에서는 원톱으로 더 많이 기용되었을만큼 낯선 포지션이 아니다.

벤투 감독이 굳이 고정된 스타일만을 고집하지 않는다면 다른 유형의 공격수들을 활용해볼 수도 있다. 장신 타깃맨 자원으로 분류되는 김신욱(전북)이나 석현준(스타드 렌)이 좋은 예다. 김신욱은 호불호가 엇갈리지만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는 독보적인 제공권을 가지고 있다. 슈틸리케-홍명보-신태용-조광래 등 여러 대표팀 감독들을 거치면서 우선순위는 아니어도 플랜B로서의 경쟁력은 항상 인정받았던 이유다. 그러나 벤투호 1기에서 제외된데서 보듯 장점과 단점이 모두 뚜렷하고 벤투 감독의 성향과는 거리가 있는 선수라는 것도 분명하다.

석현준은 폭발력은 다소 부족하지만 지동원과 함께 유럽무대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은 몇 안 되는 공격수라는 희소성이 있다. 2018년 이후로 눈에 띄는 활약상이 없는게 아쉽지만 벤투 감독은 당장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라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언제든 대표팀에 발탁할 수 있다고 공언한 바 있다. 한 번쯤은 벤투 감독이 점검해볼 가치가 있는 선수다.

K리그를 통하여 아예 새로운 선수들을 실험해 볼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재 K리그 득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있는 국내 선수를 놓고보면 이동국(전북), 허용준(전남), 문선민(인천) 등이 눈에 띈다. 다만 이동국은 불혹을 바라보는 노장인데다 벤투 감독이 선호하는 공걱수 성향과는 거라기 있고, 허용준과 문선민은 최전방보다 2선이 더 어울리는 선수들이다. 중앙과 2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베테랑 이근호(울산), 최근까지 상주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준 주민규(이랜드) 등도 지켜볼 만한 카드다.

현재로서 벤투 감독이 원하는 풍부한 움직임과 전술 이해도가 골 결정력까지 겸비한 선수를 K리그에서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게 걸림돌이다. 슈틸리케 감독 시절의 이정협(쇼난 벨마레)처럼 크게 주목받지 못하던 선수들을 깜짝 발굴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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