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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거인멸' 논란 유해용 전 판사 소환 압수수색영장 기각 후 자료를 파기해 증거인멸 논란을 일으킨 유해용 변호사(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가 12일 오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되고 있다.
▲ "증거인멸" 논란 유해용 전 판사 소환 압수수색영장 기각 후 자료를 파기해 증거인멸 논란을 일으킨 유해용 변호사(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가 12일 오전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과 관련해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 소환되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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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양승태 대법원의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한 지 4개월 만에 처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상은 유해용 변호사, 최근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았던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이다.

18일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 검사)은 법원에 유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혐의는 공무상 비밀누설,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이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그가 대법원에서 다룬 숙명여대의 '변상금부과처분취소' 소송을 변호사 개업 후 수임해 승소한 사실도 새로 밝혀냈다.

그러나 검찰이 유 변호사의 구속영장을 청구한 데에는 그의 노골적인 증거인멸 행위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현행법상 증거인멸죄는 '자기 증거'를 없앤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검찰은 그가 수사 대상인 대법원 문서들을 모두 파기한 행위 자체를 중대한 범죄로 봤다.

검찰 "증거인멸 우려 현실화... 구속수사 결정"

유 변호사는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으로 근무하다 지난 2월 법복을 벗었다.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을 수사하던 중 그가 '박근혜 비선진료' 박채윤씨의 특허소송 관련 자료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빼돌린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9월 5일 유 변호사의 사무실을 수색하던 중 판결문 초고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다수 포함된 대법원 기밀자료 수만 건을 발견해 법원에 압수수색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하지만 법원은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기각했고, 검찰은 당시 증거인멸을 우려해 유 변호사에게 "파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았다.

그러다 7일 검찰은 유 변호사를 대상으로 세 번째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사흘 동안 시간을 끌다 결국 '기각'이라는 결론을 냈다. 유 변호사는 이날 오후 늦게 법원행정처에 자료를 파기했다고 통보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18일 "증거인멸 우려가 단순한 우려를 넘어 현실화했기 때문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라며 "통상적으로 이런 상황에서는 구속수사를 해왔다"라고 강조했다.

사상 초유의 사법부 수사, 조금씩 윗단계로...

검찰은 수사 개시 4개월여 만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수사강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보인다. 사법부가 수사 대상인 초유의 사건에 검찰은 그동안 검사 30여 명을 투입하면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수사는 다소 더디게 진행됐다. 검찰은 사건의 핵심인물로 '직진'하지 않고 아래서부터 차근차근 범죄 혐의를 쌓아 왔다. 검찰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등 '윗선' 수사로 향하기 위해 법원행정처 전·현직 심의관 조사에 집중했다. 지금까지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전·현직 판사들만 50여 명이다.

이 과정에서 대법원과 행정처에서 근무했던 판사 상당수가 당시 사용했던 휴대폰을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렸다" "송곳으로 찍은 뒤 내다 버렸다" "절에 불공을 드리러 갔다가 잃어버렸다"라며 제출하지 않았다.

유 변호사의 경우 중요 수사 자료인 빼돌린 재판 기록까지 모두 파기하면서 증거인멸에 나서자, 검찰도 결단을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증거인멸까지 한 범죄를 그대로 놔둘 수 없다"라고 밝혔다.

구속까지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법원은 이미 유 변호사의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며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기각했는데, 세 차례나 같은 판단을 내린 판사들이 다시 유 변호사의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정하기 때문이다. 지금껏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들은 사실 관계를 파악하는 압수수색 단계에서도 약 90% 가까이 영장을 기각하며 검찰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유 변호사는 직접 자료를 파기했고, 9월 13일 김명수 대법원장이 다시 한번 검찰 수사 협조를 공언했다. 또 법원이 신뢰를 잃은 상황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할 명분을 잃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 변호사의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빠르면 추석 전에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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