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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phane Hessel의 저서 "분노하라"
▲ 분노하라 Stephane Hessel의 저서 "분노하라"
ⓒ 돌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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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어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말에 현혹되어 자신의 모자람과 어리석음을 자책하면서 열심히 자기 계발에 몰두하던 나의 젊음 시절이 있었다. 그때 애창하던 시가 하나 있었다.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마라"로 시작되는 Pushkin(1799~1837, 러시아)의 시다.

부닥친 현실이 너무 각박하고 어려울 때마다 "슬픈 날을 참고 견디면 좋은 날이 오리니"라는 구절에 희망을 걸었고, "현실은 언제나 슬픈 것, 그리고 지나간 것은 그리워진다"에 위안을 받았다.

세월이 흘러 이제 북망산을 찾아야 할 나이가 되어서야 나는 푸시킨의 시가 주변을 원망하지 말고 참고 견디면 미래는 밝을 것이라는 근거 없는 희망을 안겨 줌으로써 즉 진실보다는 거짓을 미화하는데 기여하여 결과적으로 사회에 해독을 끼침을 깨닫는다. 

우리의 삶이 부조리한 사회구조 속에 얽매어져 있어서 이유 없이 슬픔을 안아야 할 사람과 그런 사회구조 속에 자리 잡은 온갖 사회악에 고통받고 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그리고 가난, 질병, 실업, 범죄 등이 개인적 문제인 것 같지만 그 이면을 파고들면 그 원인이 대부분 사회적 문제와 결부되어 있음을 알게 된 것이다.

그래서 뉴욕 월가의 거대한 세계 금융자본의 횡포한 욕심이 선량한 수많은 시민 개개인의 삶을 어떻게 파괴시키는지를 이해하게 되었다.

참고 기다릴 것이 아니라 노여워하며 일어서야 한다고 외친 Stephane Hessel(1918~2013, 프)은 그의 저서 "분노하라"에서 "모든 시민에게 생존의 방편이 보장되는 사회, 특정 개인의 이익보다 일반의 이익이 우선하는 사회, 금전에 휘둘리지 않고 부가 정의롭게 분배되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부조리한 사회구조와 불합리한 사회제도에 대해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하였다.

Audre Lorde(1934~1992, 미국)는 그녀가 쓴 Sister outsider에서 인종차별, 가부장제, 여성 혐오 문화, 약자 억압, 등에서 침묵과 순종을 선택하면 그 고통은 다음 세대로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분노야말로 이 고통을 끊는 시발점이 된다고 한다. 분노는 잘 활용하면 파괴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혐오와 다른 강력한 연료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 내게 빛이 된 건 바로 분노"라고 역설하였다.

1% 금융자본에 대항하여 99%의 시민들은 궐기하라는 미국의 Occupy 운동, 빈부격차, 청년실업 증가에서 시작된 스페인의 Losindignados 운동, 여성 인권 신장을 위한 아르헨티나의 Ni Una Menos 운동, 부당한 정치권력에 맞선 한국의 촛불시위, 또 요즘 세계 각처에서  마른 들판의 불길처럼 퍼져가는 미투(me too) 운동 등은 부조리한 사회구조와 불합리한 사회제도에 대한 분노가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말해 주고 있다.

삶이 나를 속일 때 조용히 참고 기다리며 견디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고 지금까지 살아온 것이 후회스럽다. 뒤늦은 깨달음이지만 지금부터라도 나는 분노하고 그 분노를 행동으로 나타내야겠다.
 

태그:#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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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태어난 해: 1942년. 2. 최종학력: 교육대학원 교육심리 전공[교육학 석사]. 3. 최종이력: 고등학교 교감 명퇴. 4. 현재 하는 일: '온천세상' blog.naver.com/uje3 (온천사이트) 운영. 5. 저서: 1권[노을 속의 상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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