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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이하 무브 서밋)'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지난 7일 인도에서 열린 "무브(MOVE) 글로벌 모빌리티 서밋(이하 무브 서밋)"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현대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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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남북정상회담의 특별 수행원으로 방북하는 국내 4대 그룹 총수 중, 정의선 현대차그룹 총괄 부회장만 명단에서 빠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6일 임종석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준비위원회 위원장은 경제 분야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수행할 17인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을 비롯해 국내 4대 그룹의 총수가 포함됐지만 정 부회장은 제외됐다. 미국 정부의 수입자동차에 추가 관세 부과 조치와 관련해 이미 미국 출장 일정이 잡혀있었던 것.

당초 재계 일부에선 현 정부의 첫 평양정상회담의 상징과 중요성을 감안해, 4대 재벌 총수가 방북에 동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역시 마지막까지 정 부회장의 평양 방문을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현대차쪽에서 청와대에 정 부회장을 대신해 김용환 부회장이 방북하도록 양해를 구했고, 청와대 역시 수긍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위원장도 방북 수행단 명단을 발표하면서 "정 부회장은 오늘(16일) 출국해서 윌버 로스 미 상무부 장관 등 많은 미팅이 잡혀 있는 걸로 안다"고 소개했다. 

17일 현대차도 정 부회장의 출국 사실을 확인했다. 지난 16일 미국 출장길에 오른 정 부회장은 미 정부가 검토 중인 (미국 시장내) 수입 자동차에 25% 추가 관세 부과 조치를 두고, 미국내 유력 인사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방침이다.

정 부회장이 할아버지였던 고 정주영 회장의 소떼 방북에 이어 2007년 정몽구 회장의 방북 등 3대째 방북을 포기하면서까지 미국으로 간 이유는 단순하다. 그만큼 현대차 입장에선 미국 자동차 시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은 현대기아차 그룹에서 최대 자동차 수출 시장 중 하나로 올라섰다. 작년 말 기준으로 미국 현지 자동차 판매 대수는 모두 127만 5223대. 매출로 따지면 북미 시장은 50조 8807억 원을 기록했다. 현대기아차 그룹 전체 판매에서 북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현대차는 15%, 기아차는 21%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규모로만 보더라도 중국에 이어 두번째 시장이다.

하지만 올들어 미국 시장에서 판매량이 감소하는 등 고전을 해온데다, 최대 25%에 달하는 관세까지 부과되면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자동차업계 주변에서는 25% 관세가 현실화될 경우 현대기아차는 연간 3조5000억원에 달하는 세금폭탄을 맞을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신의 지지층을 위해 자동차 관세 25% 부과 카드를 꾸준히 흘리고 있다"면서 "실제로 집행될지 여부는 두고봐야하겠지만, (현실이 된다면) 현대기아차 입장에선 1년 이익이 한순간에 날아갈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현재 자동차 관세 부과을 두고, 관련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의견을 듣는 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 부회장 역시 상무장관과의 면담을 통해, 현대기아차가 그동안 북미 자동차 시장에 투자한 실적 등을 적극 설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도학 현대차 이사는 "국내서 생산되는 차량의 상당부분이 미국으로 수출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이 현실화되면 막대한 파장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이어 "정 부회장 등 그룹의 미국 방문단이 미 정부 당국자들과의 만남 자리에서 현대차의 입장을 충분히 잘 전달하고 소통에 나설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태그:#정의선, #현대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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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배우고, 듣고, 생각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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