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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괜찮은 사람들 전경
 (주)괜찮은 사람들 전경
ⓒ 괜찮은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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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괜찮은 사람들 박완규 대표
 (주)괜찮은 사람들 박완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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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돈 벌어서 잘해 줄게'는 안 된다. 지금 내 품에 있을 때 베풀어 돈 벌어 가게 해야지. 우리 직원들은 20살부터는 연봉 3000만원, 18살 막내도 연봉 2500만원이다. 돈 많이 벌어야 하는 이유다."

그의 말은 명료했다. '요식업도 바뀌어야 산다'는 발상의 전환이 느껴졌다. 최저임금 상승으로 경제가 망했다는 이야기가 신문 지면에 도배되는 요즘, (주)괜찮은 사람들 박완규 대표의 말은 정말 색다르게 다가왔다.

전남 여수시의 음식점 '괜찮은 사람들'은 월 평균 매출이 2억원을 웃돈다. 작년 여름에 문을 열어 이제 고작 일년을 넘긴 식당인데 20명이 넘는 직원 모두 정직원이고 알바는 쓰지 않는다.

이곳 직원 초임 연봉은 최소 2500만원에서 시작한다. 주52시간 근로 제외 업종이다 보니 하루 10시간씩 일하는 것만 빼면 웬만한 기업 못지않다. 박완규 대표는 성과를 초과하면 연말에는 성과급도 지급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요식업은 알바를 많이 써야 하는 직종이지만 우린 4대 보험 다 넣고 정식 직원으로 채용하는 것이 원칙이다"라며 "알바를 쓰면 인건비를 아낄 수 있다, 하지만 알바 대신 직원들을 쓰면 일에 열중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진 그의 말은 이랬다.

"이번 여름에 직원들을 다 일본에 보내려고 했어요. 그런데 올 여름이 유난히 바빠서 보내면 안 된다고 직원들이 말려서 못 보냈어요. 너무 미안했죠. 차후 3일 정도 조를 짜서 바람도 쐴 겸 여행을 보낼 예정이에요. 직원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괜찮은 사람들 내부 풍경
 괜찮은 사람들 내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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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릿노릿 익은 닭구이 맛이 그만이다
 노릿노릿 익은 닭구이 맛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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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은 사람들'은 350석 규모 식당이다. 1층은 150명, 2층은 2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저녁 때는 1, 2층이 꽉 찰 정도로 손님이 많다. 주 메뉴는 닭구이와 돼지갈비, 소갈비, 마늘 삼겹살이고 낮에는 점심 특선으로 왕갈비탕과 김치찜, 초계국수 등을 맛 볼 수 있다.

그런데 '괜찮은 사람들'에는 주방장이 없다. 주방장이 없는 식당을 모토로 내건 이곳은 주방장 개인의 손맛에 의지하지 않고 시스템으로 맛을 낸다. 주방장에게 들어가는 인건비를 직원들에게 돌려주는 식이다.

또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올려 임대료 부담이 없는 것도 이점이다. 요리연구가와 정육을 담당하는 본부장이 수백 번의 실험을 통해 맛을 표준화했다. 식재료는 새벽시장에서 사온 국산이다.

모든 고기는 초벌구이를 거쳐 두 번씩 굽는다. 구워온 고기를 바로 불판에서 데워 먹으니 냄새 밸 걱정이 없고 고기가 타지 않아 좋다.

음식 맛뿐만 아니라 직원들의 서비스도 좋다. 한 직원은 "저희 가게 이름이 '괜찮은 사람들'인데 음식 또한 괜찮은 것 이상으로 나온다"면서도 "음식 맛 못지않게 서비스도 좋다, 괜찮은 식당 서비스를 누리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홀에서 서빙을 담당하는 정여호수아(18)군은 "일을 시작할 때부터 식당에 손님이 많은 건 알았지만 손님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일하다 보면 힘든 일보다 즐거운 일이 더 많다"고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검정고시를 패스한 정군은 앞으로 농업대학에 가고 싶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정군은 "300여명이 꽉 차는 경우가 많아 정신이 없기는 하다, 하지만 잘 배워서 이 사업을 꼭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거상 임상옥의 일대기를 그린 드라마 <상도>에서 임상옥은 이렇게 말했다.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

사업에는 절제와 균형, 신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사업주가 직원들에게 줄 것은 주고 일을 시킨다면 직원들도 신뢰를 가질 수 있고 그것은 고객 감동 서비스로 이어진다. 괜찮은 사람들의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태그:#괜찮은 사람들, #박완규, #최저임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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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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