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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구의회 본회의 모습
 유성구의회 본회의 모습
ⓒ 유성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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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를 뒤로 바꾸기 전에는 사과할 수 없다"

겸직 금지 의무 조항과 영유아보육법을 위반한 윤정희 유성구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이 사전 약속된 '공개 사과' 마저 거부해 눈총을 사고 있다. 자신의 '공개 사과' 안건이 1번으로 올려졌다는 게 사과를 거부한 이유였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유성구의회 3층 본회의장. 이날 윤 의원은 발언대에 올라 겸직금지 의무 위반과 영유아보육법 위반한 일에 대해 공개 사과하기로 돼 있었다.

윤 의원은 지난 달 24일까지 모 민간어린이집 원장 및 대표를 맡아 왔다. 지방자치법에는 '지방의원은 다른 직을 겸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어린이집의 경우 해당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있어 겸직 위반에 해당된다.

영유아보육법도 위반했다. 영유아법에는 '어린이집 원장은 전임이어야 하며, 다른 업무를 겸임할 수 없다'고 규정돼 있다. 그런데도 윤 의원은 구의원직과 어린이집 원장을 겸직하며 지난달까지 어린이집으로부터 월급까지 받아 챙겼다. 유성구는 뒤늦게 이를 확인하고 지급된 원장 급여 중 국고 지원분을 환수조치하고 과태료를 부과했다. <관련기사: '구의원의 어린이집 원장 겸직'.. 유성구의회도 윤리특위 구성할까? (8.24)>

윤리특위 소집 대신 '공개 사과' 합의했지만...

유성구의회는 윤 의원의 법 위반 내용으로 볼 때 그냥 넘기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의원 회의를 여러 차례 열고 윤리특위 구성 여부를 논의했다. 하지만 윤 의원이 소속된 한국당 의원(12명 의원 중 5명)들의 반대로 윤리특위 구성에 이르지 못했다. 대신 본회의장에서 '공개 사과'를 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하지만 윤 의원은 이날 발언대에 서지 않았다. 윤 의원은 돌연 1호 안건으로 돼 있던 '공개 사과' 식순을 "후 순위로 바꿔주기 전에는 사과하지 않겠다"고 요구했다. 집행부 직원들이 자리를 비웠을 때 사과하겠다는 의도였다.

 
지난 5월. 대전 유성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원장들이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한국당 유성구의원 비례후보 1번으로 공천된 윤정희 씨의 공천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5월. 대전 유성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 소속 원장들이 대전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자유한국당 유성구의원 비례후보 1번으로 공천된 윤정희 씨의 공천 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 유성구 민간어린이집연합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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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옥 유성구의회 의장은 "지금까지 의원 발언은 개회사 다음 순서로 안건을 상정해 왔다"며 "사과는 유성구민에게 하는 것인데 순서를 바꿔야만 사과하겠다는 건 사과 취지는 몰론 이치에도 맞지 않다"고 받아들이지 읺았다. 그러자 윤 의원은 이날 끝내 발언대에 서지 않았다.

하 의장은 "윤 의원에게 윤리특위를 소집하지 않고 본회의장에서 공개 사과로 잘못을 털고 갈 기회를 줬는데도 납득할 수 없는 이유를 내세워 이 마저도 외면했다"며 "매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시민단체 "공개 사과 거부하면 제명 요구할 수 있다" 경고 

김정동 대전참여자치연대 사무처장은 "명백한 잘못을 하고도 약속된 공개 사과마저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거부한 것은 유성구민은 물론 대전시민을 우롱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얼렁뚱땅 넘어갈 일이 아니다"며 "계속 공개 사과를 거부할 경우 시민들이 나서 윤리특위 소집을 통한 제명을 요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정희 유성구의원
 윤정희 유성구의원
ⓒ 유성구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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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구의회는 내달 2일 오전 11시, 제2차 본회의가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이날 미처리 안건으로 남아 있는 윤 의원의 '공개 사과 건'의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앞서 윤 의원은 지난 지방 선거 때 유성구민간어린이집연합회 전 원장 경력 등으로 자유한국당 유성구 비례대표 1번에 공천됐다. 이에 대해 유성구민간어린이집연합회는 당시 기자회견 등을 통해 윤 후보가 허위 경력과 학력으로 유성구연합회장회장에 선출됐고, 같은 허위학력과 허위경력으로 유성구청과 대전시청으로부터 각각 보육유공자 포상을 받았다며 자유한국당 대전시당에 공천 철회를 요구했었다. <관련기사:"자유한국당 대전시당, 허위경력 후보 왜 감싸나?" (5.25)>
 

태그:#유성구의회, #겸직위반, #윤정희 의원, #공개 사과, #대전참여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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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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