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당진시수화통역센터의 임상빈, 박유미 수화통역사 두 수화통역사는 4일 간의 시정질문 동안 농아인을 위한 수화통역방송에 참여했다.
▲ 당진시수화통역센터의 임상빈, 박유미 수화통역사 두 수화통역사는 4일 간의 시정질문 동안 농아인을 위한 수화통역방송에 참여했다.
ⓒ 최효진

관련사진보기

 
"수화를 30분 넘도록 통역하다보면 집중력이 흩어집니다. 30분 간격으로 서로 교대를 해주고 있습니다."

당진시의회가 최초로 수화통역을 시작했다. 시정질문이 이루어지는 4일 동안 수화통역을 맡은 당진시수화통역센터의 임상빈 수화통역사와 박유미 수화통역사는 의원들의 질문들을 통역해 방송으로 내보냈다. 

임 통역사는 "일반적인 통역과는 아무래도 달라요. 전문용어가 많은 것도 이유이지만 시정에 대한 비판을 하는 경우에도 통역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돌려서 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라고 말했다. 이것은 언어의 구조적인 차이 때문이다. 수화는 직선적으로 말하지만 한국어는 돌려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너 많이 예뻐졌다'를 통역할 경우 수화에서는 '너 전에는 못 생겼는데, 지금은 예쁘다'로 통역을 해야 한다. 특히 한국어의 경우 비판을 돌려서 말하는데 통역을 할 때는 다시 한 번 생각해서 직설적인 비판으로 바꿔야 하는 의역 과정을 더 거쳐야 한다.
 
당진시의회 수화통역 장면 임상빈 수화통역사가 수화 통역에 한창이다.
▲ 당진시의회 수화통역 장면 임상빈 수화통역사가 수화 통역에 한창이다.
ⓒ 최효진

관련사진보기

   
임 통역사는 시정질문 통역이 생활 통역보다 몇 배는 힘든 작업이기는 하지만 기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임 통역사는 "공공영역 수화 통역이 확대되는 것은 평소 염원했던 일이었어요. '노래하는 사람은 단 한 사람을 위해서도 노래를 부른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정에 관심 있는 단 한사람의 농아인이 있다면 그를 위해서 이런 작업을 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보다 근본적인 이유도 있다. 임 통역사는 "비장애인들에게도 정치와 생활은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특히 장애인들에게 정치권의 정책 결정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시정에도 관심을 가져야 할 중요한 이유죠"라고 말하며 정책 결정에 대한 관심을 강조했다. 
 
박유미 수화통역사의 수화통역 모습 당진시의회에서 시정질문 동안 두 수화통역사는 30분 간격을 기준으로 교대로 수화통역을 진행했다.
▲ 박유미 수화통역사의 수화통역 모습 당진시의회에서 시정질문 동안 두 수화통역사는 30분 간격을 기준으로 교대로 수화통역을 진행했다.
ⓒ 최효진

관련사진보기

 
박유미 통역사에게도 이번 통역은 특별하다. 박 통역사 역시 "전문 용어가 아무래도 난해합니다. 비장애인들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들을 전달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아요"라면서도 "(시정질문 수화통역이) 개인적으로는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새롭기도 합니다. 농아인들에게 의정활동과 시정정보를 전달 할 수 있는 것 자체로 좋은 기회죠"라고 말했다.

당진시의회 김기재 시의장은 "확실한 변화를 주기 위한 고민을 하다보니 이런 방법도 시도하게 됐다. 지금은 일종의 시범 사업 개념이기는 하다. 다음 정례회 때 이루어지는 행정사무감사에서는 홈페이지 방송뿐만 아니라 SNS 방송까지 확대해서 자연스럽게 수화통역방송이 안착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시정질문을 수화로 방송하는 것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불안한 점도 있다. 수화통역사의 부족 때문이다. 병원을 가야하는 경우처럼 수화통역이 급하게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당진수화통역센터에서 일하는 3명 중 2명이 시의회에서 4일 동안 내리 근무를 하다보니 1명만이 기존 업무를 전담하고 있다. 임 통역사는 "당진시의회에서 4일 동안 일하게 되니 센터의 일상적인 업무를 1명의 직원이 전담하고 있어요. 그 생각을 하면 아무래도 불안하긴 합니다. 수화통역 인력이 부족하니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박 통역사에게도 수화통역사의 부족은 아쉽다. 박 통역사는 "보통 수화통역사가 되려면 전문학과를 졸업하는 것이 유리하고, 아무래도 서울에서 공부하는 것이 더 유리해요. 기간도 3년에서 4년 이상은 공부해야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딸 수가 있어요. 당진에는 그런 기반과 인력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라고 말했다. 현재 당진에서 수화통역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은 당진수화통역센터의 3명 이외에 두 명뿐이다. 총 5명의 수화통역사가 당진에 있다. 

당진시의회 최초로 시도된 시정질문의 수화통역 방송이 당진 1300여명의 농아인들에게는 정책 접근성을 높이는 계기였을뿐만 아니라 당진시의회의 변화를 상징하게 됐다. 

덧붙이는 글 | 당진신문에도 송고한 기사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당진신문에서 일하고 있는 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