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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네시아 팡고르산 중턱의 수까따야 마을. 해발 1400m의 고산지대로 국내 채소류와 유사한 작물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새로운 작물 개발을 위해 아열대농업의 ‘고향’에 해당하는 아열대기후대 국가의 농업과 유전자원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인도네시아 팡고르산 중턱의 수까따야 마을. 해발 1400m의 고산지대로 국내 채소류와 유사한 작물이 많이 재배되고 있다. 새로운 작물 개발을 위해 아열대농업의 ‘고향’에 해당하는 아열대기후대 국가의 농업과 유전자원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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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워지는 지구와 한반도. 특히 2018년은 최악의 폭염을 맞으며 '지구온난화' 위기를 실감하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아열대작물에 쏠리는 관심이 각별하다. 국가 차원에선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환경의 변화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고, 농민들 입장에선 새로운 소득 작물 발굴에 기대를 거는 모습. 그러나 한반도의 기온 상승이 곧 아열대농업의 성공을 보장하진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겨울은 여전히 춥고, 이를 극복하며 생산한 열대과일은 비싸며, 채소류는 아직 우리의 입맛에 낯설다. 이에 뉴스사천은 우리나라 아열대작물 재배 현황과 개선점을 살피면서 미래 가능성을 엿보는 기회를 4회에 걸쳐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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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열대농업, 거제시를 주목하라

3회에 걸친 앞선 보도에서는, 기후변화를 맞고 있는 한반도에서 자연스레 아열대농업을 향한 관심이 커지고 있으며, 이를 6차 산업과 연결 짓는 시도가 일어나고 있음을 살폈다. 이 과정에 국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다양한 연구와 실험, 사업지원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경남도나 사천시의 경우 다른 지자체에 비해 더디거나 관심이 덜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분발이 필요하단 얘기다.

그나마 경남농업기술원이 최근 '패션프루트 전정 시기 규명 시험' '애플망고 적정 양약 공급 시험' 등 아열대작물에 관한 연구에 들어갔다. 아열대 유전자원을 모으고 새로운 과제도 발굴할 예정이다.

경남농기원 이영숙 농업연구사는 "아열대농업 관련해서는 농민들이 먼저 가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농민들이 기후변화, 시장변화에 맞춰 더 발 빠르게 아열대작물 재배를 시도하고 있다는 거다. 이 연구사는 "농민들이 애로 해결을 요구하지만 작물 종류가 다양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특히 과수는 열매를 맺기까지 몇 년씩 걸리므로 답을 빨리 찾기가 어렵다"며, "다만 (아열대농업이)어느 정도 규모화가 이뤄질 시점에는 농민들께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남농기원에 따르면, 통영에선 망고, 의령에선 구아바, 진주‧하동‧고성에선 패션프루트, 거제에선 한라봉과 천혜향 등 감귤류 재배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과일에 비해 채소 종류는 통계 잡기가 어려우나 함양에선 여주, 김해에선 인디언시금치, 거창에선 삼채가 대표 격이다.

이들 지자체 중 주목할 곳은 거제시다. 거제시는 거제시농업개발원이란 기구를 두고 이곳에서 다양한 아열대작물을 시험재배 하고 있다. 농장 규모만 3만5000평에 이른다. 아열대작물 가공 적성 시험 용역, 차요테 등 작물의 수직울타리 재배 가능성 검토, 올리브의 노지 재배 가능성 검토, 레몬의 한라봉 대체작물 타당성 검정 시험 등 연구도 다양하다. 관련 사업만 12개가 진행되고 있다.
 
 ▲ 거제시농업개발원의 아열대농업 관련 연구시험장 한 장면.
 ▲ 거제시농업개발원의 아열대농업 관련 연구시험장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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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시 농업개발과 서명수 과장은 이와 관련해 "거제 대표산업인 조선업이 쇠락하면서 농민들도 새로운 소득작물에 관심이 커졌다"면서, "비교적 덜 추운 거제 겨울날씨에 착안해 아열대작물이 그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살피는 중"이라 설명했다. 거제시는 아열대농업 연구를 위해 기초지자체에서는 보기 드물게 농업연구사를 2명이나 채용하는 등 의욕을 높이고 있다.

출발 늦은 사천, 어디서 시작할까?

이에 비하면 사천시는 아열대농업 부문에 있어 출발이 꽤 늦은 편이다. 열대과일 농사를 짓는 농민은 거의 찾기 힘들고, 일부 결혼이주여성들이 아열대채소를 재배하는 정도다. 비교적 역사가 오래된 참다래(키위) 농사에는 참여 농민이 어느 정도 있지만 규모가 예전 같지 않다. 엄밀히 말해 참다래는 아열대작물이라기보다 온대지역 낙엽과수에 가깝다. 그래서일까. 최근 참다래농가 사이에서는 "지구온난화로 농사짓기가 더욱 어렵다"는 하소연이 늘고 있다. 날씨가 너무 더워 병치레도 잦고 품질도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그러니 사천의 아열대농업은 과일보다 채소 부문에서 먼저 시작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그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는 평가다.
 
 ▲ 이정기 사천시다문화통합지원센터장이 인도네시아 국립향료·약용식물연구소에 조성된 식물들을 살피고 있다.
 ▲ 이정기 사천시다문화통합지원센터장이 인도네시아 국립향료·약용식물연구소에 조성된 식물들을 살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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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 아열대채소를 재배하는 곳은 사천다문화통합지원센터다. 2016년에 '6차산업을 활용한 다문화 창업교실'에서 처음 아열대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한 다문화통합센터는 이듬해 결혼이주여성들과 협동조합(요리조리아시아협동조합)을 조직해 본격적인 아열대채소 재배에 들어갔다. 여기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사회공헌지원사업이 큰 힘이 됐다. 올해로 운영 2년째에 접어든 '사천다문화 아열대채소 농장'에는 오크라, 롱빈, 공심채 등 다양한 아열대채소가 자라고 있다.

이런 사회적 의미와 평가와 달리 "농장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게 이정기 센터장의 고백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이 전문 농업인이 아닌데다 아열대채소 재배기술을 자문 받기도 쉽지 않아 농사짓기부터 어렵다는 거다. 나아가 안정적인 판로 확보는 더 큰 숙제다. 처음엔 경남도내 이주노동자들을 주요 고객으로 예측해 판로가 어느 정도 확보될 알았으나 최근 밀양, 창녕, 창원 등지의 시설농가들이 아열대채소 재배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만만찮아졌단다. 이 과정에 판매 단가가 더욱 떨어진 것도 문제다.

이에 센터와 협동조합 측은 농장에 가온시설을 갖추고 겨울철 아열대채소 재배를 시도해볼 예정이다. 겨울철엔 그나마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생산자간 경쟁도 덜한 편이기 때문이다. 또, 가온시설로 열대과수 재배가 가능해짐에 따라 관광이나 체험교육을 결합한 6차산업으로 발전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가온시설은 사천시로부터 지원을 받는다.

아열대농업 변수 떠오른 'pLS'

이상에서 살폈듯, 점점 뜨거워지는 한반도에서 아열대농업은 이제 더 이상 먼 나라 얘기가 아니다. 바뀐 환경에 적응해 농민들이 먼저 움직이고 있다. 바나나와 망고를 재배하고 커피와 올리브를 직접 생산한다. 비닐하우스에선 평소 듣도 보도 못한 전혀 새로운 채소가 자라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관심도 높아져 각종 연구가 잇따르고 6차산업의 소재로도 주목받는 모습이다.

그러나 앞서 간간이 언급한 것처럼 위험요소 또한 적지 않다. 겨울 추위가 여전해 아열대작물이 노지에서 겨울을 나기가 어렵다. 추가 시설이 필요하고, 이는 생산단가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저가의 수입농산물과 경쟁하기가 그만큼 벅찬 셈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pLS(농약 허용물질목록 관리제도) 강화 시행은 열대과일 농사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열대작물은 재배 과정에 어떤 농약이 사용되는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았다. 하지만 pLS 시행으로 사용할 수 있는 농약이 제한되고 잔류농약허용 수치도 제한되므로 수입농산물에는 큰 부담이 될 있다. 가격 상승 요인으로도 작용할 수 있음이다. 물론 이는 국내 농가에도 공통으로 적용되는 것이므로 어떤 결과를 낳을지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정부가 작물별 사용 농약 목록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국내 농민들을 더 배려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다.

농가들이 특정 작물 생산에 치우칠 경우 가격폭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농정당국의 조정기능이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농촌진흥청이 대학과 함께 아열대채소를 활용한 한식 요리 레시피 개발에 나선 것은 환경의 변화를 음식문화의 변화로 잇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는 평가다. 아열대채소 시장은 이주노동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안산, 대구, 김해를 중심으로 규모를 갖추고 있다.

아열대작물의 고향에서 듣는 조언

한편, "한반도가 아열대기후 특성을 갓 띠기 시작한 것에 비해 아주 오래 전부터 아열대기후대에서 적응해온 국가들이 있는 만큼 그들과의 교류를 늘리면서 새로운 종자와 기술을 습득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 있게 들린다. 인도네시아에서 20년 넘게 종자와 유전자원을 연구하고 있는 인도네시아농업연구소 서일교 책임연구원의 얘기다. 그를 지난 7월에 현지에서 만났다.
 
 ▲ 서일교 연구원이 보고르농업대학 실습장에서 환기에 중심을 둔 아열대지역 농사시설물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 서일교 연구원이 보고르농업대학 실습장에서 환기에 중심을 둔 아열대지역 농사시설물의 특징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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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보고르농업대학 객원 연구원이기도 한 서 연구원은 "인도네시아가 전 세계 식물 유전자원 보유 6위 국가다. 우리가 잘 아는 생강만 해도 60여 종이 넘을 만큼 여기선 그 종류가 다양하다"며 인도네시아가 유전자원의 보고임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이곳 고산지대는 기후가 서늘해 한국에서 생산되는 것과 비슷한 농작물이 많이 난다. 그러니 일부 국내에 없는 작물과 재배기술을 가져간다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서 연구원은 또 국립향료‧약용식물연구소를 소개하며 인도네시아가 약용식물에 관한 연구가 아주 활발함을 소개했다. 식물의 기능성에 주목한다는 얘기다.

"식물자원을 이용해 천연살충제, 화장품, 비누 따위 생활용품을 만들어 쓴 지는 오래됐다. 요즘은 다이어트나 간 기능 향상, 항고혈압, 항당뇨 등 건강기능성에 주목한 연구가 활발하다. 당뇨에 좋다하여 한때 여주가 인기를 끌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해될 것이다. 연구 결과 그것 말고도 약용이 뛰어난 새로운 식물이 계속 드러나는 셈이다. 그러니 유전자원도 매우 엄격히 관리한다. 정부 차원에서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서 연구원이 말하는 차원의 관심'은 '적극적인 교류'를 뜻한다. 그리고 이 관심과 교류는 인도네시아뿐 아니라 아열대기후대의 다양한 국가와 지역을 향함이 마땅해 보인다.     
 
 ▲ 인도네시아 찌안주르군의 한 재래시장에서 아열대채소 종자를 살피는 서일교 연구원과 이정기 센터장,
 ▲ 인도네시아 찌안주르군의 한 재래시장에서 아열대채소 종자를 살피는 서일교 연구원과 이정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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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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