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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국회 환노위원장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학용 위원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김학용 국회 환노위원장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김학용 위원장이 8월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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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개최한 포럼에서 이렇게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요즘 젊은이들은 내가 행복하고 내가 잘사는 것이 중요해서 애를 낳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 우리 부모세대들은 아이를 키우는 게 쉬워서 아이를 낳았겠는가. 중요한 일이라는 가치관부터 바꿔야 한다."

이후 그는 저출산 문제를 청년들 탓으로 돌린다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그러자 김 의원은 자신의 발언이 왜곡됐다며 9월 10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회의 녹취록을 공개했다. '청년들이 가치관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 적 없다는 것이었다.

"저는 가치관의 변화라고 생각된다. 옛날에는 태어나가지고 자식새끼 많이 낳아 그 자식들 중에서 정말 나는 못 배우고 못 살았지만 자식을 좋은 학교 보내고 자식을 공무원이라도 시키고 국회의원도 시키고 경찰도 시키고 돈도 좀 벌게 해서 우리 집안을 일으켜 세우는 것으로 대리만족하고 그것을 인생의 기쁨으로 아셨는데.

지금 젊은이들은 자식보다는 내가 사실 당장 행복하게 살고, 내가 여행가야 되고, 그러다 보니까 사실 이게 덜 낳는 거다. 저는 후자가 오히려 더 많다고 본다. 그래서 사회적으로 출산에 대해서 정말 뭔가 찬사를 받고, 존중받는 그런 분위기를 한편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이 저는 대단히 중요하다 그런 생각을 갖게 된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이미 알려진 발언과 녹취록이 뭐가 다르냐며 더 거센 비판을 하고 있다. 공개된 녹취록을 보면, 청년들의 가치관 때문이라고 직접적으로 발언하지는 않았지만 젊은이들이 당장 행복하게 살기 위해 출산을 기피한다는 내용은 여전히 담겨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 말대로 출산에 대한 가치관은 변했다. 하지만 그것이 저출산의 원인은 아니다. 김 의원의 말이 여전히 틀렸다.

김학용 의원님, 틀렸습니다

지금 젊은이들이 '내가 당장 행복한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왜 문제가 되는가. 사람은 그저 행복하게 잘 살기 위해서 국가를 세우고 이념을 만들고 제도를 다듬었다. 개인은 행복을 추구할 수 있고 국가는 그런 삶을 보장해주어야 한다. 내가 행복한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이기적인 게 아니다.

내가 행복해야 남을 배려하고 포용할 수 있다. 더 행복해지기 위한 동기부여도 생긴다. 오히려 문제는 재난이나 전쟁도 아닌 '출산'이 청년들의 행복을 방해할 정도로 어려운 현재 청년들의 삶이다.     

청년들에게 직접 출산 문제를 물어보면 대부분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하지만 출산 자체에 부정적이어서가 아니다. 현재 자신의 상황이 출산을 하기에는 나쁘다는 이유가 대부분이다.

기자는 20대 중반 여성이며 취업준비생이다. 그래서인지 친구들과 함께 모이는 자리에서 취업 혹은 직장 이야기가 쏟아진다. 결혼이나 출산을 화제로 언급하면 모두들 하나같이 손사래 친다.

"월 180만 원도 겨우 버는데, 서울에선 월세만 내도 내 몸 하나 건사하기 어려워."
"지금 내 소원은 통일도 아니고 취업인데, 출산이라니. 결혼도 어려울 것 같다"
"애는 혼자 크나? 출산보다 더 중요한 건 육아인데, 육아휴직이 평생휴직 될 수도 있다."


또 높은 집값, 낮은 임금, 불안한 직장생활 때문에 출산은 꿈도 꾸기 힘들다고 덧붙인다. 자신의 가치관을 비출산의 이유로 언급하는 이는 별로 없다. 결국 청년들이 출산을 기피하는 이유는 다른 게 아니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 출산을 하기에 자신이 없거나, 자본이 없거나. 혹은 둘 다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없거나 자본이 없거나
 
 2018년 7월 5일 서울 서대문구 한 아파트단지에서 한 엄마가 아이를 안고 어린이집으로 향하고 있다.
 7월 5일 서울 서대문구 한 아파트단지에서 한 엄마가 아이를 안고 어린이집으로 향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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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세대와 지금 청년 세대를 비교하는 것도 어불성설이다. 전문가들은 현 청년 세대들이 부모세대보다 못사는 첫 세대가 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놨다. 오늘날 경제지표는 과거보다 나아졌다. 하지만 빈부격차는 그 간격을 개인이 메울 수 없을 만큼 커졌다. 노력하면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세대와 그런 희망조차 없는 세대를 비교하기란 어렵다. 

세대별 출산의 가치가 달라진 또 다른 이유는 높아진 인권의식이다. 여성의 역할은 더 이상 집안일이나 자손생산에 그치지 않는다. 또 국가나 공동체를 위해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인식이 널리 퍼졌다. 출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질 수밖에 없고, 달라져야 하는 까닭이다.

출산은 이제 대를 잇기 위해서나 국가를 위한 개인의 의무가 아니다. 개인의 선택 중 하나다. 출산은 더 이상 개인을 희생할 만큼 고귀한 것이 아니다. 출산의 고귀함을 말하기 전에, 지금 살아가는 시민들의 삶의 고귀함을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물론 저출산은 국가의 존립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다. 하지만 그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는 순간, 우리는 해결의 실마리를 영영 잃어버리고 만다. 저출산은 한국 사회 고용의 문제이며 노동의 문제이고, 차별의 문제이다. 그리고 이 문제들은 대부분 현재 기득권이나 노장년층이 초래했거나 손을 놔버린 사안들이다. 

저출산은 정말 청년들의 이기심에서 비롯됐는가. 아니면 낡은 가치관과 관습을 놓지 못하는 기성세대의 이기심에서 비롯됐는가. 저출산을 해결하는 첫 번째 방법은 그 원인부터 제대로 짚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논의하는 사람들의 가치관은 여전히 과거에 멈춰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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