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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마을의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 이미지 쇄신을 위해 해바라기가 그려져 있다
▲ 벽화마을의 담벼락에 그려진 그림 이미지 쇄신을 위해 해바라기가 그려져 있다
ⓒ 서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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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도시 곳곳에 벽화마을이 생기고 있습니다. 낡고 오래된 동네의 집 담벼락에 벽화를 그리는 것으로 전반적인 환경개선 효과가 있습니다. 지자체에서 이런 사업을 실시하는 기저에는 사회학에서 말하는 '깨진 유리창의 법칙'이 있습니다.

어느 곳에 주차된 자동차에 유리창이 깨져 있었는데 그것을 고치지 않고 방치하자 "저 차는 관리되지 않고 방치하는구나"라는 인상을 주어 자동차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고 가는 사람이 몇몇 생겨났습니다. 그래도 쓰레기를 치우지 않고 방치하자 낙서를 하는 사람, 몰래 소변을 보고 가는 사람, 나머지 유리창도 더 깨고 가는 사람도 생겨났습니다.

나중에는 그 차에서 가출 청소년이나 노숙자가 자고 가는 일까지 생겼습니다. 솔직히 우리도 어두운 밤 길을 걸을 때 유리창이 깨지고 낡은 자동차가 방치되어 있으면 무언가 께름칙한 기분이 드는 것이 사실입니다. 즉 애초에 유리가 깨졌을 때 얼른 갈아 끼웠더라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지요.

이를 바탕으로 낡고 오래되어 후락한 인상을 주는 동네에 환경개선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곳은 방치된 곳이 아니라 계속 관리되고 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해 좁고 어두운 골목길에 가로등을 설치하고, 눈에 잘 띄는 밝은 이미지의 그림을 그리기도 합니다.

그 때문인지 요즘 오래된 동네 곳곳에는 벽화가 많이 그려져 있고, 때로 색다른 명소가 되기도 합니다. 주말이면 연인과 친구들이 몰려와 사진을 찍어 SNS와 블로그에 올리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과연 정말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지는 의문입니다. 주거문제에서 가장 기저에 도사리고 있는 것은 빈곤인데, 빈곤을 해결하지 못한 채 예쁘게 치장한다고 해서 그 빈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벽화마을 주거지가 관광지가 되는게 불편했는지 붉은 글씨가 적혀 있다
▲ 벽화마을 주거지가 관광지가 되는게 불편했는지 붉은 글씨가 적혀 있다
ⓒ 서윤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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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보니 가끔 이런 장면도 만나게 됩니다. 벽화마을은 지역에 따라 유명세를 타는데 대학로에 위치한 벽화마을은 글로벌하게도 일본과 중국에서도 많이 찾아 옵니다. 국제적으로 몰려 들어 사진을 찍고 가는 것이 불편했는지 누군가 자신의 목소리를 내었습니다. 스프레이로 써 내려간 글씨를 보니, 핏대가 돋힌 듯한 목소리를 듣는 듯한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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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건축학과 졸업 후 설계사무소 입사. 2001년 오마이뉴스에 글을 쓰기 시작한 후 작가 데뷔 2003년부터 지금까지 15년간 12권의 저서 출간 이제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오마이뉴스를 시작합니다. 저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집(2015) / 건축 권력과 욕망을 말하다(2009) / 꿈의 집 현실의 집(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