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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동신문>  <로동신문>이 10일 총 14면을 발행하며 열병식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 <로동신문>  <로동신문>이 10일 총 14면을 발행하며 열병식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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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무기는 보이지 않았고, 경제는 강조됐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침묵했다.

북한 매체들은 북한의 정권수립 70주년(9.9절) 기념 열병식을 하루가 지난 10일 보도했다. '조선중앙 TV'는 이날 오전 9시 10분경부터 오전 11시 20분까지 9·9절 열병식 녹화 실황을 방송했다.

이어 오후 2시 30분에 같은 분량의 열병식과 군중시위, 중앙보고대회 소식을 다시 보도했다. 평소 6면을 발행하던 <로동신문> 역시 배가 넘는 총 14면을 발행하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100여 장의 사진이 실렸다.

'핵' 대신 '경제'
 
로동신문 로동신문이 10일 열병식을 보도했다.
▲ 로동신문 로동신문이 10일 열병식을 보도했다.
ⓒ 로동신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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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벤츠를 타고 행사장에 도착했다. 이어 명예위병대 대장의 영접보고를 받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인공기와 조선노동당기가 게양됐다. 리영길 총참모장은 김 위원장에게 열병식 시작을 보고했다. 열병식의 막이 올랐다.

전날 외신의 보도대로 열병식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전략무기가 등장하지 않았다. 신형 자주포와 신형 방사포 등이 보였을 뿐이다. 이어 장갑차종대, 로켓트종대가 행진을 이어갔다.

핵과 관련한 구호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연설에 나선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핵 무력의 '핵'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열병식 주석단에서 김 위원장과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이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연설을 경청했다.

"조선로동당은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 데 대한 전략적 로(노)선을 제시하였습니다.

일군들과 당원들과 근로자들은 당의 두리(둘레)에 더욱 굳게 뭉쳐 공화국의 정치사상적 위력을 백방으로 다지며 자력갱생정신과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사회주의의 전면적 부흥을 위한 경제건설대진군을 힘있게 다그쳐나가야 하겠습니다."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재차 '경제'를 강조했다.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를 언급하면서도 북한 나름의 경제 건설을 이어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두고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경제건설로 노선을 전환한 것이 북한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것을 주민에게 재차 강조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열병식 자체가 대내적 메시지가 강한 행사라는 것. 북한이 자신의 한계 때문에 경제건설로 내몰린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경제 노선을 선택했다는 점을 북한 주민에게 설명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근 서울대 교수 역시 "김정은은 자기 시대를 경제의 시대로 하려고 했다"라며 "안보 중심이었던 과거와 달리 경제개발을 강조한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김정은 위원장의 침묵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지난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2018.9.1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열병식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지난 9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병식을 진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2018.9.1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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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김정은 위원장은 왜 직접 메시지를 강조하지 않았을까. 이는 경제개혁의 성과로 언급할 만한 것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연설을 한다면, 국가 비전과 성과를 분명히 밝혀야 하는데 그럴 만한 것이 없었다는 뜻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 부분에서 손에 잡히게 성과가 없어 불편했을 것"이라며 "김영남은 내치만 설명하면 되지만 김정은이라면 내외치를 다 설명해야 한다. 현 국면에 얘기하는 것에 부담감, 신중함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 비핵화 협상이 속 시원히 해결된 게 없다는 점도 김 위원장의 침묵에 한몫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 위원장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북한의 의도대로 해석되기 어려운 상황에서 비핵화 협상에 어려움을 줄 가능성 자체를 차단했다는 것이다. 이는 동시에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에 의지가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전체적으로 북·미관계가 애매한 상황이다. 미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열병식이 수위조절 된 분위기"라며 "북한이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열병식이 아닌) 미국과 직접 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준형 한동대 교수 역시 김정은의 침묵을 "전략적으로 눈치껏 대응한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북한은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라며 "비핵화 국면을 풀고 갈 수밖에 없는데 김정은이 메시지를 던지면 협상에 빌미가 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 드론, 레이저 아트 등장
 
북한 9.9절 기념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북한이 지난 9일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개막 공연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2018.9.1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북한 9.9절 기념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북한이 지난 9일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평양 5월1일 경기장에서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 개막 공연이 열렸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2018.9.1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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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주년 경축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빛나는 조국'은 대외적 메시지가 더 강해졌다. 집단체조 공연인 '빛나는 조국'은 2013년 9월 이후 5년 만에 선보였다. 여기에는 레이저 아트와 대규모 프로젝터, 드론이 등장했다.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포옹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화면도 대형 스크린에 등장했다. '4.27 선언 새로운 력(역)사는 이제부터'라는 문구도 나왔다.

이어 공연은 '외교'를 강조했다. '자력갱생', '변화의 시대', '오늘과 다른 내일' 등의 문장을 형상화한 장면이 등장했다. 집단체조에 참여한 수천 명의 학생이 카드섹션으로 다자외교와 대외관계의 다각화라는 문구를 선보였다. 영어와 중국어로도 나타냈다.

이전의 카드섹션이 반미구호나 통일, 제국주의로 구호를 외쳤다면, 이번에는 상호 관계를 강조한 것이다. 홍민 연구위원은 "정상적인 국가로 다양한 국가와 관계 맺으며 외교를 펼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라고 풀이했다. 핵 무력 강국이 아닌 대외관계가 북한의 목표라는 것을 확실히 했다는 해석이다.

이 자리에는 열병식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던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도 자리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의 특사로 방북한 리잔수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 발렌티나 마트비옌코 러시아 상원의장 등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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