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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장·여야 5당 대표 등 9명을 평양정상회담 초청을 발표하고 있다.
▲ 청, 평양 남북정상회담에 여야 정치인 9명 초청 평양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장인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10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국회의장·여야 5당 대표 등 9명을 평양정상회담 초청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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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오는 18일부터 평양에서 열릴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장단,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그리고 여야 5당 대표를 초청했다. 10일 발표한 정치 분야 초청 인사는 총 9명으로, 문희상 국회의장과 이주영·주승용 국회부의장 등 국회 의장단, 강석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자유한국당),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5당 대표 전원이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8월 16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 5당 원내대표 오찬에서도 같은 내용을 제안한 바 있다.

이를 두고 각 당의 반응이 선명하게 엇갈리고 있어, 남북정상회담 당일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더불어민주당] "동행해줄 것을 부탁... 억지로 갈 수는 없어"
 
10일 오전 세종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인사말 하는 이해찬 대표 10일 오전 세종시청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서 이해찬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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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의 요청에 가장 열성적으로 호응하고 있다. 야당에게도 함께 가자고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10일 오후 브리핑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은 청와대의 이러한 요청을 크게 환영하며, 국회의장단 및 각 당 대표들이 이번 방북단에 함께하는 것은 남북화해 협력과 평화의 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한반도 평화의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한 이번 남북정상회담에 국회 및 정당 대표 모두 함께 동행해주실 것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민주당의 이런 메시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7일 오전, 이해식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3차 남북정상회담 기간에 여야가 함께 손을 잡고 평양을 방문하여, 한반도의 평화정착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에 함께 동참해줄 것을 정중히 요청드린다"라고 밝혔다.

같은 날 오후 강병원 원내대변인도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도 3차 평양 남북정상회담 기간에 여야로 구성된 국회대표단으로 함께 평양으로 가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영구적 평화를 논의하는 자리에 함께 하기를 진심으로 호소드린다"라고 재차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해찬 당 대표는 "(야당을) 설득해 보겠지만 억지로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10일 예산정책협의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갈 사람들은 가고, 못 가겠다고 하는 분을 더 설득을 해 보지만 억지로 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라면서 "가도록 권고를 더 해 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국회가 대통령 회담 수행? 곁가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김성태 원내대표.
▲ 발언대로 향하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왼쪽은 김성태 원내대표.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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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불참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10일 오전 국회의원-비상대책위원회 연석회의에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대통령 남북정상회담을 수행할 대상은 아니지 않나"라면서 "(국회가 가게 되면) 곁가지다"라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남북정상회담 불참을) 당론으로 정리하자고 한다, 이의 없으신가"라고 물었을 때, 자유한국당 의원들 중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연석회의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과연 정당 대표들이 그렇게 갈 이유가 있는가 싶다"라면서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 문제도 걸려 있고, 비핵화 조치에 대한 어떤 진전도 없는데 우리가 가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겠느냐"라고 불참 의사를 확실히 했다.

이날 오후에도 김병준 위원장은 공보실을 통해 "협상과 대화의 주체는 단순할수록 좋다"라며 사실상 반대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그는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행정부가 실질적 비핵화를 추진할 수 있는 약속을 해오길 바란다"라면서 "실질적 비핵화가 확인되면 그 결과에 따라 우리도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강석호 자유한국당 의원 역시 불참할 뜻을 전했다. 강 의장은 이날 기자들의 질문에 "오전 의원총회 때 당론으로 다 얘기했다"라면서 "대통령 가는데 (국회가) 수행해서 간다고 해도, 우리가 가서 할 역할이 없잖나"라고 부정적 의사를 표했다. 그는 "(북한) 비핵화가 어느 정도 진전돼서 가는 거면 모를까"라며 "지금으로써는 그냥 '병풍노릇' 하러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보라 자유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입장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제1야당의 대표가 방북에 동행한다면, 정상회담의 의제와 대북 대응 입장이 충분히 사전 조율되어야 한다"라면서 "이런 사전 설명이나 의제 조율도 없이, 정상회담이 일주일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남북정상회담 동행은 적절하지 않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자유한국당은 이번 동행요청을 사양하겠다"라고 못 박았다.

[바른미래당] "대통령 뜻은 충분히 이해... 지금 나서 봤자 들러리"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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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10일 오전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남북회담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국회의장을 비롯한 정당 대표를 참여시켜 거국적인 차원에서 지지를 획득하려는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뜻은 충분히 이해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남북 외교에서 우리의 체통을 지켜야 한다"라면서 "당대표들이 지금 나서봤자 들러리밖에 안 된다, 보여주기에 급급해서는 안 된다"라고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했다.

바른미래당은 같은 날 오후에도 김삼화 수석부대변인을 통해 불참의 뜻을 명확히 했다. 김삼화 대변인은 "남북정상회담은 정부의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지, 여야 당대표들까지 부르는 쇼로 만들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특히 "손학규 대표는 어제 문희상 국회의장에게 연락을 받고 오늘 아침 최고위원회의 직전 의장에게 분명히 남북정상회담에 가지 않겠다고 밝혔는데도 불구하고, 임종석 비서실장이 또 다시 초청하겠다는 것은 야당을 압박하고 야당이 비협조한다는 굴레를 씌우는 것에 불과하다"라면서 불쾌한 감정을 드러냈다.

김 대변인은 이어 "원내대표를 초청했다 안 되니 당대표를 초청하는 것이야 말로 보여주기에 대한 집착"이라며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장단과 여야 당대표들까지 불러 들러리를 세워서 보여주기식 정치를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그는 "야당 대표들까지 방북 초청을 하겠다는 청와대의 일방적인 발표는 야당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는 처사"라며 "여야 협치는 물론 남북문제 해결과 북한 비핵화에 있어서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점에서 유감을 표명한다"라고 논평을 마무리했다.

[민주평화당] "적극 참여할 것... 보수 야당, 반대를 위한 반대 그만"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발언하는 정동영 대표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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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평화당은 10일 박주현 수석대변인을 통해 논평을 내고 남북정상회담에 참여할 뜻을 피력했다. 박 대변인은 "민주평화당은 남북정상회담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며 "민주평화당은 보수야당의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 국회 비준동의에 협력을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변인은 "4·27 판문점 선언이 어떤 선언인가?"라며 자문한 뒤 "보수정권 시절 체결된 7.4공동성명, 9.19남북기본합의서 등 지금까지의 모든 합의를 포괄하는 합의"라고 자평했다. 이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판문점선언 국회비준동의도 거부하고, 평양정상회담 동참도 거부하는 모습이 안타까움을 넘어 안쓰럽기까지 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9월 남북정상회담은 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며, 이를 통해 남북관계 발전 및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결정적 전환점이 되어야만 한다"라며 "민주평화당은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선언 비준동의에 적극 동참하여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또한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도 더 이상 무조건 반대를 위한 반대만 할 것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해 제1야당과 제3당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당 대표는 이날 <뉴스1>과의 유선 인터뷰에서 "적극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정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은 초당적으로 합심해야 한다"라며 "남북정상회담은 문재인 대통령만을 위한 정상회담은 아니다, 남과 북, 모두의 평화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5당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에 함께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라며 "일부 정당이 안가도 (정상회담에) 간다"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크게 환영... 정당 대표들 모두 수락하길 기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발언하는 이정미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10일 국회에서 열린 상무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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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은 일찍부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정호진 정의당 대변인은 10일 오후 논평을 내고 "이번 결정을 크게 환영한다"라며 "성사된다면 초유의 일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행정부의 수반뿐만 아니라 민의의 대변자인 국회의 대표단들이 정상회담에 동행하는 것은 그만큼 남북간의 소통의 통로가 넓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평했다.

이어 "국회의장단을 비롯해 정당 대표들 모두 초청을 수락하길 기대한다"라며 "한반도 평화라는 대의 앞에서 국회가 단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라고 동참을 부탁했다. "이번 평양 방문을 통해 역진 불가능한 남북 평화 체제 안착이 가시화되고, 남북한의 수장뿐만 아니라 남북 국회의 교류가 상시적으로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도 덧붙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지난 8월 20일 '남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안착을 위한 전략과 과제' 토론회 축사에서 "문재인 대통령께서 국회 방북 추진 의사를 밝히셨고, 5당이 모두 3차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합의했다"라면서 "국회 회담을 위해 특히 자유한국당 지도부 여러분께 이번에 함께 방북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정미 대표는 "남쪽의 정치인들이 여야 없이 방북하여 북의 최고인민회의 구성원들과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 하게 된다면, 남과 북은 물론 우리 정치 사이에 존재하는 냉전도 분명히 해체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3차 평양 정상회담이 남북 국회회담의 가교가 될 수 있도록 여야 모든 정당들이 방북단 참가를 전향적으로 검토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국회의장단] 불참하기로 결정... "정기국회와 국제회의 참석에 전념"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 이주영 부의장(왼쪽), 주승용 부의장 등 신임 국회 의장단이 지난 7월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고 김영삼 대통령 묘역을 향하고 있다.
▲ 고 김영삼 대통령 묘역 찾은 국회 신임 의장단 문희상 국회의장(가운데), 이주영 부의장(왼쪽), 주승용 부의장 등 신임 국회 의장단이 지난 7월 24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고 김영삼 대통령 묘역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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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장단은 결국 동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국회사무처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기간 국회의장단 동행 청와대 공식초청에 대한 국회 입장문'을 10일 오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문희상 국회의장은 청와대로부터 제3차 남북정상회담에 국회의장단과 외교통일위원장이 동행해 달라는 공식 초청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정상회담 공식 특별수행원이 아니라 정상회담 기간 별도의 남북국회회담 일정으로 동행해 달라는 설명"이었다고 부연했다.

문희상 의장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이주영‧주승용 부의장 및 강석호 외교통일위원장을 차례로 만나 협의했으나 "금번 정상회담에는 정기국회와 국제회의 참석 등에 전념하기 위해 동행하지 않기로 하고 이같은 협의결과를 청와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문 의장은 제3차 남북정상회담 후 열릴 가능성이 있는 남북국회회담에 여야가 뜻을 모아 함께 참여하기로 두 부의장 및 외통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라고 덧붙였다.

태그:#남북정상회담,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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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오마이뉴스 기획편집부 기자입니다. 조용한 걸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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