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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은 19일 재정합의부를 신설하고 단독판사의 경력을 상향조정하는 것을 골자로 올해 사무분담을 확정해 발표했다. 사진은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2010.2.19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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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의 비자금 조성 의혹이 불거지는 가운데 법원이 박병대 당시 법원행정처장과 임종헌 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 '윗선'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법원은 전직 법관이 퇴직하면서 외부로 대법원 재판 관련 기밀을 유출한 정황에도 "죄가 되지 않는다"며 영장을 내주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은 최근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법원에 박병대 전 처장 등 관계자들과 행정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2015년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의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을 현금으로 인출해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2014년 행정처는 기획재정부에 '각급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 예산이라는 명목으로 3억 5000만 원을 청구했고, 법원 공보관실은 허위증빙서류를 작성해 전액을 현금으로 인출한 뒤 행정처로 다시 돌려보냈다.

박병대 당시 처장은 2015년 3월 양승태 대법원장 주재로 전남 여수에서 열린 전국법원장 회의에서 법원장들에게 적게는 1100만 원부터 많게는 2400만 원까지 직접 비자금을 전달했다. 이후 임종헌 전 기조실장은 각급 법원장에게 "공보관실 운영비가 아닌 법원장 활동 지원비"라고 공지까지 보냈다. 사실상 특수활동비처럼 쓰고 싶은 대로 쓰라는 의미였다.

조직적 비리 의혹에도 법원은 재무담당관실, 예산담당관실과 같은 일반직 사무실을 대상으로만 영장을 발부했다. 박 전 처장과 임 전 기조실장 등 핵심 관계자의 사무실과 주거지 압수수색 영장 청구는 "자료가 남아있을 개연성이 희박하다"며 모두 기각했다.

검찰은 지난 6일에 이어 7일에도 영장 일부가 나온 법원행정처 예산담당관실 등을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대법원 기밀서류가 변호사 사무실에 있는데도...

법원은 대법원 기밀 유출 수사에도 빗장을 걸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일 '비선의료' 박채윤씨 특허소송과 관련해 대법원이 재판자료를 청와대에 건넨 의혹으로 유해용 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현 변호사)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던 중 유 전 연구관의 컴퓨터에서 판결문 초고, 대법원 재판검토보고서 등 기밀자료 다수가 발견됐고, 수사팀은 유 전 연구관에게 임의제출을 권유했다. 그러나 유 전 연구관은 "영장을 갖고 오라"라며 거부하고 나섰다.

검찰은 특허소송 관련 부분만 영장을 발부받았기 때문에 바로 법원에 압수수색 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그런데 법원은 외부에서 기밀 서류가 발견됐음에도 반나절을 끌다가 "공공기록물관리법 위반죄 및 형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된다"라며 기각했다. 자세한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 수사 당시 영포빌딩 압수수색 영장을 신속하게 내줬던 때와는 다른 모양새다. 법원은 삼성 다스 소송비 대납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의 혐의 인정 여부가 확실하지 않았어도 검찰이 추가로 청구한 압수수색 영장을 당일 발부해 집행하도록 했다. 

압수수색은 그 자체로 가담자와 경위를 파악해 사실관계를 찾아내는 목적을 갖는다. 그런데 현재 상황은 변호사로 개업한 전직 법관의 사무실에 대법원 기밀자료가 있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됐다. 이 때문에 법원의 압수수색 영장 청구 기각을 납득하기 힘들다는 게 검찰 분위기다.

검찰은 개인정보 유포, 증거인멸 등의 가능성이 있어 대법원에 기밀자료 불법반출건 고발을 요청했고, 6일 저녁 9시께 접수된 상태다. 대법원 측은 "가급적 신속하게 검토해 (검찰에) 성실히 답변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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