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자영업자들의 한숨 소리가 유난히 크다. 높은 자영업 비율에 내수가 좋았다고 볼 수 없었던 이전에도 힘이 들긴 마찬가지였겠지만 이 정부 들어 유독 장사 못 해먹겠다며 울상들이다. 그렇지 않아도 힘든 장사에 최저임금 인상의 파고까지 겹치니 얼굴에 웃음기가 싹 가셔 버린 것이다. 예년에 비해 조금 더 오른 최저임금 인상이 그렇게까지 장사에 지장을 줄 정도냐고 반문할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그게 아닐 수도 있다. 피부에 직접 와닿는 인건비다 보니 한숨 섞인 하소연 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한지 모른다.

자영업자들이라고 최저임금 인상만이 장사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건물 임대료, 카드.가맹비 수수료 등도 장사를 하는데 어려움을 주고 있는 사실을 그들이라고 모를리 없겠지만 하소연 할 곳이라곤 현실적으로 인건비 밖에 없기에 그럴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죽했으면 업종별 차등을 주자는 말까지 나왔겠는가. 이런 절박한 심정의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최저임금을 못 줄 바에 차라리 장사를 때려치우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가슴에 못이 박힌 상처로 남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건비 부담이 없을 정도로 장사만 잘 된다면야 그들이라고 최저임금 인상 가지고 속좁게 굴지도 않을 것이다. 문제는 장사가 안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분에 부담을 느낄 만큼 장사가 왜 안되는지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그 원인을 찾아야 문제의 해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게 여러 잡다한 작은 원인도 많겠지만 크게 보아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진입이라는 시대적 흐름에서 찾을 필요도 있다. 

일차적으로 한때 골목상권의 점령자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던 대형마트를 지목하지 않을 수 없다. 기업형 대형마트가 생기기 전 동네 슈퍼들은 그나마 먹고 살만했다. 하지만 거대한 자본과 현대식 시설에 체계적인 유통망을 갖춘 대형마트가 저가 공세로 치고 들어오면서 동네 슈퍼들은 버틸 제간이 없었다. 여기에 깔끔한 시설을 갖춘 편의점들이 진화된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장사로 동네 여기저기에서 손님들을 끌어 모았다. 이로 인해 동네 주민들을 상대로 장사 해 온 동네 구멍 가계까지 하나둘씩 문을 닫게 만들었다.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장악은 비단 대형마트와 편의점만에 그치지 않았다. 이른바 드러그스토어라는 새로운 형태로 골목상권을 파고들어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해 가고 있는 중이다. 화장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C 그룹의 모 브랜드의 경우 소비자들이 찾을 만한 현대식 시설에 다양한 상품 구성과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골목시장에 들어와 동네 소규모 화장품 가계들 역시도 속수무책으로 나가떨어지게 만들었다.

생활용품이나 문구용품 등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D 브랜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천원짜리 숍으로 대변되는 초저가를 내세워 골목상권에 진입하면서 동네 철물점이나 문구점들 또한 직격탄을 맞고 말았다. 실제로 우리 동네 철물점과 문구점주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D 브랜드 용품점이 동네에 들어서면서 매출이 뚝 떨어졌단다.

동네 식당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동네 식당 밥그릇까지 넘보는 대기업들이 최근 의욕적으로 외식사업에 진출하고 있다는 뉴스다. 유통법 규제가 상대적으로 덜한 외식사업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인데 대기업들이 적극 진출하는 대표적인 외식 분야는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이다. 이 또한 질좋은 식자재를 싼값에 공급할 수 있는 자본적 능력을 앞세워 체인점 수를 급속히 늘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영업자들은 지금 어쩔 수 없이 최저임금 인상 반대 투쟁을 벌이고 있지만 진짜 생존이 걸린 문제는 최저임금 문제가 아니다. 정경유착과 대기업 위주 국가정책의 혜택으로 돈을 긁어 모아 자본적 신자유주의라는 거창한 명분을 내세워 돈이 되는 사업이라면 이것저것 가릴 것 없이 골목에 뛰어들어 생계형 자영업자들의 목을 옥죄고 있는 대기업들의 골목상권 장악에 있다.

그런데 이런 본질적인 사안을 놔두고 최저임금 인상때문에 장사 못해먹겠다 싸우는 것은 신발을 신고 발바닥 긁는 격으로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자본주의 시장논리라는 시대적 흐름 앞에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더라도 장사하기 힘든 경제구조다. 정부의 규제 완화와 무한 경쟁 속에서 대기업의 대형마트가 동네 슈퍼를, 대기업의 편의점이 동네 구멍 가게를, 대기업의 화장품 가게가 동네 화장품 가게를, 대기업의 프랜차이즈 식당이 동네 식당을 잠식해 들어가는 약육강식의 자본적 시장주의 논리가 자영업자들의 생계를 위협하고 있기 진짜 주범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영업자들이 경계하고 투쟁해야 할 대상은 동네 골목까지 침범해 장사에 피해를 준 대기업이지 같이 먹고살아야 하는 공생관계인 아르바이트생의 최저임금 인상이 아니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