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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후 특별한 계획없이 버스 마니아 아들과 무작정 버스정류장에 갔다. 어떤 버스를 타고 어디를 가볼까 노선도를 보다 행궁에 가는 버스에 눈길이 머물렀다. 거리도 적당하고 아들이 좋아하는 어차도 있으니 오늘은 여기로 정했다.

행궁광장에는 아이들과 주말 나들이 나온 가족들이 연을 날리고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아이는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어차"를 외쳤지만 안타깝게도 어차는 매진이었다. 주말에는 외국인 관광객도 많고 해서 어차 표가 일찍 마감된다. 아쉬운 대로 자전거 대여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웬걸 자전거도 대기를 해야했다.
 
 자전거 택시
 자전거 택시
ⓒ 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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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이 우리는 이산가족이 되었다. 엄마는 자전거 대기줄에 서 있고 아이와 아빠는 연날리기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연을 사서 한두 번이나 뛰었을까 생각보다 자전거 대기 줄이 금방 줄어 아이는 자전거를 타고 행궁광장을 달렸다. 여섯 살 대근육발달이 미진한 아드님이라 아버님이 뒤에서 꽉 붙들고 달렸다.

수원에 사는 아이들은 수원화성을 집앞 놀이터 가듯 즐긴다. 하루나 며칠 동안 다 봐야한다는 부담이 없으니 천천히 편안히 놀 수 있다. 이와 달리 세계문화유산이라는 이름과 정조대왕이라는 역사인물을 공부하기 위해 화성을 찾은 아이들은 마음이 급하다.

문화해설사를 따라 다니며 받아적고, 이곳저곳 눈도장과 사진을 찍어 기념하기에 바쁘다. 이렇게 화성을 보고 돌아가면 교과서에서 배운 화성에 대한 지식 외에 무엇이 더 남을까? 지금부터 화성행궁을 직접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 말고 화성행궁에서 재미있게 놀거리를 소개해볼까 한다.

화성 행궁에서 어차가 빠지면 섭섭하죠
 
 화성 어차
 화성 어차
ⓒ 수원시 포토뱅크 김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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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화성을 개괄적으로 둘러볼 수 있는 화성어차와 자전거 택시가 있다. 화성은 범위가 방대해 성곽을 다 둘러 보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체력도 필요하다. 이에 비해 어차와 자전거 택시는 짧은 시간에 화성 전체를 둘러 볼 수 있고, 주요 관광지를 볼 수 있다. 어차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30분 단위로 출발한다. 어른 4,000원 어린이 1,500원이며 행궁 옆에서 출발해 팔달문, 연무대, 방화수류정, 장안문, 화서문을 돌아 출발점으로 온다.

맨 앞에 순종이 타던 어차가 있고 그 뒤에 탑승객이 탄 객차를 끌고 가는 형식인데 창문이 없는 개방형 차다.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에는 이용하는 데 불편한 점이 있고, 해설 방송이 잘 들리지 않는 것도 단점이다. 저렴한 가격에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자전거 택시는 운행 코스가 어차와 비슷하나 행궁동 골목을 지나고 택시를 운전하는 분들이 문화해설사로 탑승객에 맞춰 설명을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자전거 택시는 한 대당 14,000원이고 최대 3명까지 탑승가능하다. 화성탐방코스, 전통시장코스, 봉돈코스가 운영되고 한 코스 당 운행 시간은 60분이다. 자전거 택시도 주말에는 일찍 마감되니 미리 예약하거나 일찍 가서 표를 구입해야 한다.

어차나 자전거 택시로 화성과 주요 관광지를 둘러보았다면 이제 본격적으로 놀아보자. 행궁광장에서 연날리고 자전거 타는 건 다른 곳에서도 가능한 놀이다. 수원화성에서만 할 수 있는 체험을 해보려면 한옥기술전시관, 화성박물관, 남문시장을 찾아가보자. 

행궁에서 장안문쪽으로 걸어가다보면 나오는 한옥기술전시관은 우리나라 전통 한옥에 대한 역사부터 현대기술이 접목된 신 한옥까지, 한옥의 과거와 현재를 소개하여 한옥의 고유성과 우수성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3D퍼즐로 수원화성을 만들어 보는 체험을 할 수 있다. 체험비는 2,000원이고 주말에는 2회만 운영한다. 온라인 접수를 받으니 수원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하고 가는 게 좋다. 

체험 예약하면 더 즐거운 곳, 화성 박물관
 
 
ⓒ 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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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박물관은 행궁을 뒤로 하고 연무대를 향해 직진하다 보면 나온다. 수원화성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이곳은 어린이 상설 체험실과 주말 가족체험이 알차다. 주말 가족체험 중 화성축조체험은 온라인에서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화성 축조 당시 사용되었던 유형거와 녹로를 교구를 가지고 만들어보는 교육이다. 박물관 밖에 전시되어 있는 실물크기 거중기, 녹로와 비교해 보면 더욱 즐거운 체험이 된다.

수원남문시장은 팔달문이 수원 화성 남문이라 팔달문시장이라고도 불린다. 이 주변에는 영동시장, 지동시장, 못골시장, 미나리시장이 모여있다. 예전에는 9개 정도 시장이 있었다고 하는데 현재는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수원시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수원천 주변으로 형성된 각 시장들은 파는 물건이 조금씩 다르다. 남문시장, 영동시장은 의류·잡화, 미나리와 못골 시장은 먹거리, 지동시장은 순대타운이 유명하다. 수원의 대표 먹거리 중 하나인 통닭 골목도 이어져있고, 영동시장 2층에는 '28청춘몰'이 있어 젊은 청년들이 운영하는 푸드 코트에서 신세대 먹거리도 맛 볼 수 있다.

이곳 시장 중앙광장에 가면 고객지원센터가 있다. 금박체험은 센터 2층에서 운영된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간대별로 운영되며 올해까지만 무료로 운영된다. 원하는 도안을 고르고 도안에 따라 그림을 그린 뒤 금박을 붙이는 간단한 체험이라 어린 아이들도 이용 가능하다.

이외에도 행궁 옆 공방골목길에도 아기자기한 체험이 많다. 도자기, 목공예, 은공예, 비즈공예 등 소정의 체험비를 내면 공방에서 체험을 할 수 있다. 이런 체험을 하며 신나게 놀면 수원화성을 기억할 때 재미있었던 곳으로 기억되지 않을까? 역사적 사실과 의의야 인터넷만 찾아봐도 나오는 거지만 수원에서 담아갈 추억은 재미있었으면 좋겠다. 그럼, 그 기억 때문에 다시 찾게 될테니까 말이다. 

아이 데리고 외출, 겁내지 마세요

지금까지 아이들이 즐기기 좋은 놀거리를 소개했다면 이제 아이를 데리고 오는 부모님을 위한 공간 두 곳을 소개하려고 한다. 
 
 행궁아해꿈누리
 행궁아해꿈누리
ⓒ 서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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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아이에게 재미있는 체험을 해주려고 아장아장 걷는 작은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님들은 행궁 옆 '행궁아해꿈누리'를 이용해보자. 이곳은 수원시에서 지원하는 한옥영유아 시설로 주말에는 타지역 주민도 이용할 수 있다. 36개월 이하 영유아와 함께 화성을 방문한 경우 키즈카페 대신 이곳에서 아이들과 자유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큰 아이는 마음껏 뛰어놀고 작은 아이는 형, 누나 따라 고생하지 않아도 되는 좋은 장소이다.

마지막으로는 오랜만에 나들이 나온 부모님들을 위한 문화공간을 소개한다. 행궁동 벽화골목에 자리잡은 '대안공간 눈'은 화성이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되면서 동네가 개발제한으로 묶이면서 낙후되어 가는 동네를 살리기 위해 화가 이윤숙씨와 남편 김정집씨가 북수동 집을 개조해 만든 전시공간이다.

비영리 전시 공간인 '대안공간 눈'은 카페, 아트숍, 전시공간으로 나뉘어 있다.  입구에는 카페가 있는 데, 전시 공간을 찾으려면 작은 골목을 지나야 한다. 그 골목을 지나면 갑자기 하늘이 뚫린 작은 정원이 나온다.

이곳은 60년대 집 구조를 그대로 두고 전시 공간이 형성되어 있어 미로처럼 전시실을 찾아 보는 재미가 있다. 대형 미술관에서는 만날 수 없는 신진 작가와 지역 작가들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대안공간 눈'은 수원에서만 만날 수 있는 시민이 직접 만들어가는 대안예술문화 공간이다.

최근 화성행궁 옆 행리단길이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졌다. 작은 카페에서 아기자기한 한옥마을을 배경으로 차도 마시고 공방도 구경할 수 있는 행리단길이 오래전에는 점집 골목으로 유명했다. 현재도 점집과 카페가 공존하고 있다. 시대에 따라 골목이 어떤 옷을 입는지를 볼 수 있는 재미있는 풍경이다.

바람이 선선한 가을이 시작되는 9월부터 수원화성에서는 거의 매주 축제가 열린다. 당장 9일까지 '수원한국지역도서전'이 열린다. 다양한 체험과 놀거리가 많은 화성에서 아이들은 신나게 뛰어 놀고 엄마, 아빠는 모처럼 문화생활을 하는 주말 나들이를 위해 이번주 수원으로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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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에디터.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다다와 함께 읽은 그림책'을 연재하며,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펴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