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명의 시민기자가 개의 기사를 작성하였습니다. 시민기자 전환하기
 
 사회적기업 복지유니온은 2014년 삼킴 장애 어르신들의 식사 불만을 개선한 연하 도움식 ‘효반’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사회적기업 복지유니온은 2014년 삼킴 장애 어르신들의 식사 불만을 개선한 연하 도움식 ‘효반’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련사진보기


"전쟁통에 죽만 먹고살았는데 또 죽이야?"
"미끄덩거려 싫어."
"옛날에 먹던 맛을 느끼고 싶어."

삼시 세끼 부드러운 음식을 먹어야 하는 삼킴 장애 어르신들이 식사 때 느끼는 불만사항입니다. 
  
사회적기업 복지유니온은 2014년 이 같은 삼킴 장애 어르신들의 식사 불만을 개선한 연하 도움식 '효반'을 국내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그로부터 4년. 전국의 80군데 요양 시설에 입소한 삼킴 장애 어르신들 사이에는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겨났습니다.

독립적 행동이 늘어나 삶의 질 향상

먼저 병원에 가는 횟수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특히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 생기는 흡인성 폐렴의 발병률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졌습니다.
"효반은 죽과 밥의 중간 형태로 입자감이 있지만 목 넘김이 쉽고 사레가 들릴 위험이 적습니다. 일반 죽보다 수분 함량이 적어 열량이 높고 비타민과 미네랄을 보강해 영양소 균형을 맞췄습니다."
- 황은미 한국 고령 친화 식품 연구소 소장
두 번째로 어르신들의 체중이 늘어났습니다.
 
 황은미 한국 고령 친화 식품 연구소 소장.
 황은미 한국 고령 친화 식품 연구소 소장.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련사진보기


"시설 급식의 주 목적이 체중을 잘 관리하는 건데 삼킴 장애로 먹지 못해 30kg 대에 머물렀던 어르신이 6개월 만에 2-3kg이 늘었습니다. 힘이 생기니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이 개선돼 삶의 질이 향상됐습니다."

황 소장은 "삼킴 장애는 퇴행성 증상이지만 영양만 잘 공급되면 나아질 수 있다"면서 "효반을 먹고 영양상태가 좋아지면서 구강 내 주변 근육이 강화돼 일반식으로 넘어간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효반은 별도의 조리가 필요 없는 완제품으로 끓는 물에 중탕하거나 전자레인지에 데우면 됩니다. 종류도 다양해 고기·해물·야채류 등 17가지 맛이 준비돼 있어요.
효반의 주요 고객은 영양사가 없어 건강한 식사를 챙기기 어려운 소규모 복지시설과 요양 시설에 입소한 어르신들입니다.
 
 연하 도움식 효반에는 고기류와 해물류, 야채류, 별미류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17가지 메뉴가 있다.
 연하 도움식 효반에는 고기류와 해물류, 야채류, 별미류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17가지 메뉴가 있다.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련사진보기


고령 인구 1/3이 1인 가구... 홀로 사는 노인들을 위한 간편식 출시

2017년 통계청이 발표한 고령자 통계에 따르면 고령자 인구의 1/3은 혼자 사는 1인 가구로 나타났습니다. 이들 가운데 절반이 넘는 55.5%는 자신의 건강 상태가 '나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복지 사각지대 어르신들의 영양 돌봄을 주요 미션으로 삼고 있는 복지유니온은 그 해결책으로 최근 필수 영양소가 함유된 영양밥과 국밥을 내놓았습니다.
"고령화사회로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숫자가 날로 늘어나고 있어요. 이제는 단지 저소득층을 위한 무료급식 차원에서 보편적인 복지로 전환해 가야 하는 시점입니다." 
- 장성오 복지유니온 대표
 장성오 복지유니온 대표.
 장성오 복지유니온 대표.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련사진보기


간편식 메뉴는 곤드레 밥·톳 밥·시래기밥처럼 어르신들이 좋아할 식단으로 차려졌습니다.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적 입맛에 맞게 국내 최초로 냉동 국밥의 형태로 육개장과 소고기 미역 국밥을 선보였습니다.

"무료 급식을 제공받는 어르신들은 복지관이 문을 닫는 주말에는 컵밥이나 햇반, 3분 짜장 등 간편식을 제공받습니다. 그러나 멸균 제품이라 영양소가 파괴되었고 어르신들이 좋아하지도 않는 메뉴이지요. 심지어 어떤 노인분들은 이를 모아두었다가 가게에 헐값으로 팔고 다른 걸로 바꿔 먹는 경우도 있어요."

효반 시리즈로 나온 간편식은 현재 서울시내 20개 복지관에 주말 대체식으로 제공되고 있습니다. 

복지 양극화 해소 방안... 공동 영양관리사 제도 도입

장 대표의 복지에 대한 남다른 시각은 20여 년에 걸친 '사회복지사'라는 정체성에서 비롯됩니다. 그는 2012년 사회적기업가로 발을 들여놓기 이전부터 사회복지사로 10여 년 동안 요양원과 복지시설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았습니다.

"복지에도 양극화가 심합니다. 대규모 시설에는 영양사와 조리사가 있고 식자재 업체들은 서로 납품하겠다고 줄을 서 양질의 재료를 싼값에 받을 수 있습니다. 봉사자들도 줄을 잇지요. 하지만 소규모 시설은 정반대입니다. 영양사도 없고 봉사자들도 적어 직원들이 모든 일을 맡아 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급식 관리가 힘든 실정입니다. "

장 대표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 영양사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복지유니온에 소속된 영양사들이 각자 7~8군데 복지관을 관리하며 맞춤형 식단 표를 제공하고 월 2~3회 시설장을 방문해 조리사 교육을 실시해 급식의 질을 높였습니다.

돌봄은 가까운 곳이 최고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열린밥상은 광진구 내 돌봄 관련 사회적 경제 주체들과 함께 찾아가는 노인 통합 돌봄 서비스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열린밥상은 광진구 내 돌봄 관련 사회적 경제 주체들과 함께 찾아가는 노인 통합 돌봄 서비스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련사진보기


2016년에는 광진구 구의동 사무실 건물 1층에 열린밥상이란 한식 뷔페를 열고 동네에 거주하는 독거 어르신들이 간편하게 건강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장을 마련했습니다. 열린밥상은 동네 어르신은 4,000원, 일반인들은 6,000원에 7가지 반찬을 먹을 수 있어 하루 평균 120명에서 150명의 손님으로 늘 북적댑니다.

"아무리 좋은 식당도 멀리 있으면 어르신들은 가기 힘들어요. 고령 인구가 140만 명이 넘어가는 추세입니다. 영양관리는 의료비라는 사회적비용을 줄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효반 같은 연하 도움식과 간편식은 이곳에서 구매가 가능합니다. 복지유니온은 현재 자본력과 내부 역량의 부족으로 온라인 판매와 더불어 복지관과 요양 시설 등 B2B 사업을 주로 진행하고 있어요. 그러나 오는 12월 예정된 사회적기업을 위한 홈쇼핑 방송을 시작으로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적극 홍보에 나선다는 전략입니다.

복지유니온은 더 나아가 전국의 360개 노인복지관에 고령 친화 식품 매장을 만들고 이곳에서 노인들이 상담과 배송을 맡아 노인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한다는 큰 그림을 그려가고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은 내게 꼭 맞는 옷"

복지유니온은 지난 6년간 돌봄 분야에서 이뤄낸 혁신성과 도전 정신을 인정받아 올해 사회적기업 육성 유공자로 선정돼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습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적기업은 제게 꼭 맞는 옷이란 생각이 듭니다. 힘들긴 하죠. 복지 기관들은 주는 돈 갖고 운영하면 되는데 여긴 벌어서 해야 하니까요. 하지만 시설은 지원이 끊나면 끝이지만 여긴 성공만 하면 지속 가능한 것이잖아요."

연 매출 50억 원. 직원 30명. 복지유니온은 6년여 만에 영양 돌봄 분야에서 궤도에 올랐지만 그 길은 험난했습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적자가 계속되는 효반 사업을 계속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내부에서조차 '기업가적인 마인드가 없네. 왜 그만두지 않고 붙들고 가느냐. 곧 망할 거다'라는 말을 내뱉고 그만둔 직원도 있어요. 하지만 틈새시장에서 저희 같은 작은 기업이 생존하려면 선발주자의 자리를 놓치면 안 됩니다. 후발주자로 뛰어들면 규모 있는 경쟁업체에 밀려 살아남을 수 없어요."

그가 효반시리즈를 계속 출시하고 열린 밥상과 공동 영양관리사 제도 등 다양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는 이유입니다.
 
 열린식당은 직장인과 젊은 층 사이에도 인기가 높아 다양한 연령층이 소통하는 장이기도 하다.
 열린식당은 직장인과 젊은 층 사이에도 인기가 높아 다양한 연령층이 소통하는 장이기도 하다.
ⓒ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관련사진보기


"저는 사업가이지만 사회복지사라는 정체성을 잊지 않고 있습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때가 있겠죠. 올바른 방향으로 계속 변화를 꿈꾸며 새로운 가치를 더해 가려고 합니다."
  
복지유니온: http://www.well-union.or.kr

글. 백선기(이로운넷 책임 에디터)
사진. 이우기(사진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가 격주로 발행하는 온라인 뉴스레터 '세모편지'에 실린 글입니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주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는 사회적경제 정책 통합 및 지속가능한 기반 조성을 위해 2013년 1월 설립된 민관 거버넌스 기관입니다. 사회적경제 부문?업종?지원조직들의 네트워크를 촉진하고 서울시와 자치구의 통합적 정책 환경 조성 및 자원 발굴?연계, 사회투자, 공공구매, 윤리적 소비문화 확산을 통해 기업과 시민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촉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