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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는 9월 5일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교평준화는 평등교육의 시작"이라며 "함께 생각하고, 함께 배우는 힘, 고교평준화"라고 했다.
 '양산시 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는 9월 5일 양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교평준화는 평등교육의 시작"이라며 "함께 생각하고, 함께 배우는 힘, 고교평준화"라고 했다.
ⓒ 고교평준화추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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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양산지역 고등학교 평준화 여부를 놓고 찬반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교육청은 오는 10월 여론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지금까지 경남도교육청과 양산교육지원청은 두 차례 공청회를 열기도 했다. 경남사회조사연구원이 지난 7월에 했던 '예비 (타당성) 설문조사'에서는 한 개 학군보다 '동양산'과 '서양산'의 2개 학군으로 나누는 안이 훨씬 높게 나왔고, 비평준화(31.4%)보다 평준화(67.5%)가 두 배나 높게 나왔다.

교육청은 오는 10월 중학교 1·2학년생과 학부모, 교직원뿐만 아니라 초중고 교사 전원, 도·시의원, 학교 운영위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벌인다.

교육청은 여론조사 결과 60% 이상 찬성 의견이 나오면 고교 평준화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고교평준화가 되려면 경남도의회에서기존 평준 심의를 거쳐 조례 개정을 해야 한다.

양산은 산을 사이에 두고 '동양산'(웅상)과 '서양산'으로 분리되어 있고, '동양산'에는 3개, '서양산'에는 7개 고등학교가 있다.

반대측 "내 아이 망치고 양산 교육 죽인다"

지역에서 고교평준화 반대와 찬성 주장이 나오고 있다. '양산고교평준화 반대위원회' 백화진 위원장과 '교육명품도시 양산창조중심' 배상환 대표는 지난 4일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 아이 망치고 양산 교육 죽이는 고교 평준화 절대 반대한다"고 했다.

이들은 "철 지난 평준화의 유령이 지금까지 이룩한 양산 시민들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되돌리고 양산교육을 망치려 하고 있다"며 "양산의 고교 평준화는 내 아이에게 손해다"고 했다.

또 이들은 "학교 서열화는 양산의 가장 심각한 교육적 문제도 아니며 현안도 아닌 추진위의 시대착오적인 주장일 뿐이다. 45년 전 시작된 평준화는 그 교육적 사명을 다한 지 이미 오래이다"며 "산업화 시대에 맞춘 보편적 평등 교육은 4차 산업시대에는 더 이상 적용될 수 없다. 평준화 획일화가 아닌 개별화 맞춤형 교육으로 패러다임은 변화하고 있다"고 했다.

백화진 위원장 등은 "더 이상 시간을 거꾸로 돌리는 무의미한 평준화 논의에서 벗어나 신교육 도시, 명품교육 도시 양산을 만들어 우리 아이들이 타고난 끼를 마음껏 발산하고 원하는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도록 양산시민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것이야말로 우리 기성세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고교평준화추진위 "평준화는 시대의 요구"

학부모와 시민단체로 구성된 '양산시 고교평준화추진위원회'는 반대측 주장을 반박했다. 고교평준화추진위는 5일 낸 자료를 통해 "고교평준화는 평등교육의 시작"이라며 "함께 생각하고, 함께 배우는 힘, 고교평준화"라고 했다.

이들은 "일부 고교평준화를 반대하는 쪽에서는 마치 평준화가 되면 우리 아이들이 공부를 안 하는 것처럼 호도를 하거나 평준화가 양산교육을 망친다는 이상한 논리를 펴고 있다"며 "평준화는 1974년 처음 도입된 이후 계속 유지하거나 증가 추세이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나라 교육정책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었지만, 유일하게 45년을 그대로 유지해 온 것이 고교평준화이다"며 "이것은 그만큼 평준화가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는 데 기여했고, 학생·학부모·교사 등 많은 교육 주체들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라고 했다.

이들은 "고등학교 교육이 오직 대학입시만을 위해 존재하는 듯 아이들을 성적으로 줄 세우고, 그것도 모자라 성적으로 갈 수 있는 학교와 갈 수 없는 학교로 구분지어,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순간부터 열패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교육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고교평준화추진위는 "평준화는 시대의 요구이고 미래 세대들에 대한 책임이다", "고교평준화는 양산의 모든 아이들에게 성적과 무관하게 선택권을 준다"고 강조했다.

"대입 수시모집에도 유리한 고교평준화"라고 한 이들은 "2018년 대입에서 수시 전형이 73.3%, 2019년 76.2%로 확대되었다. 앞으로 아무리 대입제도가 개편된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수시와 정시의 모집 비율은 7:3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며 "비평준화로 고득점자들이 몰려있는 학교가 대입에 유리할지 평준화로 다양한 층위의 아이들이 많은 곳이 유리할 지는 누가 봐도 답은 나와 있다"고 설명했다.

"하향평준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 이들은 "고교평준화가 되면 상위권도 상향되지만, 중위권 아이들의 성적이 많이 상향된다"며 "어느 시대, 사회 할 것 없이 중간층위가 많은 집단이 안정적인 발전을 한다는 것은 충분히 검증된 사실이다"고 했다.

고교평준화추진위는 "'배를 만들고 싶다면 저 넓고 끝없는 바다를 꿈꾸게 하라'는 말이 있다. 배가 목적이었지만 바다를 꿈꿀 수 있는 상상력이 있다면 물론, 배도 만들겠지만 물고기를 잡든, 서핑을 하든, 바다를 그리는 사람이 되든 수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고교평준화는 무한한 가능성의 아이들에게 평등교육의 문을 열어주어 인간답게 숨 쉬고 꿈꿀 수 있는 희망의 열쇠가 되리라 기대한다"고 했다.

경남 양산지역 고교평준화 추진과 관련해 열린 공청회.
 경남 양산지역 고교평준화 추진과 관련해 열린 공청회.
ⓒ 양산교육지원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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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고교평준화, #양산교육지원청, #경남도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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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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