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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부터 시작된 청주지검의 법조 비리 수사가 도내 처음으로 평판사 출신 변호사 1명의 법정구속으로 귀결됐다. 또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는 벌금형을 받는 등 2명의 전관 변호사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수사 과정에서 검찰의 구속영장을 기각해 '전관 봐주기'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청주지법은 재판을 통해 엄벌 의지를 보여줬다. 청주 법조비리 사건의 수사와 재판 15개월을 정리해 본다.

ⓒ 충북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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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법 형사11부(소병진 부장판사)는 지난 8월 3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 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 변호사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2012년 청주지법에서 평판사로 퇴직한 박 변호사는 충주에서 개업한 뒤 1년 뒤 청주 법무법인으로 옮겨 활동해 왔다. 박 변호사는 현직 판사와의 친분을 내세워 의뢰인들에게 고액 수임료를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또한 사건브로커들은 이같은 전직 변호사들과 공생하면서 의뢰인들로부터 뒷돈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함께 기소된 부장판사 출신 전모 변호사는 사건 청탁 금품수수 혐의는 무죄 판단을 받았지만 700만원의 조세포탈 혐의로 1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청주지검은 지난해 3월 전관 출신인 박·전 변호사에 대한 혐의점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두 변호사와 연결된 사건브로커 A씨(56)가 의뢰인에게 고소당하는 사건이 접수됐다. 검찰은 A씨를 2014년 항고사건이 인용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의뢰인의 부탁을 받고 당시 부장판사와 친한 변호사를 통해 로비해 주겠다며 8100만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당시 '부장판사와 친한 변호사'로 박·전 변호사의 이름이 불거져 나왔고 검찰의 사정권에 들어오게 된 것. 청주지검은 지난해 4월 알선 수재 혐의로 박 변호사의 자택과 전 변호사 사무실 2곳을 압수수색했다. 또한 무등록 사무장 등 법조 브로커 3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법조비리와 한판 승부를 예고했다.

전관 변호사와 사건 브로커의 유착

검찰 수사 결과, 박 변호사는 2014년 대전의 한 건설사 관련 사건을 수임해 후배 변호사에게 연결해주고, 로비 자금 명목으로 1억원을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항소심 판사에게 로비해 집행유예 판결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1억원을 요구하기도 했다. 심지어 가처분 항고사건의 주심판사에게 전화해 달라는 사건브로커의 청탁과 함께 500만원을 받기도 했다. 또한 사건브로커에게 사건 소개 대가로 400만원을 건네준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혐의점에 대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영장담당 판사는 "일부 혐의사실에 대해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의자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수집된 증거자료만으로는 주된 범죄 혐의에 대한 소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기각시켰다.

검찰은 포기하지 않고 2차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역시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법조비리의 건널목인 변호사에 대한 인신구속에 실패하면서 로비의 최종 대상인 현직 판사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불가능해진 셈이었다.

더구나 사건의 단초가 됐던 사건브로커 A씨의 알선수재 사건마저 지난해 7월 청주지법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핵심 진술인이 수사기관에서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박 변호사를 통해 재판장에 대한 청탁 명목으로 돈을 요구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하지만 진술내용이 여러 객관적 자료나 법정 증언과 다른 부분이 있어 신빙성이 떨어지고 본인도 형사처벌 우려가 있는 처지에서 처벌을 면하기 위해 A씨에게 책임을 전가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같은 법원 판결에 대해 의견이 엇갈렸다. 동의하는 쪽은 검찰이 원하는 진술만 쏟아낸 참고인에게 전적으로 의지한 부실한 수사방식을 법원이 제대로 지적했다고 평가했다. 반면 현직 부장판사까지 연루 의혹을 받는 사건의 판단을 법원에 맡기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거명된 현직 판사 수사는 불발

결국 검찰은 박·전 변호사에 대해 특가법상 알선수재, 조세포탈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특히 박변호사의 경우 수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에게 허위진술을 유도해 공범 도피를 도운 사실이 드러나 범인도피죄가 추가됐다. 또한 고용변호사 명의로 사업자 등록을 하거나 차명계좌로 수임료를 받아 1억2000만원 상당의 세금을 포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개업 초기 충주, 청주, 대전에 이르기까지 전관 변호사를 찾는 의뢰인들의 발길이 몰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주 법조계 Q씨는 "실제로 법복을 벗은 지 1년 이내인 전관 변호사는 앉아만 있어도 사건브로커들이 꼬여든다. 그만큼 전관 초임 변호사에 대한 수요가 많기 때문에 브로커 활동이 용이한 측면이 있다. 수임료가 상대적으로 높다보니 브로커의 비공식 사례비도 클 수밖에 없다. 문제는 브로커들이 사례비 이외에 의뢰인과 전관 변호사 사이에서 장난을 쳐서 직접 돈을 챙기는 경우다. 이런 큰손 브로커들이 전관 변호사와 유착관계로 발전하면 대형 사고가 생길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실제로 박 변호사가 2016년 수임했던 청주 오창 네패스 직원의 수십억원대 금 절도 사건의 경우 사건 브로커들에게 '대박'이 됐다. 브로커들은 절도사건 피의자로부터 2억원을 받아 박변호사에게 수임료로 7000만원만 주고 나머지는 자신들이 챙겼다는 것.

재판과정에서 검찰은 박·전 변호사가 수년 간 수임했던 당시 사건의 담당 판사들의 성과 직책을 거명했다. 고법과 지법 지원 판사 5~6명이 거론됐으나 실제로 검찰이 로비의 행사여부에 대해서는 밝혀낸 사실이 없었다. 당초 청주지법은 형사단독 재판부에 배당했다가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해 재정합의를 거쳐 형사합의부에 재배당하기도 했다. 박 변호사는 송무업무를 접고 자신의 사건에 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관 변호사 일부 무죄 판단 근거는?
범인도피 교사죄, 재판부는 '방어권 행사 범위내'


청주지법은 지난해 11월 첫 공판을 시작으로 9개월만에 전관 변호사를 징역 1년 6월에 법정구속시켰다. 과거 변호사들의 유사 사건의 경우 징역형과 함께 집행유예를 하는 것이 통상적인 판결이었다.

하지만 청주 재판부는 "판사 출신인 피고인은 판사 등 친분 관계를 과시해 재판을 청탁하려 하거나 재판 절차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 했다. 이는 사법절차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시키는 중대 범죄로 엄벌이 불가피하다"며 구속 수감토록 한 것이다. 이에 대해 사법부의 준엄한 판결이라는 평가와 함께 일부 무죄 판결에 대한 이의도 제기됐다.

특히 박변호사가 형사 피의자에게 수사기관에서 허위진술할 것을 지시해 공범이 도피토록 한 범인도피 교사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의자의 허위진술, 허위자료 제출은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없다. 설사 이런 행위가 다른 공범들을 도피시키게 된다 하더라도 범인도피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례도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법률전문가인 변호사가 이같은 사실을 지시했다면 이것이야 말로 사법절차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전 변호사가 가처분 항고사건에서 수임계를 쓰지않고 의뢰인으로부터 3500만원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에 대해서도 재판부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가 법리를 검토해 서면을 작성 제출하는 등 실제 변론에 관여한 바 있고 브로커들이 재판장 청탁을 명목으로 수임료를 부풀려서 받은 뒤 중간에서 가로채기 위해 허위진술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결국 양측의 진술만을 근거로 판단하는 상황에서 검찰은 브로커 진술에 재판부는 피고측 진술에 손을 들어준 셈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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