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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서울의 부동산 시장에는 10여 년 전보다 더 심한 부동산 광풍이 불고 있다고 합니다. 1년 사이에 수억 원이 오른 아파트가 부지기수이고, 최근에는 강남 지역에 머물던 투기 열풍이 지역을 가리지 않고 번지고 있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서울 지역에서 다시 불고 있는 부동산 광풍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토지+자유연구소'의 글 네 편을 준비했습니다. 이 글은 그 두 번째입니다.[편집자말]
지금의 부동산 문제는 정책 실패 때문이다

잠잠하던 부동산 시장이 들끓고 있다. 한국감정원 발표에 따르면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7월 0.32%에 이어 8월에는 무려 0.63%라고 한다. 이런 상승 분위기는 그동안 하향세였던 경기도로 번지고 있다. 경기도의 8월 집값 상승률이 0.05%로 돌아선 것이다.

현재 집값의 상승세는 예측 불허다. 수도권 전역으로 퍼져 나갈지 아니면 소강상태가 될지 예단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8.27대책'에서는 공급대책을 내놨다. 심지어 신임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공급확대를 주문했다. 참여정부 시기인 2005년 초 '판교신도시 공급 발표'에도 부동산 가격이 폭등했다는 걸 까맣게 잊은 듯하다.


 
 송파구 일대 아파트.
 송파구 일대 아파트.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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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의 원인은 뭘까? 대체 뭐 때문에 서울·수도권 집값이 뛰는 걸까? 문재인 정부의 정책 한계, 좀 더 냉정히 말해서 정책 실패가 주된 원인이라고 우리는 생각한다. 경제의 다른 어떤 영역보다도 부동산 시장은 심리가 크게 작용한다. 앞으로 오를 것이라고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면 그것이 현실이 된다. 일종의 자기실현적 예언(self-fulfilling prophesy)이다.

오르는 걸 확인한 사람들이 불안한 마음으로, 혹은 불로소득을 추구하는 마음으로 추격 매수에 나서면 가격은 더 올라간다. 그러면 무엇이 예상 혹은 심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걸까? 정부 정책이다. 정부의 금융규제정책과 거래규제정책, 그리고 세제 정책 전반이 부동산 시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올바른 부동산 정책 패키지란?

부동산 정책은 패키지로 제시되어야 하는데, 우선적으로 제시되어야 할 것은 정책 전반을 관통하는 정의로운 철학이다. 이해관계를 떠나서 생각해보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철학을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변동하는 시장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그 철학에 부합하는 장기적인 근본 대책과, 그때그때 시장 상황을 조절하는 단기 시장 조절대책, 그리고 적절한 주거 복지 대책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문재인 정부는 토지공개념을 부동산 정책의 철학으로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지난 3월 개헌 국면에서 청와대는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 토지공개념을 헌법에 명시하는 개정안을 발표했다. 물론 국회통과는 못했지만, 시도 자체만으로 큰 의의가 있었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22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선거제도 개혁, 정부 형태, 사법제도, 헌법재판제도 등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을 설명하고 있다.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토지공개념을 비롯한 선거제도 개혁, 정부 형태, 사법제도, 헌법재판제도 등 문재인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을 설명하고 있다(2018.3.22).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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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앞으로 개헌 논의가 나오면 '토지공개념'은 자연스럽게 거론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문재인 정부는 부동산 정책에 토지공개념 정신을 반영하려고 노력한 것 같지는 않다. 만약 그랬다면 지금과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단기 시장 조절정책에서는 유능함을 보인 문재인 정부

한편 단기 시장 조절정책은 매우 적절하고 치밀하게 구사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대표적인 정책이 작년에 발표한 '6.19대책'과 '8.2대책'이다. "안정적 관리", "선별적 맞춤형"이란 제목이 말해주듯이 '6.19대책'은 주택시장 전반을 다루지는 않았다. 가격이 급등하는 특정 지역을 대상으로 대출규제를 강화하고 전매제한기간을 늘리고 재건축단지의 조합원 주택 공급 수를 제한하겠다는 '선별적' 대책이었다.

좀 더 정교하고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는 단기 시장 조절대책은 '8.2대책'에서 내놓는다.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8.2대책'은 양도소득세 중과와 강력한 금융규제와 전매 제한 등으로 투기수요를 차단하는 한편, 금융규제에서 실수요자들을 제외하고 무주택자들에게 청약기회를 확대하는 조처까지 포함했다. 정부 차원에서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정책수단들을 망라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2일 오후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2017.8.2).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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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이 발표된 이후 시장은 관망세로 돌아섰다. 자신감을 얻은 정부가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었다고 판단했는지 이번에는 '신혼부부 주거 안정' 등 사회적 주거약자를 위해 '11.29대책', 즉 '주거복지로드맵'을 내놓는다. 주거복지로드맵의 핵심은 청년층과 신혼부부, 고령층 등 연령대나 소득수준에 따른 맞춤형 주거 지원이다. 예를 들어 서울 수서, 경기 과천 등 주거여건이 좋은 37곳에 짓는 신혼희망타운 7만호를 시세보다 20~30% 싸게 공급하는 계획도 들어있었다.

부실한 장기 근본 대책이 문제다

이렇게 효과적인 단기 시장 조절대책도 내놓고 괜찮은 주거복지대책도 제시했는데, 어찌해서 부동산 값이 급등하고 있는 걸까? 투기과열지구로 묶어두는 지역이 계속 늘어가고 있는데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규제가 약해서일까?

그건 아니다. 정부가 투기지역 확대 등이 포함된 '8·27대책'을 발표했지만 서울과 일부 수도권 지역의 집값은 오히려 더 뛰고 있다. 그러면 공급이 부족해서일까? 그것도 아닐 것이다. 공급부족론으론 박원순 시장의 개발플랜 발표와 연관 있는 용산(1.27%)과 영등포(1.14%) 마포(1.17%)등의 상승률이 다른 곳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을 설명하기 어렵다.

다시 말해서 아파트가 부족해서 가격이 폭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 폭등은 투기수요 때문이다. 더구나 서울의 주택보급률은 2005년 93.7%에서 10년 후인 2015년 96.0%로 증가했지만, 자가보유율은 같은 기간 44.6%에서 41.1%로 하락했다는 것에서도 공급부족이 원인이 아님이 확인된다.

늘어난 주택을 다주택자들이 사들였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공급부족론에 기대어 신규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다주택자들이 보유한 투기주택 혹은 부동산을 시장에 내놓도록 유도하는 '공급 대책'이 필요한 때다.

그렇다. 근본 원인은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장기 근본 대책이 매우 부실하다는 데에 있다. 단기 시장 조절 대책만으론 한계가 명확하다는 것이다. 장기 근본 대책의 핵심은 불로소득 환수비율을 높이는 것이고 그것의 핵심 수단이 보유세 강화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방안을 보면 보유세 강화를 포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장기 근본 대책에 대한 신념이 부족하다는 것은 임대주택에 대한 세제혜택에서도 드러난다. 임대주택 양성화보다 더 중요한 것이 불로소득을 환수하는, 다시 말해서 보유세를 점진적이고 획기적으로 강화하는 대책임에도 문재인 정부는 이러한 근본 대책을 '부수적 대책'으로 취급한 것이다.

집권 초기에 내놓았어야 할 보유세 강화 대책, 서둘러야 한다

본래 보유세 강화와 같은 중요한 대책은 집권 초기, 즉 정권에 대한 신뢰가 가장 높았을 때 내놓아야 한다. 참여정부의 보유세 강화 대책의 핵심인 종합부동산세가 입법화된 것이 집권 3년차인 2005년 말이었다는 것에서 문재인 정부는 교훈을 얻었어야 했다.

그런데 1년 동안 질질 끌더니 결국 내놓은 게 고작 0.74조 원의 증세안이다. 0.16%인 보유세 실효세율을 겨우 0.18%, 즉 0.02%p 올리겠다는 안이다. 이것을 보고 문재인 정부의 보유세 강화 정책이 어느 정도일까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던 부동산 시장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을 것이다. "그러면 그렇지"라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을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박원순 시장의 개발플랜이 발표되자 종부세 대상이 몰려 있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 부동산값이 폭등하게 된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의 정치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잠시 눈을 감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근의 정치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힌 뒤 잠시 눈을 감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있다(2006.11.28).
ⓒ 연합뉴스 박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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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지금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 앞으로 부동산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순 없지만, 이대로 가다간 위험해질 가능성도 있다. 참여정부의 2006~2007년의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지금은 섣부르게 공급확대 대책을 내놓을 것이 아니라 확실한 장기 근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그래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고, 부동산으로 인한 소득불평등도 바로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부동산 광풍 원인과 해법①] '정부, 불로소득 환수 의지 없다'... 투기심리 불붙었다 
[부동산 광풍 원인과 해법③] 노무현의 김수현과 문재인의 김수현
[부동산 광풍 원인과 해법④] '고독한' 문 대통령, 부동산 운전대 바로 잡으시라
 

덧붙이는 글 | 어느 사회나 평등한 토지권이 잘 적용된 사회일수록 안전했고, 경제가 발전했으며, 건강한 문화가 꽃피웠습니다. 반면 이 사상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사회는 불안해졌고, 빈부격차는 심해졌으며, 문화는 병들어갔습니다. 이 사실은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는 주거 불안, 일자리 불안, 금융 불안, 노후 불안을 해소하고 참다운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는 평등한 토지권이 회복돼야 합니다. 토지+자유연구소는 이를 위해 토지특권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지공주의(Geoism)' 구현, 공평과 정의를 기반으로 하는 '공정국가(fair state)'모델 수립, 남과 북이 하나로 통합될 수 있는 통일한국의 대안적 경제체제 연구를 비전으로 삼고, 이를 구현하기 위해 실행 가능한 부동산 세제 디자인, 자유로운 사회의 토대, '지대기본소득제', 토지정의에 기반한 도시재생 방안, 북한 공공토지임대제 실시 방안, 새로운 경제학 원론(原論) 저술 등을 연구과제로 수행 중입니다. 토지+자유연구소의 홈페이지는 http://landliberty.or.kr/ 를 링크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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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자유연구소(landliberty.or.kr) 소장. 토지정의와 기본소득, 그리고 통일을 염두에 둔 대안 국가모델에 관심을 갖고 연구와 운동을 병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