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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진시 라돈반대대책위원회 박소순 공동위원장
 당진시 라돈반대대책위원회 박소순 공동위원장
ⓒ 한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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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돈 침대' 사태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지난 6월 16일 새벽, 물밀 듯이 들어온 1만7000여 개의 라돈 매트리스는 아직도 당진항 야적장에 적재돼 있다. 석 달이 다 돼가는 동안 인근 주민들을 비롯해 지역의 학부모들은 라돈반대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야적장 현장 집회와 1인 시위, 촛불집회 등을 이어가고 있다.

라돈반대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인 박소순 한진2리 이장은 "이런 줄 알았으면 고향에 내려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씁쓸해했다. 지난 2008년 고향인 한진1리를 다시 찾은 박 위원장의 눈에 비친 고향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평온했던 바닷가 마을은 사라지고 공장이 들어선 삭막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인근 마을에는 거대한 발전소와 제철소가 들어섰고 고압 철탑이 줄지어 박혀 있었다. 당진항 야적장을 오갈 때마다 쌓여 있는 고철들이 눈에 들어왔다. 그는 "라돈 침대 말고도 야적장에 적재된 고철에서 발생하는 비산먼지 등으로 인한 문제도 심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전에 라돈 매트리스가 하루아침에 들어왔다. 주민들이 목소리를 높이자 "반출하겠다"고 약속한 정부는 한 마을과의 주민총회를 통해 "현장에서 해체하겠다"고 결정을 번복했다. 두 달 하고도 보름을 넘기는 동안 문제 해결은커녕 지역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정부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하고 있다. 박소순 위원장을 만나 지난 과정과 주민의 요구 사항을 들었다.

"정부에서 수거 지시한 만큼 해체도 대안을 마련했어야"

- 라돈 침대가 당진에 반입됐던 날 상황은 어땠는가?
"6.13 지방선거가 끝난 15일 동부항만운영(주)와 대진침대 간 야적장 사용을 계약하고 다음 날인 16일 라돈 매트리스가 당진에 들어왔다. 흡사 군사 작전하듯 반입됐다. 송악읍 고대1리가 먼저 사안을 파악하고 인근 마을인 고대2리와 한진1·2리가 연대해서 막아야 한다고 동참을 요구했다. 침대가 반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장에 갔더니 라돈 매트리스를 실은 차량이 줄지어 있었다. 9000여 개는 주민의 저지로 돌려보냈지만 1만7000여 개에 이르는 매트리스는 이미 야적장에 쌓여 있었다."

- 처음엔 '하루에 1000개씩 당진에서 반출하겠다'는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는가?
"6월 22일 협의 각서 체결이 이뤄졌다. 국무조정실의 최창원 경제조정실장과 원자력안전위원회 엄재식 사무처장, 당진시 이해선 경제환경국장, 대진침대 본사의 고문이 참석했다. 또 주민 대표로는 김정환 송악읍개발위원장과 김문성 고대1리 이장이 '하루에 1000개씩 당진에서 라돈 침대를 반출해 7월 15일까지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협약서에 함께 서명했다.

그때도 해체 작업을 반대했던 고대2리와 한진1·2리는 제외됐다. 뜻이 같으니 제외된 것에 대해 문제 삼지 않았다. 그러나 우리가 순진했다. 연이어 비가 왔고 천안 본사가 위치한 천안시 판정리 주민들도 현장에서 해체할 수 없다며 반대에 나섰다. 약속 기한 내 반출이 어려울 것 같다는 판단에 대책을 세우자고 김정환 송악읍개발위원장에게 말했으나 기한까지 기다리자고 했다. 그런데 그사이에 개발위와 고대1리는 네 차례 정도 회의를 거쳤고 약속 기한이 끝난 16일 월요일에 주민총회를 연 것이다."

- '당진에서 라돈 침대 해체 결정' 소식을 뒤늦게 들었다는데?
"주민총회가 이뤄진 다음 날인 17일, 일을 하다가 당진에서 해체하기로 타협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몰랐다. 그날의 회의록도 궁금하다."

- 학부모들도 동참하고 있다. 현재 어떠한 집회활동을 이어가고 있는가?
"상록초등학교 학부모회장으로부터 연락이 왔고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마을 주민들과 논의해 '목적'이 같아 함께 하는 것에 동의하고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7월 23일부터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학부모들도 많이 고생하고 있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절대 당진에서 해체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 라돈반대대책위에서 요구하는 해결 방안은 무엇인가?
"우린 절대 라돈 침대가 당진에서 해체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곳에서 해체하지 않는다면 결국 다른 지역으로 가야만 한다. 그 지역에 국민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해체 시설 혹은 환경이 마련될 때까지 우리는 기다릴 수 있다. 뜻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청와대 앞으로 매트리스를 가져갈 것이다."

- 이 사태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6월 5일 대통령이 특별지시를 내려 라돈 침대 문제를 조속히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3400대의 차량이 움직였고 매트리스 2만4000장이 수거됐으며, 일부가 당진에 반입됐다. 만약 그 지시가 없었다면 다소 느렸더라도 지금쯤 대진침대에서 해체를 완료했을 것이다. 정부에서 수거를 지시한 만큼 해체하는 것도 미리 대안을 마련했어야 한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대통령, 아니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이라도 다시 당진에 온다면 이 말을 해주고 싶다. 우리 지역은 이미 환경적인 부분에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 많은 것이 오염돼버린 당진이라 하더라도 더 이상은 안 된다. 이는 우리 주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다. 당진에서 해체는 절대 안 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당진시대>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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