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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일, 기습적인 폭우로 서울 은평구 응암3동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지난달 28일, 기습적인 폭우로 서울 은평구 응암3동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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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수피해를 입은 세간
 침수피해를 입은 세간
ⓒ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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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은평구 응암3동 주민센터로 이어진 골목길에 들어서자 "아이고" 소리가 입 밖으로 터져 나왔다. 길 옆으로 세간이 여저 저기 널려 있다. 장갑을 끼고 가재도구를 옮기는 사람들도 보였다. '물폭탄'이 할퀴고 간 흔적이었다.

폭우로 침수 피해를 입은 서울 은평구 응암3동을 1일 찾아가봤다. 8월 28일부터 3일간 이곳에 비가 쏟아지면서 주민들은 재산손해를 입고, 이재민이 됐다.

"어머니께서 혼자 지내셨는데, 갑자기 집 안에 물이 차올라 갇혔다고 한다. 목까지 물에 잠겼었는데, 다행히 근처에 출동해 있던 소방관이 발견해 창문을 깨서 어머니를 구해줬다.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침수 피해자 가족 방희자씨의 말이다. 이날 그는 '반지하 어머니 집'에서 복구작업을 하고 있었다. 집 앞에는 물에 젖은 살림살이가 수북이 쌓여 있다.

여전히 남아 있는 '물폭탄'의 흔적

오후 2시, 방씨의 어머니 집, '반지하'로 가봤다. 방 안에는 침대만 우두커니 자리해 있었다. 방바닥도 물이 흥건했다. 천장에선 물방울이 떨어졌다. 침수피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방희자씨는 "어머니가 침수피해를 겪은 후 여기서 살기 무섭다고 해 이사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골목길에서 세간을 정리하고 있던 할머니도 "무서운 경험"을 했다. 빗물이 '반지하'를 덮쳐 몸이 반쯤 잠겼었다. "옆집 총각의 도움으로 집을 빠져 나올 수 있었다"라고 했다. 침수피해 3일, 할머니는 아직 집에 돌아가지 못했다. 집이 여전히 "물바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할머니는 이재민이 됐다. 지금은 은평구에서 마련해 준 임시 거처에서 밤에는 잠을 자고, 낮에는 물에 젖은 살림살이를 직접 정리하고 있다.

응암3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9월 1일 기준 20여 가구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이들은 은평구가 마련한 숙소에서 생활하고 있다. 최원영 응암3동주민센터 우리동네주무관은 "주민센터와 인근 교회를 이재민들의 임시 거처로 사용했으나 씻는 것이 불편해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피해복구 작업도 끝나지 않앗다. 현장을 찾은 이날도 곳곳에서 자원봉사자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응암3동 주민센터에 따르면 지금까지 200여 명의 자원봉사자가 침수피해 복구작업에 참여했다.

임시거처에 자원봉사자도 투입됐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

 서울 은평구 응암3동이 기습적인 폭우로 침수피해를 본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이 피해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서울 은평구 응암3동이 기습적인 폭우로 침수피해를 본 가운데, 자원봉사자들이 피해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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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항군인회 은평구회원들이 세탁봉사를 하고 있다.
 재항군인회 은평구회원들이 세탁봉사를 하고 있다.
ⓒ 이철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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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2시 30분, 응암 3동에 있는 한 교회 주차장을 찾았다. 전국재해구호협회와 대한민국재향군인회가 세탁 봉사를 하고 있었다. 이철호 대한민국재향군인회 은평구회 사무국장은 "침수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을 대상으로 옷가지와 이불 등을 세탁해주고 있다"라고 말했다.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지만, 이재민들은 앞으로가 걱정이다. "없는 살림"에 침수피해를 입어 "살길이 막막하다"라고 한다. 서아무개 할머니는 "독거노인으로 없이 사는데, 침수피해까지 당했다"라며 "피해복구가 되면, 살림살이를 새로 사고 장판이랑 벽지를 새로 해야 하는데 이걸 해결할 돈이 없다"라고 말했다.

골목길에서 만난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할머니도 "지금이야 구청에서 숙소를 구해줘 잠은 해결됐는데,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옷가지야 말리면 되지만 가전제품이 물을 먹어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나라에서 주는 돈 조금 받아서 생활하는데 이걸 다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눈앞이 캄캄하다"라고 말했다.

최원영 주무관은 "현재 침수피해를 입은 가정을 방문해 피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라며 "긴급 구제를 위한 예산을 확보하고 부족한 부분은 사랑의 열매 등을 통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전망이 밝은 건 아니다. 오후 3시 30분, 가좌로 10길에서 만난 한 주민은 "피해를 입은 사람들 대부분이 독거노인이고 없이 사는 사람들"이라며 "피해지역도 좁고, 피해규모도 적어서 그런지 사람들의 관심이 부족해 피해복구가 끝나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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