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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31일 오전 한국은행에서 이주열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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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용과 주택시장 문제는 구조적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통화정책만으로 해결하긴 어려움이 많습니다."

3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말이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 배경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최근 고용부진, 집값상승 문제를 금리로 해결할 수 있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 총재가 이렇게 답한 것.

이어 이 총재는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통화정책은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라고 한 말을 인용하면서 "통화정책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고용부진 등 문제에 경기적 요인이 있다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수 있고,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현재 우리나라 경제 문제는 기업구조조정과 같은 구조적인 부분에서 비롯된 것이 더 크기 때문에 금리 하나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이 총재의 생각이다.

"고용부진, 기업구조조정·자동화 때문... 최저임금 인상 영향 알 수 없어"

이에 이날 기자회견에선 "고용부진 등에 대해 시장에선 최저임금 인상 등 정부 정책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취업자수 증가가 급감할 만큼 구조적인 요인이 있었나"라는 질문이 나왔다. 앞서 통계청은 지난달 취업자수가 전년보다 5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 총재는 "고용부진은 너무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며 "올해에도 큰 기업구조조정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의 말이다.

"군산지역에서 자동차 산업, 한국 지엠(GM)이라든가 또 그에 따른 협력업체의 여러 가지 어려움, 이런 것이 여전히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또 그 전부터 지속돼왔던, 인력을 대체하는 자동화 투자 같은 것이 올해 더 빨라졌고, 최저임금도 고용조정을 하려는 유인을 높였습니다.

그렇지만 최저임금이 올해 큰 폭으로 오른 것이 (기업구조조정 등보다) 더 크게 영향을 줬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을 이전에 했었습니다. 인상의 영향이 얼마라고 말하기엔, 아직 그런 분석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다만 이 총재는 "지금까지의 (고용) 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 올해 취업자수 증가규모는 지난달에 전망한 18만 명을 밑돌 것으로 예상한다"며 "구체적인 전망치는 10월에 제시하겠다"고 했다.

"수도권 집값상승, 지자체 부동산 개발계획 영향 커"

또 이날 이 총재는 서울 등 수도권 지역의 집값상승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일부 지역의 개발계획으로 가격상승 기대가 확산되는 점, 그리고 시중에 유동성(자금)이 풍부하고 대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이어 이 총재는 "어느 요인이 더 크다고 단정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풍부한 유동성이 하나의 요인이 되는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최근 빠른 상승은 지자체의 개발계획이 더 크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시장에 풀린 돈은 많은데 마땅한 투자처가 없다 보니 부동산에 자금이 몰렸고, 부동산 개발계획이 발표되자 이런 흐름이 더 빨라졌다는 것이 이 총재의 생각이다. 이와 관련해 그는 "금융안정 차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 이 총재는 "가계부채가 시스템 위험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대출자의 소득과 자산을 비춰보면 전체적으로 빚 갚을 능력은 건실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렇지만 가계부채 총량이 이미 높은 수준에 와있고, 가계부채 증가율이 소득증가율을 웃돌고 있다"며 "통화정책 운용에도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성은 더 높아졌다"고 그는 부연했다.

"복지강화정책 꾸준히 추진 예상... 물가상승률 전망 낮아질 것"

이날 기자회견에 앞서 이 총재는 최근 국내외 경제동향을 설명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이 가운데 국내경제에 대해 이 총재는 "설비와 건설투자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소비와 수출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앞으로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경제는 지난달에 전망했던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식료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물가상승)율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 정부 정책 영향으로 지난달 1%로 낮아졌다"고 이 총재는 밝혔다. 이어 그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연말에는 목표수준(2%)에 가까워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며 "다만 복지강화정책이 꾸준히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물가전망치가) 조금 낮아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선 이일형 금통위원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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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경제부 경제팀 기자입니다. sh7847@ohmy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