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캣맘이 된 지도 벌써 1년이 되었다. 처음 만났을 때 어미 고양이의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눈이 붓고 코가 막혀서 밥도 못 먹던 우리 지똥이(고양이 이름)가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 주어서 너무 고맙다.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던 나는 집 근처에서 고양이 가족을 오고 가며 마주치고 가끔 간식을 주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세 마리의 아기 고양이 중 한 마리가 눈은 눈물과 분비물이 뒤엉켜 뜨지도 못하고 있었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체구도 훨씬 작고 밥을 눈앞에 둬도 먹지 못하였다.

어미도 더 이상 관심을 가지지 않는 상황이라 그 아이를 데리고 바로 동물병원으로 달려가 치료를 받았다.  다행히 눈알까지 균에 감염된 것은 아니어서 눈은 약을 발랐다. 코가 막혀 냄새를 맡지 못해 밥도 못 먹어서 아마 그 상태로 계속 있었으면 굶어서 죽었을 것이라고 수의사 선생님께서 말씀하셨다.
 
 힘 없는 지똥
 힘 없는 지똥
ⓒ 이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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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똥이는 고양이 허피스 바이러스인 Feline Herpes(FHV-1)에 걸린 것이었다. 허피스 바이러스의 증상으로는 식욕감퇴, 눈의 염증, 설사, 코 막힘, 열, 우울, 졸음 등이 있다. 막힌 코는 수의사 선생님께서 뚫어주자 바로 나아서 냄새를 맡아 밥도 잘 먹었다.

집에 데려오고 일주일 동안은 거의 책상 아래 임시 집에서 잠만 자고 계속 설사를 했다. 이 때 하루종일 똥만 싸서 이름이 지똥이다. 그래도 꾸준히 약을 먹이니 똥도 모래 통을 찾아가서 싸기 시작하고 조금씩 영역을 넓혀 놀기 시작하더니 금방 건강해졌다. 이처럼 허피스 바이러스는 약으로 치료가 가능하고, 치료 후엔 생명에 치명적이지 않다.

 지똥 엽사
 지똥 엽사
ⓒ 이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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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놀러 온 내 친구는 지똥이를 만지려 하지 않았다. 이유를 물으니 균 혹은 바이러스가 옮을까봐 무섭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내 친구와 같은 이유로 길고양이들을 만지려 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허피스 바이러스의 경우, 고양이들끼리는 서로 그루밍을 하는 경우 혹은 같은 박스를 사용하는 경우 옮을 수 있지만 고양이와 사람 사이에서는 잘 옮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기본적으로 허피스 바이러스가 DNA 바이러스이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크게 DNA바이러스와 RNA 바이러스로 나눌 수 있는데 DNA가 RNA보다 더 안정하다. DNA가 우리 몸의 설계도라면 RNA는 그것의 복사본 정도가 되는데, 설계도의 경우 매우 정확해야 하고 안전하게 보관되어야 한다. 하지만 복사본은 들고 다니다가 찢어질 수도 있고 복사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일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불안정하고 정확성도 떨어진다.

때문에 대표적인 RNA 바이러이스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경우 항원 소변이와 항원 대변이 등의 크고 작은 돌연변이가 쉽게 일어난다. 항원 소변이는 염기상의 돌연변이로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으나, 항원 대변이의 경우 숙주에게 매우 치명적일 수 있다.

항원 대변이란 예를 들어 설명하면 돼지 한 마리에 사람의 정보를 가진 바이러스와 돼지의 정보를 가진 바이러스가 동시에 감염된 상태로 인간과 돼지의 정보를 모두 가진 새로운 바이러스가 탄생하는 것이다.

그러나 DNA 기반인 허피스 바이러스는 정확한 DNA 때문에 같은 종이 아니면 감염되지 않는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허피스 바이러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는 다르게 사람과 고양이 사이에는 옮지 않는 것이다. 내 친구에게도 이렇게 설명해주니 안심하고 조금씩 쓰다듬더니 지똥이를 안고 놓아주지 않아 한 번 물렸다.

 바깥 구경 중인 지똥
 바깥 구경 중인 지똥
ⓒ 이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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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본가에 데려와서 좀 더 넓은 집에서 뛰어다니며 잘 먹고 잘 자고 잘 싸서 쑥쑥 자라는(너무 잘 커서 언제까지 클지 두렵다..) 지똥이를 보니 그때 데려오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도 병 걸리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더 많이 공부해야겠다.

덧붙이는 글 | 개인 블로그에 게재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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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지똥이)를 사랑하는 대학생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