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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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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포토] ⓒ 이희훈
응암동 수해 피해자 이윤희씨의 집에 물이 차 올랐던 자국이 선명히 남아 있다. ⓒ 이희훈
응암동 수해피해자 이윤희씨 ⓒ 이희훈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데 이거 누가 물어 줄 거야, 나 어떡해"

이윤희씨가 젖은 세간살이 옆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레크레이션 웃음 강사인 이씨의 집에서 나온 형형색색의 물건들은 골목길 안에 펼쳐졌다. 집주인에게 하소연했지만 돌아오는 말은 "비가 와서 이렇게 된 걸 어떡하냐"는 대답뿐이었다.

좁은 철문을 지나 여섯 개의 계단을 내려갔다. 반지하 집안으로 들어서자 장판을 걷어낸 시멘트 바닥에 비와 흙이 뒤엉겨 있었다. 보일러실에는 여전히 물이 차 있었고 자원봉사자들은 연신 소형 펌프를 돌렸다. 

음앙초 녹색어머니회 회원들이 자원봉사에 나서 수해 복구에 나서고 있다. ⓒ 이희훈
응암동 수해 피해자 이윤희씨는 레이크레이션 강사다. 강의에 사용하는 도구들이 비 피해를 입어 말리기 위해 골목 바닥에 널어 놓았다. ⓒ 이희훈
응암초 녹색어머니회 회원이 자원봉사로 응암동 수해 피해자 세대를 찾아 고여 있는 물을 퍼내고 있다. ⓒ 이희훈
응암동 수해피해자 이윤희씨가 구청직원에게 피해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 이희훈
레크레이션 강사이자 노래교실 강사인 이씨는 아코디언이 물에 젖어 못쓰게 되었다. ⓒ 이희훈
은평초 녹색어머니회 회원들과 대학생 자원봉사자가 바닥에 남은 물을 쓸어 내고 대민 지원을 나온 군경 병력이 물에 불어 있는 가구들을 집 밖으로 들어냈다. 골목은 물 자국이 선명한 가재도구와 전자 제품, 옷가지의 전시장이 되었다.

이씨는 이 와중에도 강의해야 한다며 젖지 않은 옷 한 벌을 챙겨 일터로 떠났다.

응암동 반지하 세대에서 수해를 입은 송태수씨가 물건을 들어낸 집안으로 들어가 상태를 살피고 있다. ⓒ 이희훈
응암동 수해 피해 세대의 창가 방충망 밖으로 물이 넘어온 뒤 남은 이물질 흔적이 남아 있다. ⓒ 이희훈
응암동수해 세대에서 나온 물건들이 골목에 쌓여 있다. ⓒ 이희훈
수해 피해를 입은 송태수씨는 밖으로 꺼낸 가재도구 사이에서 아내의 반지를 찾았다. ⓒ 이희훈
응암동 수해지역애서 대민지원을 나온 군인이 냉장고를 옮기고 있다. ⓒ 이희훈
송태수씨는 세종시에서 일하던 28일 밤, 주인에게서 '집이 침수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날이 밝자 집으로 돌아온 그는 물을 퍼냈지만 또 다시 폭우가 내렸다. 무용지물이었다. 송씨는 다 들어낸 세간 사이를 뒤적이며 "옷이랑 그릇은 새로 씻어서 쓰면 되는데, 패물이 안 보이네요"라며 정신없이 비에 젖은 물건들을 뒤척여 봤다. 하지만 아내의 반지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밖에도 갑자기 차오른 물에 문이 열리지 않아 식탁 위에 대피했다가 구조대가 와 겨우 빠져나온 주민, 홀로 지내다 주민센터의 대피 권고를 듣고 임시대피소로 나온 독거노인 등 폭우로 피해를 본 세대는 대부분 반지하 세입자들이었다.

거동이 불편한 독거노인 김영순(가명)씨는 반지하 계단을 바지단을 걷어 올리고 벽을 짚으며 겨우 올랐다. ⓒ 이희훈
홀로 사는 김영순(가명)씨는 허리까지 물이 차올라 젖어 있는 물건들을 바라보고 있다. 기력이 없어 정리도 힘들어 했다. ⓒ 이희훈
현재위치가 표시된 곳 주변이 수해 피해를 가장 크게 입었다. ⓒ 이희훈
응암동 수해 가구에서 나온 물품들과 쓰레기가 골목에 쌓여 있다. ⓒ 이희훈
반지하 복도에 고인 물 위로 지붕 너머의 하늘이 비치고 있다. ⓒ 이희훈
은평구 응암3동은 30일 오전 기준으로 수해 피해신고가 모두 404건 들어왔다. 지자체에서 준비한 임시거처에는 18가구 23명이 대피 중이다. 28~ 30일간 서울 누적 강수량은 519mm다. 

태그:#수해, #폭우, #응암동, #수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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