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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7일~8일, 아시아 시민사회 캠퍼스(Civil Society Education Network in Asia, CENA) 소속 교수들과 학생들이 제주다크투어를 찾았습니다. 일본의 게이센 대학, 한국의 한신대학교, 성공회대학교, 대만의 세신대학, 태국의 아시아무슬림행동네트워크(AMAN), 일본의 성심대학과 와세다호시엔 그리고 인도네시아 무슬림대학 등 아시아 지역 학생 및 활동가들과 함께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CENA팀과 함께 방문한 한신대학교 이기호 교수가 참관기를 기고합니다. -기자 말
 
 제주4.3 평화공원을 방문한 CENA캠프 참가자들 ⓒ제주다크투어
 제주4.3 평화공원을 방문한 CENA캠프 참가자들 ⓒ제주다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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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4.3항쟁 70주년을 맞이하는 2018년, 제 7회 아시아시민사회캠퍼스(CENA: Civil Society Education Network in Asia)가 제주도 서귀포에서 일주일간 열렸다. 일명 세나(CENA)라고 명명한 여름캠프는 아시아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해왔던 대학 교수들이 성공회대학교에서 아시아NGO대학원을 개설(2007년)한 것을 계기로 일본의 게이센대학(恵泉大学)과 한국의 한신대학교 그리고 대만의 세신대학(世新大學)등과 함께 2012년부터 매년 여름마다 한국에서 진행해 온 프로그램이다.(주 1)

마치 5일장이 서듯, 1년 중 여름에 한 번 아시아의 여러 대학 교수 및 활동가가 중심이 되어 아시아캠퍼스를 차린 지 벌써 7년이 되었다. 아시아 각국의 대학 청년들이 국경을 초월하여 아시아의 다양한 지역들을 함께 배우며 아시아 청년들이 꿈꾸는 아시아를 기획해보며 우정을 쌓고 있다.

사실 이 캠프는 국가를 뛰어넘을 뿐 아니라 국가보다 훨씬 오래전에 존재해온 아시아의 로컬을 삶의 현장으로 불러오고 있다. 캠퍼스가 열리는 동안, 그 지역 청년들의 고민을 통해 선생들도 새롭게 배우는, 시대와 세대를 뛰어넘는 새로운 만남의 시공간으로 자리하는 셈이다.  

제주 4.3항쟁의 현장을 답사하는 이른바 다크투어를 처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시아 여러 지역의 학생들과 함께하는 배움은 좀 각별하다. 제주도가 국가에 의해서 어떻게 버려지고 차별받고 학살 당했는지를 보고 들을 때, 참가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제주도 답사를 처음 하는 한국 학부생들은 우리 현대사 안에 숨어있는 참극의 현장이 오랜 세월에 걸쳐 오늘에까지 이어져오고 있음에 매우 놀라는 표정이다. 같은 또래이지만 자신들의 주변에서 이와 유사한 사건을 전해 듣거나 경험한 아시아의 일부 학생들은 지금은 경제적으로 윤택하고 민주화된 한국에서도 결국은 똑같은 과정을 겪었구나 하며 눈시울을 적시는 공감을 표현했다. 
 
 4.3 희생자들 영전에 분향을 하며 참배를 드렸다
 4.3 희생자들 영전에 분향을 하며 참배를 드렸다
ⓒ 제주다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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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정 알뜨르에서 섯알오름 가는 길목
 대정 알뜨르에서 섯알오름 가는 길목
ⓒ 제주다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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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4.3항쟁은 단순히 해방 이후에 발생한 특정한 사건이 아니라 공간적으로 중심과 주변이라는 본질적인 차별이 오랫동안 누적된 것으로 거슬러 간다. 유배지로서의 성격이 강했고 그래서 제주 사람들은 오랜 시간 같은 백성, 대등한 국민으로 대우받지 못해왔다.

일제강점기의 제주도는 생계를 위해 고향을 떠난 사람이 전체 인구의 반을 넘었고 일본 제국이 전쟁으로 돌입할 무렵에는 전쟁기지로 토지가 유린당했다. 해방이 주는 감격과 새로운 국가에 대한 꿈이 제주도만큼 강렬했던 지역도 없었을 것이다.

육지에서는 해방 후 수많은 정당들이 자신들의 이해와 권력욕까지 더해 난립했지만 제주도에는 건국준비위원회활동과 이후 출범한 인민위원회가 유일한 정당으로서 역할을 했다. 봉건제와 제국의 유산을 청산하는 것은 물론, 평등하고 자유로운 새 질서로 새 나라를 만들고자 했던 기대와 노력이 그만큼 따랐기 때문이다.

그래서 제주는 분단과정을 염려했고 분단정부수립에 반대했다. 그러나 이들의 순수한 기대와 온전한 한반도국가건설과는 달리 분단체제수립과정은 냉전체제를 배경으로 이들을 반공으로 몰아세웠다. 한국전쟁에 이르는 과정까지를 놓고 보면 7년 7개월에 걸친 학살과 무력에 의한 차별만이 존재했던 셈이다. 그리고 그 차별은 트라우마와 자기검열기제로 작동해왔으니 현재진행형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4.3 생존희생자인 홍춘호 님과 동광리 4.3길을 함께 걸으며 증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4.3 생존희생자인 홍춘호 님과 동광리 4.3길을 함께 걸으며 증언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 제주다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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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광리 4.3길에서 생존희생자인 홍춘호 님과
 동광리 4.3길에서 생존희생자인 홍춘호 님과
ⓒ 제주다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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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도네시아 참가자들은 1965년 9월 군부쿠데타 이후 반공이라는 광풍을 만들어 50만명(주2)이 넘는 이들을 공산주의자라는 명목으로 학살했음을 상기하며 제주도에서는 특별법이 만들어지고 대통령이 사과도 했지만 인도네시아는 아직 그 진상도 밝히지 못하고 있음에 안타까워 했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에서는 여전히 국가 권력이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을 언제든지 무력으로 지배할 수 있으며 그러한 위협을 현실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번 모임의 주제는 Why state kills people?(왜 국가는 사람들을 살해하는가?)라는 국가폭력의 문제였다. 너무 직설적인 주제가 아닐까 했는데 의외로 공감대를 쉽게 얻을 수 있었다.

20세기 냉전체제는 아시아 전체에 걸쳐 공산주의와 대립하는 분단체제를 구축했고 국가폭력으로 자행된 학살은 마음의 분단을 깊숙이 각인시켰다. 이런 까닭에 제주 4.3항쟁의 다크투어가 국가폭력의 아시아를 오히려 폭력에 저항하고 새로운 희망과 평화의 연대를 만들어가는 미래의 기억과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들었다. 

영화 '지슬'의 배경이 되었다고 하는 중산간 지역에 위치한 동광리마을의 홍춘호 할머니의 70년 전 기억은 그래서 새롭게 다가왔다. 동굴의 어두움에 40여 일을 갇혀있으며 그렇게 보고 싶었던 푸른 하늘이 밤하늘이었지만 달빛과 별빛이 대낮처럼 밝게 느껴졌다고 했다.

할머니의 기억이 증언으로 사람들과 만난 것은 2년이 채 안되었다고 한다. 당시 11살이었던 어린 소녀가 몸을 동굴 밖으로 꺼내었듯이 할머니의 기억 속에 갇혀있던 어두운 기억이 70년이 지나 사람들과 만나고 있다. 한 학생이 할머니의 여생에 하고 싶은 것을 묻자 할머니는 자신이 기억할 수 있는 것을 젊은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이렇게 살고 싶다고 하셨다.

할머니의 증언이 슬프지만 힘을 주는 것은 국가의 본질을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그 증언이 과거를 말하고 있지만 미래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일거라 생각한다. 무더운 하루였지만 제주다크투어는 이날, 아시아의 슬픈 기억들이 새롭게 공감의 힘으로 자라나 미래를 기억하고 연대할 수 있는 참가자들 각자의 작은 역사를 만들었을 것으로 기대한다.
 
 기행을 마치고 다 같이 한 장
 기행을 마치고 다 같이 한 장
ⓒ 제주다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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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1.  2016년부터는 태국의 방콕에서 진행하면서 아시아 현장과 결합하기 시작하여 2017년에는 인도네시아의 족자카르타 혁신마을에서 열렸고 내년에는 오키나와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태국의 아시아무슬림행동네트워크(AMAN)라는 평화NGO와 일본의 성심대학(聖心女子大学), 그리고 와세다호시엔(早稲田奉仕園) 그리고 인도네시아 무슬림대학도 공동주관 대학으로 결합하였다.

주 2.  인도네시아의 희생자수는 명확하지 않다. 최소 50만명이 정설로 되어 있지만, 당시 학살은 자바섬을 비롯 각 지에서 진행되어 그 통계를 내기조차 쉽지 않다. 수하르토정권의 고위직 관료들에 의하면 200만명 혹은 300만명이상이 학살당했을 것으로 보았다. 1965년 당시 공산당의 당원이 300만명에 달했다고 하니 실제로 300만명 이상이 학살 당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 기억하고 싶은 길 - 제주다크투어 
'제주다크투어'는 제주4·3 평화기행, 유적지 기록, 아시아 등 국가폭력 피해자들과의 국제연대 사업 등 제주 4·3 알리기에 주력하는 비영리 단체입니다. 
[블로그 주소] blog.naver.com/jejudarkt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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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고 싶은 길 - 제주다크투어’는 제주에 위치한 비영리 단체입니다. 제주다크투어는 여행 속에서 제주 4.3을 알리고 기억을 공유합니다. 제주를 찾는 국내외 사람들과 함께 제주 곳곳의 4.3 유적지를 방문하고 기록하며 알려나가는 작업을 합니다. 국경을 넘어 아시아 과거사 피해자들과도 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