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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하와이에 살면서 경험했던 내용을 재미있게 공유해보려고 합니다. 아름다웠던 일몰의 바닷가부터 각종 수상 액티비티까지. 20대에 하와이에 살면서 경험한 잊지 못할 추억, 그리고 그 속에서 느낀 한국과의 미묘한 차이점에 대해 기사를 연재해보려고 합니다. - 기자 말
 
저도 숙제가 너무 많아 가슴이 답답할 때면 하늘을 쳐다봅니다

- 박인술 시 <하늘>의 한 구절 

한국에서 하늘을 보고 있으면, 미세먼지 때문에 더 답답할 뿐이다. 가을이 가까워지자 제법 높아진 하늘, 비 온 다음날의 하늘은 한국 경치도 충분히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방학을 이용해서 외국을 갔다 온 주변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외국과 한국의 가장 큰 차이는 깨끗한 공기와 탁 트인 경치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듣고나면 제법 씁쓸하다.

여전히 나에게 가장 아름다운 추억 중 하나는 강원도 정선에서 누워서 보던 밤하늘이었다. 쏟아질 듯한 별과 맑은 공기는 언제 생각해도 기분을 좋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서울에서 별에 대한 기대는 사치일 뿐이고, 미세먼지가 심한 봄엔 잠실대교를 건널 때 한강 건너편 건물도 보이는 않는 상황이다.

또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을 발표하며 언급한 '생활 SOC(사회간접자본)예산 8조 7000억 원 편성' 에는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숲 조성과 전기차 보급이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미세먼지가 얼마나 큰 사회적 문제인지 알 수 있다.

어린 시절 서울을 갔다오면 목이 칼칼했던 경험이 서울에서 지내면서 적응해서 점차 사라졌다고 느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의 급격한 공기 변화 탓에 다시 칼칼함을 경험하고 있다. 요즘 새로 생긴 단어인 '숲세권'(역세권처럼 근처에 숲이 있어서 공기가 맑은 지역을 지칭하는 단어)이 정말로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칼칼함은 내가 중국 교환 학생을 갔을 때도 자주 느끼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맑은 공기와 탁 트인 경치에 대한 갈증은 굉장히 심한 상태였고, 하와이는 그런 갈증을 200% 해결해주었다.

산성비 NO, 미세먼지 NO 하와이
 
 탁 트인 하와이의 경치
 탁 트인 하와이의 경치
ⓒ 신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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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미세먼지가 없는 것은 놀랄 일도 아니었다. 하와이와 미세먼지라니. 하와이 가면서 마스크를 챙겨갈 생각을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놀란 부분은 비였다. 하와이는 연중 내내 뜨거운 날씨로 인해서 열이 계속 상승하다 보니 일정 수준 열이 모였을 때, 산발적으로 뿌리듯 비가 내리는 기후다. 그래서 일명 '여우비'라고 불리는, 맑은 날 비가 오는 때가 매우 많았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라고, 친구들과 나는 기분 좋게 걷다가 순간적으로 비를 맞는 봉변을 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빗줄기가 세지 않았고 우산을 들고 다니지 않아서 얼굴에 그대로 맞았기 때문에 우리는 이 비를 '미스트(수분보충용 화장품)'라고 불렀다.

빗줄기가 약하기도 했지만, 우리가 이 비를 미스트라 부를 수 있던 까닭은 깨끗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비가 오면 우산을 쓰기 보다는 얼굴에 미스트를 뿌리듯 비를 맞고 다녔다. 하와이는 우산을 쓰고 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산발적으로 잠깐 내리는 소나기를 위해서 장우산을 들고 다닐리는 없고, 심지어 사람들은 비가 와도 우산을 잘 쓰지 않는다. 하와이에서 한국인을 구별하고 싶으면 미니 선풍기와 우산을 들고 다니는지 보면 된다고 할 정도다. 

우리나라에서 비가 오면 사람들은 산성비이기 때문에 꼭 피하라고 말한다. 산성비라는 것이 분명 유해한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에서 객관적인 과학적 피해보다 부풀리는 경향이 많았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더욱 공포심이 큰 것 또한 사실이다. 심지어 우리가 쓰는 샴푸가 더 피부에 유해하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최근 서울의 미세먼지 가득한 공기를 보고 있으면 자연스레 '그 공기를 휩쓸고 내려오는 빗줄기들은 얼마나 많은 먼지를 품고 있을까'라는 의심을 품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하와이의 공기는 참 감사한 선물이었다.

한강에서 치맥해도 목 칼칼하지 않길...
 
 탁 트인 하와이의 경치2
 탁 트인 하와이의 경치2
ⓒ 신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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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는 비가 와도 그대로 맞으면서 친구들과 즐겁게 진흙탕 축구를 했다. 그러나 어느새 성인이 되고, 가리는 게 많은 나이가 되면서부터는 비를 조금만 맞아도 기분을 망쳤다. 하지만 하와이에서 맑은 공기와 함께 즐겁게 지내다 보니 순간적인 비를 맞는 것도 시원하고 기분 좋은 일이었다.

미세먼지 이야기를 하다 보면 대다수가 중국의 욕을 한다. 물론 맞는 말이다. 통계치에 따르면 중국발 미세먼지가 우리의 공기에 영향을 끼치는 정도가 평소에는 30~50%, 심할 때는 60~80%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그렇다면 평소에 우리의 공기를 나쁘게 하는 나머지 50%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우리 내부에 있는 여러 산업적 환경이 만들고 있는 것이다.

지금도 지방으로 가면 한국에서도 하와이와 마찬가지로 탁 트인 바닷가와 밤하늘을 수놓은 아름다운 별을 볼 수 있다. 다만 서울의 경우 공기가 무서워서 외출을 자제하라는 일기예보가 나오는 것은 정상이 아닌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한강에서 치맥을 하고 난 이후에 얼굴에 먼지가 덮인 듯한 느낌을 받고, 목이 칼칼한 상황이 부디 빨리 개선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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