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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의 범국민 동전교환운동 포스터 한국은행의 범국민 동전교환운동 포스터
▲ 한국은행의 범국민 동전교환운동 포스터 한국은행의 범국민 동전교환운동 포스터
ⓒ 김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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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은 지난 5월 한 달간 범국민 동전교환운동을 진행했다. 딸아이가 이 소식을 듣고 와서는 우리도 하자고 제안했다. 지난달 29일 오전, 방학을 이용해 저금통에 모아둔 동전을 교환하러 은행으로 갔다.  

국가의 세금을 아끼는 좋은 일에 동참한다며 기뻐하는 아이와 함께 먼저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으로 갔다. 하지만 국가의 시책에 호응하고 적극적이어야 할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조차도 자기 은행에서 개설한 통장이 없으면 동전 교환이 불가능하다고 했다. 다음으로 간 시중은행들 역시 똑같은 말을 반복하며 딸아이의 기대를 꺾었다. 국민은행은 동전교환기를 직접 이용할 수 있다고 했지만 이마저도 공사를 이유로 이용을 잠정 중단한 상태였다.

범국민 동전교환운동은 5월 한 달간 이뤄졌지만, 당시 한국은행은 평상시에도 시중은행에서 동전 예금이나 입금이 가능하다며 "국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하지만 딸아이와 방문한 대부분의 은행에서 우리는 불가하다는 답변만 들었다.

우리은행 동전교환기 동전교환기에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만 교환이 가능하다고 되어있다.
▲ 우리은행 동전교환기 동전교환기에 오전 9시부터 11시 30분까지만 교환이 가능하다고 되어있다.
ⓒ 김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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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창구 직원인 J씨에게 이유를 물었다. 그는 은행을 방문하는 고객에 비해 직원이 적어서 그렇다며 오전만 동전 교환이 가능하고 일손이 바쁜 오후에는 불가하다고 했다.

한국은행은 동전 발행 비용이 많이 든다며 적극적으로 집에서 잠자는 동전을 교환해야 한다며 장려하고 있지만 일선 은행에서는 일손 등을 핑계로 이를 잘 따르지 않고 오히려 거부하려고 하는 움직임을 느꼈다. 이에 일선 은행에서 평소에도 동전 교환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적극적인 계도 방안이나 활성화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 전국민 동전교환운동 기간만 활성화 방안을 강구할 것이 아닌 평소에도 동전 교환이 쉽고 간편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주었으면 한다.

우여곡절 끝에 통장이 없는 은행에서 동전 교환을 했지만 통장이 없다는 것을 안 창구직원은 못마땅한 태도로 우리를 대했다. 마치 안 해도 되는 일을 필요 없이 했으며 큰 시혜라도 베푼 것처럼 행동했다. 은행 안을 둘러보니 업무를 보는 사람도 많지 않은 한가한 시간대였지만 자신이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했다는 창구직원의 불만 어린 눈빛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같이 간 딸아이는 마치 죄를 지은 듯이 몸을 움츠렸다.

어린 딸아이의 동심에서 출발한 동전교환운동이라는 국가적 운동 참여는 이렇게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어린아이의 바람과 기대는 채워주지 못했지만 딸에게 세상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너무 일찍 가르쳐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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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너 자신을 알라"라고. 이 말의 의미는 네가 알고 있는 사실이 네가 직접 탐구해서 얻은 것이냐, 아니면 들어서 알게된 것이냐?를 묻는 말이다. 세상을 가득 채우고 있는 정보들을 나는 얼마나 스스로 진위여부를 탐구하고 받아들이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