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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은 광복군 출신의 독립투사이자 민주투사 장준하 선생의 탄생 100돌을 맞는 날이었다.

장준하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는 '장준하 100년, 대한민국 100년'이라는 주제로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주말을 맞아 방문한 전시회장은 부모 손을 잡고 온 아이들, 단체관람 온 학생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전시는 과거 독립투사들과 민주투사들이 수감되어 있던 감옥 복도에서 이뤄지고 있었다.
'장준하 100년, 대한민국 100년' 특별전시회 포스터
 '장준하 100년, 대한민국 100년' 특별전시회 포스터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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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100년, 대한민국 100년'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2옥사 복도
 '장준하 100년, 대한민국 100년' 특별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서대문형무소역사관 12옥사 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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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인 서대문형무소에 깃든 의미

서대문형무소는 장준하 선생의 삶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장소 중 하나다. 1966년 한국비료의 사카린 밀수 사건 당시 "박정희는 우리나라의 밀수왕초"라고 발언했다가 투옥된 곳이 바로 이곳 서대문형무소 내 12옥사 독방이었기 때문이다. 1974년에는 박정희 정권이 유신헌법 개헌 청원 서명운동을 저지하기 위해 만든 긴급조치 1호 위반으로 15년형을 선고받고 재차 수감된 바 있다. 선생의 투지와 결기가 서린 옥사에서 이뤄지는 전시는 기획의도만으로도 인상적이었다.
선생의 생애를 요약한 사진전시물
 선생의 생애를 요약한 사진전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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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4년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으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을 당시 선생의 '재소자 기록카드'
 1974년 대통령 긴급조치 위반으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을 당시 선생의 '재소자 기록카드'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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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대한 의혹 부채질하는 '깨지지 않은 안경'

이번 전시에서는 평소에 쉽게 볼 수 없는 유품들도 대거 공개됐다. 백범 김구, 우사 김규식 등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원로 독립운동가들이 청년 광복군 장준하를 격려하기 위해 보낸 친필 편지부터 서대문형무소 수감 당시의 재소자 기록카드, 주민등록증, 여권 등이 선보였다.
대한민국 임시정부 백범 김구 주석이 광복군 대원 장준하에게 보낸 친필 편지
 대한민국 임시정부 백범 김구 주석이 광복군 대원 장준하에게 보낸 친필 편지
ⓒ 김경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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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선생의 친필 편지
 장준하 선생의 친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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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선생의 여권
 장준하 선생의 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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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유품은 선생의 안경이었다. 서거 당시 선생이 쓰고 있었다는 안경은 흠집 없이 멀쩡한 상태였다. 그래서 더욱 의문스러운 전시물이기도 했다.

1975년 8월 17일, 선생이 경기도 포천의 약사봉에서 의문의 시신으로 발견되자 정부 당국은 사인을 '추락사'로 발표했다. 하지만 선생의 죽음에는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들이 가득해 지금까지도 계속 타살 의혹이 제기되어오고 있다. 특히 2012년 묘 이장 과정에서 선생의 두개골이 함몰된 채 발견되면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진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깨지지 않은 안경은 선생의 죽음 뒤에 석연치 않은 의혹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인 듯 보였다.
장준하 선생이 서거 당시 착용하고 있던 안경
 장준하 선생이 서거 당시 착용하고 있던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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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하 선생의 죽음에 대한 풀리지 않은 의혹들
 장준하 선생의 죽음에 대한 풀리지 않은 의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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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숙 여사와의 애틋함 느끼게 만드는 전시물도

또 지난 7월 별세한 부인 김희숙 여사와의 애틋함을 느끼게 하는 유품들도 공개됐다. 김희숙 여사가 구순잔치 당시 참석자들 앞에서 낭독하기 위해 직접 쓴 친필 편지에는 40여년 전 먼저 떠난 남편에 대한 가슴 절절한 그리움과 여전히 남편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현실에 대한 미안함이 가득했다.
2016년 김희숙 여사가 구순잔치 때 발표했던 친필 편지
 2016년 김희숙 여사가 구순잔치 때 발표했던 친필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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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옆에는 김희숙 여사의 장례 당시 관을 덮었던 태극기가 고이 접힌 채로 전시되고 있었는데, 지난 2012년 장준하 선생의 묘 이장 당시 선생의 관을 덮었던 태극기였다고도 한다.
2012년 장준하 선생의 묘 이장 당시 사용된 태극기. 2018년 7월, 부인인 김희숙 여사의 장례 때도 사용됐다.
 2012년 장준하 선생의 묘 이장 당시 사용된 태극기. 2018년 7월, 부인인 김희숙 여사의 장례 때도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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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의 모습
 전시회장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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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년 만에 하늘에서 다시 만난 부부는 과연 어떤 대화를 나누었을까? 두 분이 짊어지고자 했던 무거운 과제들은 이제 남은 자들의 몫으로 남기고, 부디 저 세상에서는 이승에서 못 다 누린 부부의 연을 누리길 기도하며 전시회장을 나섰다.

덧붙이는 글 | [전시 정보] 장준하 100년, 대한민국 100년

날짜: 2018.08.04(토) ~ 08.31(금)
장소: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관람료: 무료
주최: 사단법인 장준하기념사업회



태그:#장준하, #청년등불, #광복군, #서대문형무소, #김희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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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대 사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한국근대사 전공) / 취미로 전통활쏘기를 수련하고 있습니다. / <어느 대학생의 일본 내 독립운동사적지 탐방기>, <다시 걷는 임정로드>, <무강 문일민 평전>, <활 배웁니다> 등 연재 / 기사 제보는 heig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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