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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자 폭포의 '사자상'이 가려져 있다. 2015년 6월에 이어 2017년 11월에 추가로 보강이 이뤄졌지만, 그물망이 퇴색하고 낡아 볼썽사납다.
 사자 폭포의 '사자상'이 가려져 있다. 2015년 6월에 이어 2017년 11월에 추가로 보강이 이뤄졌지만, 그물망이 퇴색하고 낡아 볼썽사납다.
ⓒ 배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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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29일 오전 10시 52분]

2011년 12월 말 8억원에 가까운 돈을 들여 만들어진 전남 순천의 죽도봉 사자 폭포. 그런데 주변 경관과의 부조화, 사자상에 대한 소문 등으로 시민 세금이 계속 들어가고 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순천의 한강이라 할 동천을 마주하고 죽도봉 자락에 위치한 장대공원. 이곳 숲에는 인공폭포가 조성되어 있고 포효하는 사자 입에서 물줄기가 나와 '사자 폭포'라 불린다. 하지만 현재는 사자 얼굴이 빛바랜 초록색 그물망으로 가려진 상태다.

이 사자 폭포는 지난 2011년 인조암 소재로 가로 24m, 높이 20m 총면적 480㎡ 규모로 만들어졌다. 15HP, 10HP 각각 2대의 펌프를 사용하여 총 50HP 용량으로 자못 웅장하며, LED 조명등 44개가 설치되어 있다.

공사에 참여했던 시 공무원에 따르면, 전라선 철도 개량 사업으로 죽도봉 봉화산에 터널을 뚫는 과정에서 다량의 청정수가 발견되었다. 물을 그대로 동천에 방류할 수도 있으나, 콘크리트로 대충 마감된 흉물스러운 산 외관을 정비할 겸 인공폭포를 조성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대동소이한 기존의 인공폭포와 달리 동물 형상을 도입, 풍수지리설과 연관되는 12간지 동물을 제외하여 고르다 유럽의 사자분수 등에 착안하여 사자로 결정했다.

'대한민국 생태수도'라는 도시 슬로건을 처음 제시한 노관규 당시 순천시장이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유치하고 2010년 재선에 성공해 연임하던 때였다. 시는 정원박람회와 연계해 장대공원을 조성하고 동천을 산책하는 사람들에게 특색 있는 볼거리를 제공함과 동시에 친환경적인 공간을 조성하고자 사자 폭포를 만들었다. 2011년 9월 26일부터 12월 24일까지 총 7억9113만1천 원을 들여 완공했다.

"사자상 차폐 이유 묻는 민원 꾸준해... 공론화 검토 중"

 사자 폭포 완공 당시 사진으로 사자 얼굴이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다.
 사자 폭포 완공 당시 사진으로 사자 얼굴이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다.
ⓒ 노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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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이 한창이던 올해 여름, 사자 폭포가 마주 보이는 다리 밑에서 노인들과 하천 공사를 작업하는 인부들을 통해 괴소문을 접했다.

"죽도봉이 사자혈이야. 남산이랑은 호랑이거든. 사자가 달라붙으니 호랑이가 뒤로 물러나잖아. 옛날 노인들이 하는 말씀이야. 사자혈인데 사자머리를 해놔서 딱 덮어놓은 거야. 순천에 사자머리를 하면 안 좋다고."
"중이 지나가면서 보더니 순천에 해롭다 했다던데..."
"사자가 피를 토하는 것처럼 보인다더라."
"저 사자 때문에 순천에 인재가 못 나온다고..."
"'호랭이 대그빡이나 용 대그빡이나 하지. 뭔 사자 대그빡을 해놔!' 남자들이 그래쌌데요. 우리들(할머니들)이 한다는 소리가 '저도 갠잖소'라 하니 '갠잖아요?' 그러더니만 싸뿌렀어. 우리는 그냥 놔둘 것인디 싸뿌렀소."


이렇듯 어느 때부터인가 사자상을 두고 흉흉한 소문이 나돌았다. <교차로> 2012년 9월 13일자 "죽도봉 사자상 '인공폭포' 설치 배경 논란"이란 기사에는 시민 양모씨(42)가 "야간에 건너면 고가도로를 이용하다 보면 사자가 마치 피를 토하고 있는 모양"이라 말했다.

 준공 전 현장 2011년 9월 사자폭포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순천시에서 계획한 폭포식 분수 사업계획안이다. 좌측 ‘변경 전’에 제시된 사진을 통해 사자폭포를 준공하기 전, 흉물스럽던 당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준공 전 현장 2011년 9월 사자폭포 공사를 시작하기 전에 순천시에서 계획한 폭포식 분수 사업계획안이다. 좌측 ‘변경 전’에 제시된 사진을 통해 사자폭포를 준공하기 전, 흉물스럽던 당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 순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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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공세에 조충훈 시장 시절인 2012년 6월 18일부터 27일까지 8개동 578명과 공원 이용자 50명, 총 628명을 대상으로 공원 만족도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이 설문조사는 사실상 사자상 차폐를 염두에 둔 듯했다.

장대공원 시설물 중 개선·보완이 필요한 시설을 묻는 질문에 '필요 없다'가 24.8%, '사자 폭포 개선 필요'가 15.7%로 나왔다. 이어 사자 폭포 개선·보완 필요 여부에서 '필요없다'가 59.9%, '필요하다'가 33.4%이다. 이 결과만 보면 차폐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그런데 개선·보완이 필요한 부분과 방법까지 질문으로 등장하면서 그 결과는 의도대로 슬쩍 진행된다. '사자형상 조형물'이 30.4%, '주변경관'이 20.3%, '폭포주변 넝쿨나무 식재하여 사자 조형물 차폐'가 44.3%, '일반적인 인공폭포로 리모델링'이 40.9%로 나타난다.

결국 시는 사자폭포 차폐 44.3%를 근거로 공사를 진행했다. 2012년 8월 폭포 주변 녹화공사 추진으로 450만 원, 2015년 6월에 차폐를 위한 담쟁이덩굴 100본과 인조덩굴 23m, 그물망 120㎡에 500만 원이 소요되었다. 2017년 11월에는 보강하느라 그물망 120㎡에 가시나무 2주로 650만 원이 추가되었다.

이와 관련 공원녹지사업소 관계자는 "사자상 차폐 이유를 묻는 민원도 꾸준히 있는 상황이라 신임 허석 시장에게 보고했다, 자문을 받고 공론화시켜 검토하려는 중"이라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 <내일뉴스>에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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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어로 '좋아할, 호', '낭만, 랑',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를 써서 호랑이. 호랑이띠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