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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권은 적폐청산을 기치로 내세워 출범한 지 1년을 훌쩍 넘겼다. 일제의 강점기를 거쳐 해방된 우리 조국이 남북으로 분단되어 서로 대치하면서 수립된 이승만 정권은 일제에서 벌어진 적폐를 청산하지 못하고 민족정기를 바로 세우지 못했다. 그로 말미암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제몫을 챙기는 파렴치한들이 득세하여 사회를 어지럽혀 도덕질서와 사회윤리가 땅에 떨어져 오늘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심지어는 교육 특히 사학비리에 이르기까지 총체적인 부패로 몸살을 앓게 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국민적 여망에 부응하고 국가의 기강을 바로 세우기 위하여 "적폐청산위원회"를 구성하여 활동하고, 검찰이 이명박과 박근혜의 비리를 밝혀 재판에 넘긴 것은 큰 성과이다. 그리고 국정원이 그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저지른 잘못을 청산하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하여 과거정권에서 정치개입이나 민간인 사찰을 비롯하여 2012년 대선 당시의 댓글사건 등을 검찰에 넘기고, 이른바 기무사의 계엄령 관련 문건 작성 등 일탈행위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그 책임을 묻는 것도 국가의 안보를 튼튼하게 하는 기틀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나라의 곳곳에 스며든 적폐를 청산하기 위한 그 밖의 노력은 별로 보이지 않고, 오히려 적폐청산에 대하여 피로감이 쌓인다는 소리가 들린다. 그것은 정권은 바뀌었어도 그 적폐에 놀아나고 단물을 빨아먹던 이들이 여전히 자리를 버티고 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각 부 장관은 대통령과 더불어 적폐를 청산할 의지를 보이고 있나? 사람이 중심이 되는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하여는 무엇보다도 30여 년을 이어온 사학비리의 척결이 앞서야 하는데, 교비를 횡령하고 각종 비리에 연루된 자들과 교육부의 유착관계는 그대로 지속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든다.

적폐의 가장 큰 원인은 인간의 욕망에서 비롯된다. 국민을 속이면서 거짓말로 이권을 챙긴 이명박, 자신의 무능을 감추고 최순실을 등에 업고 농간을 부린 박근혜, 이러한 권력에 빌붙어 갖가지 비리를 저지른 공직자들의 탐욕이 이 나라를 망가지게 한 적폐이다. 이로 말미암아 민주국가에서 법치주의가 훼손되고 사회정의의 규범을 송두리째 짓밟아 인간의 존엄과 가치가 심히 손상되었다. 군사정권이 저지른 인권탄압과 이른바 인혁당 사건 등 간첩조작사건은 물론 5.18 광주만행이 이를 입증한다. 박정희의 정경유착으로 인한 부정부패의 고리는 박근혜·최순실의 국정농단으로 이어져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재판이라는 비극을 연출하였다. 이 얼마나 부끄러운 일이고 나라의 위상을 한없이 추락시켜 선량한 국민의 가슴에 상처를 입히고 있는가?

이러한 적폐청산의 과정은 필연적으로 과거 정권의 치부를 드러내어 그 집권세력에까지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과거의 집권세력은 이것을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이것은 참으로 후안무치하고 어리석은 짓이다. 이는 지난날 정치권에서는 권력형 비리를 제대로 가리지 않고,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현상이 비일비재하였고, 권력자에게 그 책임을 묻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적폐청산의 과정에서는 그 한계를 두어서도 안되고, 잘못을 저지른 자는 그가 누구이든 엄격하게 책임을 묻는 것이 필수적이다.

적폐청산도 국민의 의식개혁이 뒤따라야 한다. 교육은 사람을 기르고 가르치는 것이고, 인간이 이성을 지니고 양심에 따라 행동하도록 이끄는 것도 교육의 힘이다. 교육풍토의 개선 없이는 적폐청산도 제대로 이루어질 수 없다. 설립자인 부모의 가르침을 거역하고 횡포를 부려 그 부모로부터 패륜아로 지목된 자가 썩은 권력자에게 줄을 대어 실질적으로 그 부모가 세운 교육재단을 지배하여 전횡을 부릴 수 있는 나라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적폐청산을 외치고 1년을 넘기면서도 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김대중 정권이 화해와 용서를 앞세워 적폐분자들의 책임을 묻지 않고 적당히 넘긴 것이 오늘의 파국을 몰고온 것으로 본다. 독일이 오늘날 세계의 강력한 지도국가로서 나설 수 있는 것은 잔혹한 나치정권의 죄악을 철저히 파헤치고 그 부역자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도 역사인식을 바로 하고, 적폐청산의 대상자가 누구이든 가리지 말고 그 책임을 물어 법 앞에 평등하다는 법치주의의 이념을 살려 품격있는 나라로 거듭나기를 기원한다. 특히 상식이 통하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거듭나기 위해서도 사학비리의 척결은 한시도 미룰 수 없는 지상의 과제이다. 교육부장관의 각성과 결단을 촉구한다.

덧붙이는 글 | 양승규 기자는 서울대 법대 명예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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