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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공동취재단 신나리 기자]

결국 할머니는 구급차를 타고 돌아갔다. 남측 사촌 동생을 만난 피순애(86) 할머니는 건강이 안 좋아 북측 상봉단 차량 대신 구급차에 올라탔다. 남측 관계자가 "차량 이동해요, 위험해요"라고 했지만, 여든이 넘은 남측 사촌 동생(피영애·81)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남측 사촌 동생은 구급차를 쫓아가며 "언니, 언니"를 외쳤다. 북측 사촌언니의 얼굴을 감싸고 다급하게 입을 맞췄다. 구급차가 출발했다.

26일 오후 1시 18분께 북측 가족을 실은 버스가 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를 떠났다. 남측 가족 몇몇이 자리에 주저앉았다. 버스를 따라가던 일부 남측 가족은 버스를 향해 울면서 엎드려 절을 하기도 했다. 유일한 부자 상봉이었던 조정기(67)씨는 먼산을 바라보며 담배를 태웠다.

2박 3일, 단체상봉과 환영만찬, 개별상봉과 작별상봉까지.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일정이 마무리됐다.

차마 놓지 못한 손

이날 버스에 먼저 올라탄 것은 북측 가족들이었다. 버스 창문 밖으로 북측 박봉렬(85) 할머니가 얼굴을 내밀었다. 남측 동생 박춘자(77) 할머니가 그 얼굴을 하염없이 쓰다듬었다. 다시 이 손길을 느낄 수 있을까. 북측 언니는 말이 없었다.

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자매의 손이 어쩔 수 없이 떨어졌다. 남측 동생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할머니는 "우리 언니"를 외치며 버스를 쫓아갔지만, 이내 자리에 주저앉았다. '평양'이라 쓰인 버스가 언니를 데리고 북측으로 출발했다.

버스에 매달려봐도...


 
 분단 후 65년 만에 상봉한 남북 이산가족들이 기약 없는 이별의 야속함에 금강산이 눈물바다로 변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우리측 상봉단이 버스를 타고 먼저 떠나는 북측 가족들과 작별하고 있다.
 분단 후 65년 만에 상봉한 남북 이산가족들이 기약 없는 이별의 야속함에 금강산이 눈물바다로 변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우리측 상봉단이 버스를 타고 먼저 떠나는 북측 가족들과 작별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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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측 동생은 버스에 매달렸다. 정영기(84) 할머니는 통곡하며 버스를 부여잡았다. 북측 오빠(정선기·89)는 여동생의 손을 잡고 차마 놓지 못했다.

할머니를 지켜보던 북측 <조선신보> 기자가 할머니의 손을 잡고 울음을 터트렸다. 그는 할머니의 손을 잡고 "어머니, 제가 잘할게요. 제가 열심히 해서 꼭 같이 사는 날이 오도록 노력할게요"라고 말하며 크게 울었다.

"언제 다시 만나나. 조국 통일돼야 만나나. 잘 있으라. 느그들 잘 있어라."
"오빠 아프지 마, 아프지 말고 잘 있어야 해."

 
 2박3일간의 상봉행사를 마친 북측 이산가족이 26일 금강산 호텔에서 북측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한 후 눈물을 훔치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2박3일간의 상봉행사를 마친 북측 이산가족이 26일 금강산 호텔에서 북측으로 향하는 버스에 탑승한 후 눈물을 훔치며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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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측 한석구(84) 할아버지의 한탄에 남측 동생 한춘자(79) 할머니는 몇 번이고 건강을 당부했다.

'손을 잡아달라'는 창밖 남측 가족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오병삼(78) 할아버지는 연신 손을 흔들었다. 모자를 벗고 두 손을 흔들다 다시 손을 모아 흔들며 환하게 웃던 할아버지가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81가족 324명의 남측 이산가족은 북측 버스가 떠난 후 버스에 올라탔다. 버스는 오후 3시 25분께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했다. 이어 3시 37분께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CIQ)로 귀환했다.


 
 분단 후 65년 만에 상봉한 남북 이산가족들이 기약 없는 이별의 야속함에 금강산이 눈물바다로 변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우리측 상봉단이 버스를 타고 먼저 떠나는 북측 가족들과 작별하고 있다.
 분단 후 65년 만에 상봉한 남북 이산가족들이 기약 없는 이별의 야속함에 금강산이 눈물바다로 변했다. 8.15 계기 "제21차 이산가족 상봉행사"(2회차) 마지막 날인 26일 오후 금강산호텔에서 우리측 상봉단이 버스를 타고 먼저 떠나는 북측 가족들과 작별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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