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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터스콜레(Efterskole). 덴마크의 독특한 교육기관이자 제도이다. 한국의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합한 형태인 폴케스콜레(folkskole)를 졸업한 학생들 중 선택적으로 입학하는 학교가 바로 에프터스콜레다. 덴마크 초등교육이 의무교육인 9년제 초등학교와 선택과정인 10학년 과정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학교 형태이다.

폴케스콜레를 졸업한 학생 가운데 대학 입학을 위한 김나지움(Gymnasium)이나 직업교육학교(vocational school) 중 어느 곳에 갈지 결정을 못했거나 부모와 떨어져 독립심을 키우고 싶을 때 에프터스콜레에 입학한다. 이렇듯 인생의 중요한 순간 학생 스스로가 1년 간 '옆을 볼 자유'를 얻기 위해 '인생설계학교'로 불리는 에프터스콜레로 향한다.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이버슨 학장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이버슨 학장은 아침 조회 시간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를 표현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이버슨 학장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이버슨 학장은 아침 조회 시간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를 표현하고 타인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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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11호 탐방단은 2018년 8월 8일 오후 코펜하겐에서 북서쪽 207번 도로를 따라 1시간 정도 달려 아름다운 바다와 인접한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Baunehoj Efterskole)에 도착했다. 이 학교 학장이자 시민권과 철학, 아침 노래를 가르치는 울라이크 구스 이버슨(Ulrik Goos Iversen)이 우리를 반갑게 맞으며 강당으로 안내했다.

독특한 아침 조회 시간

매일 아침 학생들은 강당에 모여 아침 조회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교사가 출석을 부르고, 공지사항을 전하는 한국의 조회 시간과는 전혀 다른 시간이다. 이버슨 학장은 "이 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 바로 아침 조회"라고 강조했다.

"아침 조회 시간에 학생들은 호이스콜레 노래집(HOJSKOLE-SANGBOGEN)에서 한두 곡 골라 합창을 합니다. 합창이 끝나면 학생 한 명이 나와서 본인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무엇이 자기를 웃게 하고, 슬프게 하는지 다른 학생들과 공유하는 거예요."

학교 안내를 도와준 졸업생 맬더(Malthe) 역시 "아침에 모여 노래를 부르고, 친구들의 각자 자기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1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런 시간을 통해 자기 표현하는 법을 익히고, 타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덴마크 특유의 공동체 의식은 바로 이런 지점에서부터 나오는 것 아닌가 싶었다.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텃밭 에프터스콜레 학생들은 이 텃밭에서 일주일에 한번 작물 가꾸기를 한다.  학생들은 자연 학습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치유와 공동체 의식을 키워간다.
▲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텃밭 에프터스콜레 학생들은 이 텃밭에서 일주일에 한번 작물 가꾸기를 한다. 학생들은 자연 학습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더 깊은 대화를 나누는 과정을 통해 치유와 공동체 의식을 키워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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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방단은 안내를 맡은 졸업생 카밀레(Kamile)와 라스무스(Rasmus)의 안내에 따라 텃밭을 둘러봤다. 학생들이 직접 가꾸는 텃밭에는 양배추가 제법 잘 자라고 있다며 카밀레가 자랑스레 소개했다.

"학생들이 일주일에 한 번씩 직접 가꾸는 작물들이에요. 여기서 난 걸로 음식을 만들 때 사용하기도 해요. 학교에서 지향하는 것은 학생들이 직접 텃밭이나 과수원에 와서 흙을 만지고, 몸을 움직여서 활동하는 거예요."

옆에서 지켜보던 라스무스도 "밖에서 작업하면서 친구들과 대화도 많이 하는데, 이런 과정이 저한테는 어떤 치유의 과정이기도 한 것 같아요"라고 덧붙였다. 무더운 날씨에 학생들이 과수원과 텃밭에서 일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학생들이 능동적으로 일하고 있는 걸까'라고 의문을 가졌는데, 라스무스의 말은 노작 교육의 의미를 충분히 깨닫게 했다.

자연 속에서 아웃도어 활동을 즐기다

탐방단은 기숙사를 거쳐 운동장과 아웃도어 캠핑장으로 향했다. 운동장은 넓은 대지에 잔디가 잘 정돈되어 있었다. 한 켠에 우둑하니 서 있는 커다란 나무 아래에는 텐트 하나가 자리잡고 있었다.

"1주일에 한 번씩 체육시간이 있어요. 2그룹으로 나눠서 활동하는데, 체육과목이라고 체육만 하는 게 아니라 숲으로 가기도 하고, 바다로 가기도 해요."

카밀레는 한껏 들뜬 표정으로 탐방단에게 운동장과 아웃도어 캠핑장을 소개했다. 라스무스 역시 "카약을 두 달 내내 즐길 수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기본 이수 과목이 있지만, 학생 스스로 스케줄을 짤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한다.

실제로 이곳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는 아름다운 자연 환경 속에서 진행되는 교육 과정으로 인기 있는 학교다. 특히 아웃도어 활동 코스는 숲 속과 바다에서 즐기는 카약을 비롯해 산악자전거, 스노쿨링 수영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학생들이 굉장히 선호한다고 한다.

▲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마굿간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에서는 승마도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다. 학교 내 트랙에서 뿐만 아니라 숲 속에서도 말을 타기도 한다. 12마리 말을 학생들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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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탐방단은 아웃도어 캠핑장 바로 옆에 있는 마굿간으로 들어갔다. 수학 교사이기도 한 쟌 슐츠(Jan Schulz Jørgensen) 선생님이 말 관리와 승마를 가르친다. 카밀레는 "학생들이 아침마다 말들을 데리고 나가 운동을 시키고, 저녁에 다시 마굿간에 데리고 와요. 당연히 승마 과목을 이수할 수도 있고요"라며 익숙한 듯 말을 쓰다듬으며 안내했다.

몇몇 한국 학교에서도 학생들이 승마를 배우지만, 이곳 학생들은 승마트랙에서 마장마술을 배울 뿐만 아니라 기본적인 말 관리까지 함께 배우고 익힌다. 또 어떤 날에는 숲과 바다 해변에서 말을 타고 자유롭게 라이딩을 한다고 하니 감탄이 절로 나왔다.

자연 속에서 말들과 교감함으로써 동물에 대한 깊은 이해를 할 수 있고, 학생 역시 자신의 정신과 신체에 대한 인식도 더 잘 할 수 있다는 에프터스콜레의 철학은 탐방단에게 진정한 교육은 무엇이며,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지 물음을 던져주었다. 에프터스쿨에서 보낸 1년이 "인생 최고의 한 해"라는 학생들의 말은 결코 과장된 게 아니다.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단체 사진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탐방을 마치고 안내를 도와준 학생들과 탐방단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단체 사진 바흐네호이 에프터스콜레 탐방을 마치고 안내를 도와준 학생들과 탐방단이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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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그리고 '우리도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오마이뉴스 꿈틀비행기 11호 탐방단 38명이 8월 8일부터 8월 15일까지 덴마크 코펜하겐에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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